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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금 18시 05분 방송
장르
보도·시사 프로그램
등급
All
제작
지건보
구성
김영나
진행
윤상범

11월 8일(금) [초대석] 한국작가회의 주최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수상자를 만나다(제주청년 문경수 시인)

2019년 11월 11일 12시 10분 42초 3주 전 | 조회수 :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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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19년 11월 8일(금)

■ 대담 : 청년시인 문경수씨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 초대석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국내 대표 문인단체인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는 신진 작가 발굴 공모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에서 올해는 유일하게 한 명만이 선정됐는데 시, 소설, 평론 세 부문 중에서 시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한 겁니다. 그 주인공이 제주 청년시인 문경수씨인데요. 지금 스튜디오에, 옆에 나와 계십니다.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세요?

○문경수> 네. 안녕하세요.

●윤> 예. 문경수 시인이십니다.

○문> 예.

●윤> 먼저 축하드리구요.

○문> 네. 감사합니다.

●윤> 시인이란 말이 좀 이제 듣기 어떠세요?

○문> 아직도 사실은 제가 시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고 시인이라는 게 사실은 뭐 직업이 되게 특이하잖아요? 직업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다른 뭐 교사, 변호사, 다 ‘사’가 들어가고 그런데 시인 혼자.

●윤> ‘인’자네요.

○문> 네. 사람.

●윤> 그래서 아직은 좀 어색하시군요? 그런 말이.

○문> 예. 좀 어색하고 사실은 저한테 문 시인님이라고 이렇게 불러주시는 분들이 되게 진짜 어색해요.

●윤> 어색해도 저희는 계속 문경수 시인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잘 아마 모르실거에요. 사람들께서. 소식을 접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은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좀 해주시죠.

○문> 일단 안녕하세요. 저는 시 쓰는 문경수라고 합니다. 시를 쓰게 된 지는 사실 한 3, 4년 정도가 되었는데요.

●윤> 아, 그 정도 밖에 안됐나요?

○문> 네. 사실 시에 관심을 계속 갖고는 있었는데 쓰기 시작한 거는 그 정도였던 거 같아요.

●윤> 그러면 흔히 말하는 지금 전업시인이신가요?

○문> 아니오. 전업시인은 아니구요. 저는 따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취미로 시작한 게 약간 진지하게 이렇게 시작이 되서 일을 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집필 활동을 하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문> 제가 이제 올해 서른입니다. 90년 생.

●윤> 얼굴이 앳되보여서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일까도 궁금했는데 지금 취업 준비를 하신다고 말씀을 하셨네요?

○문> 네. 지금 학교에서, 지금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행정실에서 지금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고 지금 따로 또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윤> 아, 그렇군요. 그러면 저희가 쭉 시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문경수 시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 볼 텐데. 그전에 먼저 아마 우리 청취자분들께서 문경수 시인이 쓴 시를 들으시면 아마 이 사람에 대해서 이해를 하기가 더 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당선작 이번에 처음 아마 들으시게 될 거 같은데 우리 청취자 분들께서.

○문> 예. 맞습니다.

●윤> 직접 낭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문> 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윤> 알겠습니다. 제목이?

○문> 예. ‘미장’입니다. 미장. 낭독 하겠습니다.

<미장>

아버지가 아무도 나갈 수 없는

미로를 만들어내는 동안

가도 가도 끝없는 복도를 헤매면서

나는 망치를 들고 앞을 부쉈다.

하루에도 몇 군데를 돌면서

깨진 벽에 시멘트를 바르는 아버지

얼마나 많은 실금을 문질러야 미로가 완성될까.

미로를 만들다 미로에 갇힌 둘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서로를 탓하고 부수고 세우고를 반복했다.

아버지는 지워지지 않기 위해

벌어진 곳을 메우는 동시에

틈 사이에 움을 틔웠다.

틈이란 말엔 가득차서 넘치는 실뿌리가 자랐다.

뻗어도,

또 뻗어도 벽과 마주하는

출구를 찾다가 둘은 자꾸 얽매였다.

삐져나온 잡초 위에 흙을 다지던 그의

건너편에서 실금처럼 앙다문 입을 하고

못과 망치를 쥐던 내겐 그런 복도가 많아서.

●윤> 예. 이번에 당선작 문경수 시인의 ‘미장’을 본인이 직접 또 낭독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굳이 대신 읽어 드리지 않고 낭독을 말씀을 드린 이유가 그 감정을 저는 사실 잘 모르거든요. 본인의 입장에서 본인의 아마 이야기가 이 시에 들어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맞나요?

○문> 예.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썼지만 또 제가 이렇게 낭독을 한건 또 처음이라 또 새롭네요.

