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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금) [초대석] 우리가 잘 모르는 제주음식, 식재료의 가치 ('제주식탁 -그 섬사람들은 무얼 먹고 살았나-'의 저자 양용진 셰프)

2020년 06월 22일 11시 34분 29초 3년 전 | 수정시각 : 2020년 06월 22일 21시 04분 34초 | 조회수 : 4,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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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20년 6월 19일(금)

■ 대담 : 양용진 셰프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초대석으로 꾸며집니다. 제주의 음식 문화를 연구하며 향토 음식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양용진 셰프를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양용진> 네. 안녕하십니까?

●윤> 예. 소개하니까 좀 멋쩍으셔 하는 거 같은데.

○양> 아니요. 예전에 여길 매일 드나들던 곳인데 오랜만에 오니까 좀 새삼스럽기도 하고.

●윤> 참고로 양용진 셰프께서는 예전에 부업으로 라디오 <여성시대제줍니다> 진행을 하셨었습니다.

○양> 코너지기도 하고 한 2000년도부터 한 횟수로 새어보니까 15년 동안 방송을 했더라구요.

●윤> 아, 그래요?

○양> 예.

●윤> 지금도 간혹 방송에 계속 나오시고 계시니까.

○양> 불러주시면 심심할 때마다 나오죠.

●윤> 그러면은 셰프이자 방송인 양용진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 요즘 어떠세요? 향토 음식 연구하시면서 또 이제 식당도 운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코로나 19로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양> 많이 어렵죠. 다들 어렵지 않다고 할 수는 없구요. 다들 어려운데 그 와중에 이제 잘 버티시는 분들이 좀 계시고 힘들어서 진짜 당분간 쉬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전체적으로 좀 안 좋기는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제주도는 그나마 좀 나은 거라는 거죠. 제가 서울이나 부산이나 이런 쪽들을 알아보니까 제주도는 그나마 나은 편이니까 잘 좀 버텨봅시다 하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윤> 예. 워낙 사회적인 목소리도 많이 내고 계셔서. 재난 지원금이 정부에서 전에 지급됐었잖아요. 제주도도 또 지급됐었고 그건 좀 도움이 되셨습니까?

○양> 화끈하게 도움 되던데요. 그거.

●윤> 그래요?

○양> 그게 풀리는 날부터 시작해서 손님들이 꽤 들었었어요. 그러니까 확실히 재난 지원금을 먹는데 가장 많이 쓰신 거 같아요.

●윤> 아무래도 일선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도움은 많이 되셨었군요.

○양> 그렇죠.

●윤> 예. 알겠습니다. 오늘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희가 오늘 자리에 모신 게 얼마 전에 <제주식탁>이란 책을 내셨더라구요. 부제가 ‘그 섬사람들은 무얼 먹고 살았나.’ 이렇게 붙어 있던데 일단 어떤 책인지, 왜 책을 내셨는지도 궁금하구요.

○양> 제가 이제 여기 MBC에서 코너지기하면서 양용진의 로컬 푸드 맛있는 밥상 이런 코너들을 하면서 제주 음식에 대해서 자꾸 제가 말씀을 많이 드렸었는데. 사실상 요 근래 한 10년, 15년 상간에 제주도에 대한 관심들이 굉장히 많았었잖아요? 이주민들도 많이 들어오셨고. 근데 이분들이 제주 음식에 대해서도 굉장히 궁금해 하시는데.

●윤> 맞아요.

○양> 아무도 그 제주 음식에 대해서는 얘기해주는 사람들이 없더라는 거죠. 그러고 특히 제주 음식에 대해서 책을 내신 분들이 꽤 계셨는데 그동안에. 대부분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당신의 시각으로 이걸 풀어낸 책들이 많았어요.

●윤> 아, 그래요?

○양> 예. 그러니까 서울의 큰 서점에 가보면 제주 서적 코너가 따로 있을 만큼 제주 소식이 한동안 많이 나왔었는데 여행 서적 겸 아니면 귀농귀촌 서적으로 해서 분류돼서 있는데 음식 얘기들도 심심찮게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이 지금 현재의 음식들을 평가하는 수준, 맛집을 논한다거나 그런 얘기들이 대부분이어서. 제주도에도 전통 음식이 있는데 제주 사람들은 어떻게 먹었는지에 대해서 좀 보여줘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런 책이 없지는 않았는데 지금까지 학술적인 접근들만 많이 하셨어요. 대학교 교수님들이. 그래서 일반 대중들한테 그런 걸 알려주는 책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에세이 비슷한 것도 좀 집어넣고 그런 식으로 해서 무게를 많이 빼서 가벼운 책으로 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들한테 알려주고 싶었던 거죠.

