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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단톡방 성희롱 "미흡한 조치"

◀ANC▶

업무용 단체 채팅방에 성희롱성 글이 게시돼 논란이 된다는 소식,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피해자가 여럿이고 성희롱 사실이 명확한데도, 다섯달이 넘도록 피해자 보호는 물론 사건 조사 조차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김찬년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단체 채팅방에 성희롱성 글이 올라온 건 지난 2월9일과 27일 두 차례입니다.

27일은 근무가 한창인 오후 4시였고, 채팅방에는 직원 12명이 있었습니다.

◀SYN▶하수처리장 직원 B씨(음성대역) "업무적으로 쓰는 단톡방인데, 자세히 읽어보니 제가 남자이긴 하지만 너무 민망할 정도의 내용이어서 솔직히 불편했어요."

단톡방에는 해당 조직의 최상급자도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고, 상급 기관에서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뒤에는 입 단속하기에 급급하더니, 보도가 나가자 제보자 색출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SYN▶하수처리장 직원 B씨(음성대역) "해당 가해자에 대해서는 장난으로만 생각하고, 팀장은 해결 의지가 없는데, 평소에도 문제가 터지면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은폐하려고만 하니까."

지난해 제주도가 작성한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처리 메뉴얼입니다.

관리자는 성희롱 사건을 인지하자마자,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방안을 모색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SYN▶하수처리장 직원 D씨(음성대역) "최소한의 조치인 내부 인사 조치도 없고, 버젓이 같은 사무실에 있다는 게 저 역시도 많이 불편합니다."

제주도 산하 공무원들의 성희롱 사건을 총괄하는 성평등정책관실은 피해자 요청에 따라 인사 조치 없이 공개사과하도록 한 뒤 지속적인 상담을 진행해 오고 있다며, 해당 사건에 대한 언급자체가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인터뷰는 거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건은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돼 적극적인 개선요구를 하기 어렵다며, 직권으로 사건조사와 함께 가해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INT▶김경미/도의회 의원(민주당) "그렇게 해야만 정당한 상담과 조사가 이뤄지는 거죠. 직장 내 분위기도 그렇지만 피해자가 원활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성희롱 예방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공직 사회의 낮은 성인지성과 미흡한 후속조치에 대한 공무원 내부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해당 가해 직원에 대해 인사조치했습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
김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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