●윤> 미장이라는 게 우리가 흔히 아는 공사 현장에서 하는 시멘트를 이용해서 천장이나 바닥 같은데 시멘트를 바르는 그걸 말하는 거잖아요?

○문> 네. 맞습니다.

●윤> 이 내용은 그럼 어떻게 생각을 하고 지으신 건지?

○문> 일단 여기 첫 연에 보면 아버지가 미로를 만들고 있는데 이제 그 미로라는 게 뭔가 왜 아버지라는 존재는 좀 자식들을 구속하려고 하잖아요? 자기 테두리 안에 가두려고 하는 거를 저는 미로에 빗대어 봤고 그렇게 미로를 저는 부수고 아버지는 미로를 세우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미로를 만들다 결국에 자기도 그 미로 안에 갇히게 되는. 그러면서 서로 부수고 세우고를 반복하는 그런, 그런데 아버지도 그런 미로 속에서 어떤 실금 안에 어떤 움을 틔우는 그런 이야기.

●윤> 어떻게 보면 같이 또 출구를 찾아가는 그런 것도 될까요?

○문>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이게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단순히 그런 얘기는 아니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쓴 것 같아요. 제 아버지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고 또 이제 저의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 거 같습니다.

●윤> 우리 한국사회가 참 가부장적인 면이 많이 있고 특히나 이런 같은 고민을 하는 세대들이 사실 지금 어떻게 보면은 전환기라고 또 볼 수가 있을 거 같은데. 본인도 삶을 통해서 그런 과정을 좀 많이 겪으셨군요?

○문> 여기서 아버지라는 존재가 사실은 아까 말씀하신 그런 가부장적인 제도 안에서 이제 상징적인 존재로 볼 수 있지만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어떻게 구속하려고 하는 인간관계 속에서의 어떤 작품으로도 읽으면 사실 또 다르게 해석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윤> 예. 저는 들으면서 사실 저도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자랐고 아들이고 또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공감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래서 본인은 그 미로의 출구를 좀 찾아 가고 있고 실금을 메우고 있는 단계인가요?

○문> 글쎄요. 저도 사실은 이렇게 뭐 글을 쓰면서 아직도 서툴고 되게 서먹서먹하고 그렇죠. 글로 쓴다고 해서 제가 더 나은 자식이고 더 효자고 다음에 이걸 통해서 더 화목해졌고 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윤> 그러면 갑자기 아버지께서는 이 시를 들으시고 혹은 수상 소식을 들으시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도 궁금한데요?

○문> 일단은 제가 이거는 다른 데서 말씀드린 적은 없는데 미장이라는 시를 뽑아서 거실 탁상 위에 놨는데 아버지는 별 뭐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썼다는 걸 아마 모르고 계셨던 거 같아요. 그렇게 지나가고 수상 사실은 아직 부모님이 모르세요. 제가 좀 글 쓰는 거를 걱정하실까봐 일단은 좀 취업을 하고 나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위치에 있을 때 말씀드려도 늦지 않을 거 같아서.

●윤> 얘기를 안 하셨군요. 가족들한테.

○문> 네. 아직 모릅니다. 친구들은 다 아는데 아직 부모님은 모르고 계세요.

●윤> 참, 글쎄요. 가족의 이야기로 큰 상을 받으셨잖아요? 등단을 하고 시인이라는 칭호까지 얻으셨지만 아직까지도 그 사실을 가족에게는 또 말을 못하고 있는 그 현실.

○문> 네. 뭔가 좋은 일로 상을 받게 된 건 맞는데 입이 잘 안 떨어지더라구요. 말씀을 드리는 게 맞는데.

●윤> 아버님께서 이 방송 들으실 수도 있어요. 아니면은 또 뉴스에 나오는 걸 보실 수도 있는 건데. 아직까지는 모르시구요.

○문> 네.

●윤> 아마 아시는데도 모른 척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문> 뭐, 그러실 수도 있어요.

●윤> 그러면 주변의 친구들은 많이 안다고 했는데 친구들은 뭐라고 얘기를 하던가요?

○문> 일단은 주변 친구들이 다 시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라서 제가 막 자랑하고 다녔죠. 근데 어, 축하한다부터 시작해서 안 믿는 친구들도 있고. 그런데 되게 다 축하해주더라고요. 친구들이. 아, 결국에는 네가 됐구나 하면서.

●윤> 그 어디 인터뷰한 거를 제가 봤는데. 한국작가회의에서 아, 당선되셨습니다. 수상을 하게 되셨습니다라고 전화가 왔는데 보이스피싱인 줄 아셨다고.