●윤> 저도 들어오기 전에 잠깐 봤었는데 아무래도 대중적이라고 지금 하신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사진도 많이 집어넣으셨고 보니까. 그러니까 부담 없이 꼭 앞에서부터 안 읽더라도 중간에서 봐도 본인이 관심 있는 음식들을 볼 수 있도록.

○양> 예.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윤> 책에 총 64가지나 되는 제주 음식 조리법도 담으셨더라구요. 근데 목차를 나눈 3개의 범주가 있던데 곶자왈, 우영팟, 바당 이렇게 3개로 크게 나누셨던데요.

○양> 그게 이제 결국은 제주에서 나오는 식재료들이 나오는 그 공간들인 거죠. 그걸 저는 이제 자연 중의 하나가 아니고 제주 식재료의 창고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식재 창고라고 생각을 해서 곶자왈은 결국은 한라산에서 나오는 고사리라든가 표고라든가 산나물 이런 것들이 있구요. 우영팟은 우리가 직접 가꿨던 송키라고 하죠. 제주도 말로. 그런 채소들하고 바당은 언제나 4철 우리한테 먹을 걸 줬던 곳이니까 그렇게 크게 한번 나눠본 거죠.

●윤> 예전에 제가 어느 해녀 분 인터뷰 하다가 바다가 어떤 의미예요라고 물어봤더니 바다는 내 은행이지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게 참 일맥상통하는 그런 정서가 분명히 있군요.

○양> 예. 그렇죠.

●윤> 근데 양용진 선생님께서는 큰 그림자가 있습니다.

○양> 그렇죠.

●윤> 어머니. 그러니까 제주 향토 음식 명인 1호이신데. 김지순 선생님이시죠. 그 뒤를 잇고 계신데. 개인적인 질문 하나 해볼게요. 나는 어릴 때 우리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 중에 이게 제일 맛있었다. 난 이것만큼은 정말 좋아했었다.

○양> 의외의 대답이 될 텐데. 이건.

●윤> 계란 프라이 그런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양> 그런 거 아니구요. 불과 한 10년 전쯤인가요. 한동안 중국 음식이 막 히트를 치면서 멘보샤라는 게 나왔었죠. 그걸 저는 70년대에 먹었어요. 그러니까 저희 어머니 얘기 나오면 향토 음식만 하시는 분으로 알고 계시는데 실제로는 세계 요리를 계속 젊었을 때부터 연구를 하신 거예요. 요리 전체를.

●윤> 그 어릴 때 멘보샤를 드셨다구요?

○양> 예. 70년대에 멘보샤를 먹었고 소풍 갈 때 도시락은 아란치니를 싸갔어요.

●윤> 뭐라구요?


○양> 아란치니라고 시칠리아에서 먹는 향토 음식인데 밥을 튀긴 거죠. 그러니까 이걸 라이스 고로케라고 그때는 얘기했었는데. 나이 먹고 나니까 그게 전부 외국의 유명한 음식들인 거예요.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랬죠. 야, 우리 어머니 참 대단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어린이 입맛에는 사실 그 당시의 향토 음식 이런 거는 사실 기억은 별로 없구요. 실제로 제가 어렸을 때 향토 음식들은 저희 할머니나 그 큰할머니가 많이 만들어 주셔서 그 기억이 남아 있는 것이고. 어머니는 학교에서 요리를 가르키면서 그 당시에 식생활 개발 위원 이런 거 하면서 현대화, 근대화 이런 작업들을 많이 하셨잖아요. 그 당시에는. 그걸 하시면서 어머니는 별도로 향토 음식을 연구를 하신거기 때문에 그 때 제가 어렸을 때는 정말 그런 음식들, 남들이 구경도 못해보는 음식들 정말 많이 먹었어요.

●윤> 남들 보면 있는 집인 줄 알았을 거 같은데.

○양> 어머니는 일이었으니까. 집에서 그 당시에는 생크림이 뭔지도 모를 땐데 집에서 생크림 케익을 만들어 주셨어요.

●윤> 요리 연구가가 어머니인 집안은 그런 혜택이 있었군요.

○양> 그런 덕분에 제가 음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거죠.

