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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급경사 길 운행에 사고 이력까지

◀ANC▶ 대형 인명피해를 낸 이번 사고 역시 MBC 취재 결과 예상됐던 인재로 드러났습니다.

제주 지리에 서툰 운전자는 경사가 심해 대형차들이 주행을 피하는 도로로 운행을 했고, 사고를 낸 대형 트럭은 올해 초에도 브레이크 오작동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찬년 기자입니다. ◀END▶ ◀VCR▶ 사고가 나기 5분 전, 도로를 달리던 4.5톤 화물차가 차량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듯 비상등을 켜고 도로 옆에 잠시 정차합니다.

잠시 후 다시 주행을 시작한 트럭은 산록도로를 나와 한라산에서 제주항 방면 5.16도로로 진입합니다.

그런데 트럭이 갑자기 1.3km 내리막길을 그대로 질주하더니 옆에서 달리던 화물차와 버스정류소에 멈춰선 시내버스를 잇따라 들이받습니다.

(화면전환) 화물차가 운행했던 5.16도로.

산록도로를 벗어나자 급경사가 시작되고, 경사도를 측정해보니 6도가 넘습니다.

(S/U) "사고 차량이 운행했던 이곳 5.16도로는 측정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경사가 심해 보통 화물차들은 이 길을 피해 다니고 있습니다."

화물차 운전자인 41살 A씨는 다른지역 출신으로 사고 당일 오후 4시, 서귀포시와 안덕면에서 한라봉과 천혜향을 싣고 오후 6시 반, 선적을 위해 제주항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CG) "화물차들은 경사가 완만한 평화로를 이용하는데, A씨는 제1산록도로와 관음사를 거쳐 5.16도로 운행했습니다."

◀INT▶고희봉/화물연대 제주지역 본부장 "계속 내리막길이다 보니 화물차가 짐 싣고 내려오다 보면 브레이크가 안 먹습니다. 한 서너 번 밟게 되면 브레이크가 전혀 안 먹기 때문에 지역 사람들은 그 길을 전혀 안 다니고 있습니다."

사고 차량은 4.5톤이지만 화물을 8.5톤까지 더 실을 수 있게 개조됐는데, 올해 초에도 브레이크가 오작동해 2차례 사고가 났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전화INT▶김00/사고 차량 전 운전자 "저도 크게 사고가 2번 날뻔했고, 이번에 사고가 난 것처럼 똑같은 상황에서 저는 핸들을 틀어서 가드레일을 혼자 들이받고 혼자 다쳐서 병원에 간 적이 있고..."

A씨는 경찰조사에서 네비게이션에 따라 운행했다고 진술했는데, 같은 도로에서는 지난 2014년에도 달리던 화물차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택시를 들이받아 3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
김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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