○문> 이게 발신번호가 02로 뜨더라고요. 그런데 보통 02로 뜨는 걸 받으면은 대검찰청에서 연락이 오는데. 그래서 제가 항상 좀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어요. 02에서 전화가 오면. 그런데 그날은 좀 되게 퉁명스럽게 받았는데 축하해요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이렇게 하니까 이번에 시 응모하신 거 당선됐다고.

●윤> 실감이 좀 되시던가요? 그때는?

○문> 엄청 기뻤죠. 되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엄청 기쁘고 벅차고.

●윤> 이 미장이라는 시로 당선이 되면서 심사위원을 맡으신 분 중의 한분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더라구요. “문경수의 작품은 투박하지만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이야기로 세계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현실과 부딪히며 내는 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당선자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건필을 기원한다” 이런 심사평을 내셨네요.

○문> 시상식 때 심사위원 중 한분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제가 좀, 저는 제가 추구하는 어떤 글쓰기라는 게 화려하고 현란한 테크닉이 담긴 그런 작품보다 자기의 솔직한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도 충분히 묵직한 에너지를 가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그게 통했던 거 같아요.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공모에 넣었을 때.

●윤> 예. 지금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고 그랬잖아요? 시인이시지만 또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건 현실이기도 하고. 걱정이에요. 이렇게 자신과의 이야기, 자신과 또 세계와의 소통하려는 그런 노력의 하나로 시를 쓰신 것 같은데 앞으로 그 소통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문> 그럼요. 왜냐하면 저도 제가 사회를 제 3자 입장에서 보는 게 아니라 저도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이고 저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30대 청년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 사는 얘기를 더 듣고 귀 기울이고 그렇게 해야겠죠. 제가 뭔가 됐다고 해서 정상에 오른 게 아니라 저는 오히려 내리막길로 더 낮은 곳에서 더 납작 엎드려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물론 취업준비도 하고 그런 현실적인 부분을 같이 병행해 나가야죠.

●윤> 보통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사람이 삭막해지기 마련이거든요. 현실적으로 그러다 보니까.

○문> 맞아요.

●윤> 나중에는 그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소재가 돼서 작품이 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문> 일단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게 많았어요. 그러니까 그러면서 좀 시를 많이 쓰게 됐고 시를 쓰는 거 자체는 얼마 안 걸리는데 다듬고 그 다음에 생각하고 그리고 내가 그때 당시 어떤 사건이나 소재가 있으면 아 내가 왜 이런 소재를 꺼내게 됐을까. 혹은 내가 이때 당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만약 옛날이야기를 소재로 삼았을 때. 그러면서 좀 내면의 어떤 얘기, 나와의 대화를 좀 저와 스스로와의 대화를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때가 작년 9월부터 였으니까 그 때부터 좀 시 쓰기가, 글쓰기가 좀 깊어졌다. 스스로 그렇게 보고 있어요. 저는.

●윤>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현실에 치이다 보면은 자신을 돌아보거나 이렇게 그것을 글로 표현해서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하는데 그 과정들을 어떻게 거치게 되셨는지도 궁금하구요.

○문> 일단 제가 사실은 시집 읽는 걸 되게 좋아하기도 했고 처음에는 그냥 시인이 되게 멋있었어요. 멋을 부릴려고 저도 같이 한번 써보자 했는데 그렇게 하려고 막 책도 엄청 많이 읽고 했는데. 막 허세부리기 위해서 처음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 멋이 없더라고요. 제가. 왜냐하면 내면과 소통을 안 하니까. 자기 얘기를 안 하고 계속 다른 어떤 유명한 작가들이 말한 것들을 되풀이해서 쓰거나 말하거나 그런 것들이 조금 저는. 제가 거기서 한계를 느꼈어요. 아,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보자 하면서 그때 열심히 더 스스로 대화를 했던 거 같아요.

●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다 필요한 그런 시간들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첫 시집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짧게.

○문> 한 4~5년 걸리겠죠. 3~4년 걸리겠죠.

●윤> 취업성공 후에?

○문> 네. 열심히 써서 얼른 출판물 나와서 독자들한테.

●윤> 작가들은 두 번째 작품이 중요하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이 관심 계속 이어가면서 취업에도 성공하시고 또 세상과의 소통을 통한 수단으로서의 글도 우리가 앞으로 계속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까의 평처럼 앞으로 또 건필을 기원하도록 하구요. 오늘 시간이 짧아서 아쉬운데 다음 기회에 또 다음 시가 나올 때, 시집이 나올 때 한번 또 모셔봤으면 좋겠네요.

○문> 네. 감사합니다.

●윤> 문경수 시인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문> 네. 감사합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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