●윤> 혹시 어릴 때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 멘보샤인줄 아셨던 거 아닙니까?
(웃음)

○양> 아니요. 그런 거는 아니고.

●윤> 그러면 두 번째 개인적인 질문인데 지금 어머님의 뒤를 이어서 가업을 계승하고 계시고 또 이제 제주 향토 요리를 연구하고 보급하는데도 지금 많이 앞장서고 계신데 나도 이거 같이 해봐야겠다. 나도 이 길을 가야겠다라고 생각하신 계기는 혹시 있습니까?

○양> 적극적으로 이 길을 가야 되겠다고 생각한 건 사실은 나이 좀 들어서구요. 그 이전에 또 다른 일을 하면서도 언제가는 내가 이 일을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막연히 하고 있었던 거구요. 실제로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들은 사실 따로 있긴 했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20대를 보내면서 제주 와서 다시 정착을 하면서 어머니가 해놓으신 것들이 어머니 대에서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고 이게 재밌는 거예요. 또. 그래서 제가 아, 이건 내가 직접 한번 해봐도 되지 않겠나 싶어서 덤벼들었는데 아까 얘기한 대로 어릴 때부터 희한한 것들을 먹었던 그 학습 효과가 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어지간한 거, 미디어에서 나오는 음식들 새로운 음식 막 나오는데 저거 다 내가 옛날에 다 먹어본 거야. 아는 거야.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렵지 않게 이쪽 계통의 일을 하게 된 거죠.

●윤> 예.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렸냐면은 제가 소위 명인이나 이제 장인이라는 분들을 많이 인터뷰 해봤었는데 자제분들이 일단 다 도망가더라구요. 그거 안 물려받겠다고.

○양> 예. 맞아요. 지금도 이제 그런 오해들을 좀 받아요. 그러니까 쉽게 이걸 물려받았다는 식으로. 제가 저 나름대로는 저도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런 노력을 제대로 인정을 안 해주는 사람들이 꽤 많죠. 그런 것도 많이 느껴요.

●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런 세계의 우리가 못 보던 음식들도 먼저 다 드셔보셨지만은 음식이라는 게 사실 박제화된 것이 아니고 전통이라는 것도 계속 변해가는 거니까 그런 것들이 꽤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양> 예. 아닌 게 아니라 저희 집에 자식이 둘인데 딸이 손재주는 좋은데 죽어도 요리를 안 한데요. 말씀하신 대로 엄마, 아빠가 둘이 하는 걸 보면서.

●윤> 30대 이후에 다시 한 번 얘기해보는 걸로.

○양> 예. 그래서 너 나중에 나이 먹고 보자 그랬어요.

●윤> 예. 자, 오늘 제주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눠보고 있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사실 제주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지만 또 제주 음식에 대한 관심도 예전보다 굉장히 많아진 거 같거든요.

○양> 훨씬 많아졌죠.

●윤> 그러면 제주도가 관광지인 것은 굉장히 오래 됐는데 제주 음식이 최근에 뜨고 있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어떻게 보세요.

○양>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서 오히려 과거에 우리 힘들었을 때 먹었던 식재료들이 사실 비싼 식재료가 됐거든요. 건강한 식재료.

●윤> 그렇네요.

○양> 건강한 식재료가 됐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요즘 최근 트렌드가 뭐냐하면 내추럴 푸드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의 손을 가능한 많이 거치지 않게 조리를 하는 방법, 그러니까 자연 음식이라고 하는 것들이 지금 건강식으로서 많이 인기를 얻고 있고. 그러니까 요즘 코로나 19니 이런 것들이 결국은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음식이나 이런 것들이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어떤 지구 스스로가 자정 작용을 위해서 만들어 내는 병이라고 하잖아요.

●윤> 그런 얘기도 있죠.

○양> 그러니까 지구하고 어울리는 자연스런 음식들을 그냥 먹었으면 좋은데 뭐 첨가물이다. 농약치고 이런 화학적인 작용들 이런 걸 하면서 결국은 지구를 못 살게 군거잖아요. 우리가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그래서 그런 것들을 벗어나서 안전하고 좋은 음식이라는 게 내추럴 푸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자연과 닮은 음식이 제주도 음식이 아니냐. 이런 거죠.

●윤> 그 말씀을 하시니까 저도 확 이해가 됩니다. 사실 우리 제주의 전통 음식이라는 것이 다 우리 제주 땅과 바다에서 나왔던 그런 식재료들이지 인위적인 것들이 없었잖아요.

○양> 말 그대로 로컬 푸드, 우리 지역의 것. 그걸 지역 사람들이 지역의 그걸 자연스럽게 단순화시켜서 조리해서 먹었던 음식이 제주 음식이기 때문에 이게 인기를, 요즘 관심을 많이 받는 거라고 봅니다.


●윤> 그런데 그 관심의 비례가 안 되게 외지에서 오신 분들 특히 관광객들 사이에는 나도 제주 향토 음식이라는 거 좀 먹어보고 싶어. 요즘에 워낙에 음식에 대한 관심들이 많아졌으니까. 그런데 제주 향토 음식을 도대체 어딜 가야 먹을 수 있는 거냐. 심지어는 농담처럼 하는 얘기입니다만 제 주변에서 그런 얘기 많이 들었었거든요. 워낙에 식당들이 많다 보니까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 흑돼지 돈가스냐. 아니면 짬뽕이냐. 그런 얘기들도 많이 하더라구요.

○양> 그런 얘기 많이 하죠.

●윤> 그러니까 그만큼 찾기가 힘들다는 얘기 아니겠어요?

○양> 그게 이제 향토 음식이 상품화 되면서 업계에 있는 분들하고 소비자들 하고의 생각이 달라져 버린 거예요.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꾸준하게 먹어왔던 그 지역의 독특한 음식들이 향토 음식인 건데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제주 식재료를 사용해서 요리를 하면 그건 향토 음식이라고 해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된 거죠. 거기서 나오는 괴리감 때문에 이제 생긴 현상이고. 이렇게 생각하면 되죠. 돼지 떡갈비를 만들었어요. 이게 향토 음식이냐. 아니냐.

●윤> 그렇네요.

○양> 제주도에서는 떡갈비라는 걸 만들어 먹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걸 제주도 전통 음식이라고 내놓으면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맛만 좋으면 된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윤> 식재료는 제주산이니까.

○양> 예. 이걸 향토 음식이라고 봐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게 헷갈리게 된 거죠.

●윤> 몇 년 전의 그 논란도 기억이 납니다. 노르웨이 고등어가 요즘 많이 수입이 되잖아요. 제주의 향토 음식점에서 그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구워서 내는데 그게 향토 음식이 맞냐.

○양> 실제로 제주도의 향토 음식점이라는데 가서 보면 식재료 원산지를 쫙 살펴보면, 양념부터 시작해서 원산지를 살펴보면 원산지 제주산이 20%를 넘는 식당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윤> 근데 요즘 시대가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니까. 그러면 제주 향토 음식이라는 것을 정의를 내릴 때, 저희 둘이 여기서 정의를 내릴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좀 생각을 해보면은 그럼 제주의 문화와 정신을 담고 있는 전통을 어느 정도 계승한 그런 음식이라고 보면은.

○양> 그렇죠. 그러니까 제주에서 예전부터 스토리가 있어요. 제주 음식에도 분명히 스토리가 있는데 그런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음식들이라야 되는 건 그래야 문화로서 인정을 받지 단순히, 그냥 단순한 먹을거리다 그러면 이거는 향토 음식, 음식 문화라고 얘기하긴 좀 힘들지 않겠습니까? 단지 상품일 뿐이죠.

●윤> 얘기를 하다보니까 저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저도 맛집 찾아다니는 거 좋아하고 제주의 향토 음식에 대해서도 좀 관심이 많아서 많이 찾아보곤 했었는데 근데 딱히 그 설명을 들을만한 데가 없긴 한 거예요.

○양> 그렇죠. 그러니까 음식을 내면서 만들어서 파는 사람이 자기가 어떤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게 이게 참 아이러니한 거죠.

●윤> 그 얘기하더라구요. 저도 전통 음식점 가서 먹어보면서 물어보면은 우리는 그냥 이렇게 먹어 왔어라고 얘기를 하시지.

○양> 예. 그렇게만 얘기하죠.

●윤> 거기에 대한 스토리까지는 담아내기가 참 어려운 부분들.

○양> 예.

●윤> 그러니까 외지, 외지인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긴 합니다만은 관광객들이 와서 보면은 먹방, 요즘 많이 찍어가죠. 맛집 소개, SNS에서 제주 음식이나 먹거리 등이 이제 소개되고 소비되는 걸 볼 때 진짜 현직에서 제주 음식을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께서는 어떤 생각이 들까? 그런 고민도 좀 들었어요.

○양> 그러니까 요즘의 맛집들, 블로그라든가 SNS에 많이 올라오는 집들의 공통점을 보면요. 맛은 제껴 놔요. 그냥. 비주얼 좋은 집, 사진 잘 나오는 집들 위주로 지금 떠요. 그래서 어떤 데를 가보면 분명히 맛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음식을 먹어보면 맛은 형편없는데 요즘 엔틱이라든가 요즘 무슨 감성이러면서 분위기만 띄우는 거죠. 그런 집들이 오히려 손님들한테는 인기가 더 좋단 말이죠.

●윤> 사진 찍기 좋은.

○양> 예. 사진 찍기 좋은 집들. 나 여기 왔다 갔어. 이런 거.

●윤> 과시용이네요.

○양> 예. 과시용. 진짜 말 그대로 과시용인 집들이 많죠.

●윤> 오늘 나오신 김에 있잖아요. 요즘 제철 음식에 대한 관심들도 많이 높잖아요. 요즘 추천할 만한 제철 음식은 뭐가 있을까요?

○양> 사실 그냥 워낙 개량종 농산물들이 많이 나오면서 제철 음식이라는 이 개념이 많이 사라졌는데. 전통적으로 제주에서 바다에서는, 여름 바다에서는 ‘리’자로 끝나는 생선 5가지가 맛있다고 했어요. 자리, 붉바리, 다금바리, 벤자리, 객주리.

●윤> 자리랑 객주리 빼고는 다 비싼 거라서.

○양> 예. 그렇긴 하죠. 근데 어쨌든 자리가 요즘 제주 사람들한테는 가장 향토색을 띤 음식이라고 볼 수 있고 그 다음에 또 해조류 중에서 우미 같은 경우에는 여름에 꼭 몇 그릇은 먹어줘야죠. 이런 것들이 이제 계절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 사실 그런 것들이 우리 제주인들의 건강을 지켜왔던 거 아니겠습니까?

○양> 그렇죠.

●윤> 자리를 통해서 단백질을 섭취해 왔었고... 요즘 추천할 만한 음식으로 자리.

○양> '리'자로 끝나는 생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윤> 얼핏 들어도 제가 지금 당장 먹을 수 있는 건 딱 2가지 밖에 없네요. 비싸요. 붉바리.

○양> 붉바리 이건 워낙 개체수가 적어져서 그렇죠. 예전에는 흔했던 건데.

●윤> 얘기하다 보니까 시간이 어느 덧 다 돼 가는데 방송을 워낙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1분 30초 남았습니다. 제주의 음식 문화를 연구하고 또 향토 요리를 하시는 입장에서 이게 사실 관심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양> 그렇죠.

●윤> 어떤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양> 원래 제주 음식이 갖고 있는 가치나 의미가 있어요. 이걸 우리가 너무 모른다는 거. 그게 참 안타까운 거구요. 그래서 제가 사실은 이 책을 만든 거거든요. 그러니까 제주도민 토박이조차도 50대 좀 밑으로만 내려가면 이미 새마을 운동 세대잖아요. 그 시대의 생활 개선 운동을 거치면서 고유한 저걸 다 잊어버렸어요. 풍습이나 이런 걸. 그래서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라고 이 책을 낸 거기 때문에 제주 음식의 가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생각을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윤> 꼭 굳이 이 책을 통해서 배우려고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하면서 가치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책이 됐으면 좋겠다.

○양> 예.

●윤> 마지막 말씀 아주 멋있게 마무리를 해주셨습니다. 저도 좀 오늘 얘기하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단순하게 우리가 제주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그 이야기에 무엇이 담겨져 있는 것인지부터 알고 먹으면은 건강도 지킬 수 있으면서 좀 알아가는 그런 재미도 있을 거 같구요. 또 지켜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양> 감사합니다.

●윤> 마무리 괜찮았죠?

○양> 예. 고맙습니다.

●윤> 제주 음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오늘 양용진 셰프와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다음 기회에 뵙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양> 예. 고맙습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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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6월19일(월) 그린수소실증사업 심사보류의 이유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강성의 의원)

1102023-06-20 10:42:56 10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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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6월16일(금) <뉴스톺아보기> 주거용 레지던스의 용도변경 기한 임박외 (독립언론 '오롯' 김은애기자)

882023-06-19 10:23:30 10달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