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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화) [키워드뉴스]녹색도 새로움도 없는 그린뉴딜?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2020년 10월 14일 14시 16분 51초 1달 전 | 수정시각 : 2020년 10월 26일 11시 56분 27초 | 조회수 :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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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녹색도, 새로움도 없다.


조/  녹색도 새로움도 없다,입니다.  


윤/ 어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공동 발표한 제주형 뉴딜 종합계획 말씀하시는건가요?  


조/  네. 어제 나온 기사들을 보면 6조1천억원을 투입한다, 일자리 4만4천개를 창출한다. 이런 내용들이 눈에 띄는데요. 어마어마한 숫자들이 나오다 보니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을 꼼꼼히 살피기 어려우셨을 텐데요. 이 시간을 통해 하나하나씩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뉴딜이란 말 자체는 완전히 새로운 정책, 대변혁을 뜻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연설에서 사용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 활동에 개입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뜻하게 됩니다.  


윤/ 루스벨트 대통령이 처음으로 당선된 1932년, 미국은 대공황으로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었죠.  


조/ 네. 경제 상황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수치가 실업률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실업률이 높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8월 기준 실업률이 3.1%입니다. 그리고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청년실업. 청년실업률은 같은 기간 7.7%입니다. 그런데 대공황 시대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았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라는 어려운 과제가 눈앞에 놓이게 된 건데요. 그러니까 루스벨트가 국가가 돈을 풀어 실업자들을 고용하는 사업을 하게 됩니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게 되면 그 돈이 소비로 이어져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이 맹신했던 시장 경제는 정부가 시장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논리였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정부가 적극 시장에 개입해서 기반 시설 같은 대규모 공사를 해서 국민 일자리를 만들어준 겁니다.  


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필연적이라 주장했던 영국 경제학자 케인즈의 논리를 적극 받아들인 거죠.  


조/ 네. 자유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균형을 이룬다고 했던 시장 경제 논리. 이게 실패했다는 걸 보여준 게 바로 대공황 사태였으며 이 때문에 시장에서의 불균형 현상을 정부가 개입해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습니다. 대표적인 학자가 케인즈였던 거구요. 당시 이 정책을 펼치려고 할 때 반발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공산주의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많아서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하는데요. 이게 바로 뉴딜 정책입니다. 루스벨트는 통화량을 정부가 통제하고 생산물 공급을 조정하며 댐 건설 같은 기반 시설 공사를 벌여 일자리를 만들고 실업급여와 최저임금제 등을 도입합니다. 그야말로 대변혁, 뉴딜이었던 거죠. 이후로 뉴딜정책은 앞서 말씀하셨다시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책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됩니다.


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나왔습니다.


조/ 네. 앞서 뉴딜정책의 논리는 케인즈의 정부 개입론이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케인즈 학파는 노동자의 소득을 높여 소비의 증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유도해야 한다는 소득 주도 성장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예전부터 강조했던 경제 정책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오는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윤/ 루스벨트 정부의 뉴딜 정책은 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로 일자리를 만들었고. 한국판 뉴딜 정책의 대표적인 사업은?.


조/ 대표 사업이 10개가 있는데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뉩니다.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그리고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인데요. 그린뉴딜 분야엔 노후한 공공 건축물을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거나 에너지를 줄이도록 개선하는 그린 리모델링이 있고. 학교를 친환경적이며 디지털화하는 그린스마트 스쿨, 탄소제로를 지향하는 그린 에너지, 내연 기관 차량을 줄이고 수소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늘리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 그린 산업 단지 조성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디지털 뉴딜 분야엔 데이터의 융합과 결합이 이뤄지는 데이터 댐을 만들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AI정부로의 전환, 화상 진료 장비와 의료 데이터를 일원화하는 등 의료시설을 디지털화하는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 사회 기반 시설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실과 똑같은 가상 세계를 만드는 디지털 트윈이 있습니다. 이밖에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해 모든 국민 고용 안전망을 만들고 복지 사각지대를 야기하는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며 일을 하다 다쳤을 때 치료비 이외에 지급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 시행 등이 있습니다.


윤/ 디지털과 친환경이란 단어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요. 얼핏 정부의 정책이라기 보다 IT 기업의 청사진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조/ 그렇게 들리는 이유는 아마도 성장만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하고 성장을 우선하는 데에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정부 당시엔 “10년 후 우리를 먹여 살릴 산업”으로 이명박 정부에선 “다가오는 또다른 60년, 대한민국의 성공신화”, 박근혜 정부에선 “2020년까지 국민소득 4만불 정조준”을 강조했습니다. 정책이 이렇다 보니 자본 쏠림 현상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 등 사회적 불평등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대기업과 정규직이 아닌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의 삶은 더욱 고달퍼졌는데요. 기대가 컸던 문재인 정부 경기 부양 정책의 대명사인 ‘뉴딜’이라는 단어를 가져와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겠다”며 이전 정부와 별다를 것 없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보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조/ 네. 앞서 말씀드렸듯 뉴딜은 대변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거든요. 1930년대 뉴딜 정책이 미국에 가져온 효과는 경제적인 부분보다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일단 보이지 않는 손,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환상을 깼고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또 최저임금제와 실업 급여를 도입하면서 이전까지만 해도 사회 안전망을 국가가 베푸는 시혜 정도로 여겼던 인식을 국민의 권리로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복지에 대한 인식을 전면적으로 바꾼 겁니다.


윤/ 루스벨트 정부는 노동조합 활동을 합법화하는 등 노동 개혁 작업에도 적극적이었죠.


조/ 네. 문재인 정부는 뉴딜 정책을 단순히 경기 부양 경제 정책으로 소극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노동 및 의료 시민사회단체에선 “한국판 뉴딜이 노동 없는 일자리 정책에 불과하다”며 “이전 정부의 대기업 중심의 경제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지난 7월 20일 보건의료단체연합과 참여연대, 민주노동연구원, 코로나19 시민대책위 등에서 열었던 기자설명회에서 나왔던 얘기인데요. 이들은 일자리 190만개를 얘기하고 있지만 문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했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공인력을 늘리는 방안이나 돌봄 서비스 같은 사회 서비스 일자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윤/ 기후관련 단체에서도 그린뉴딜을 얘기하면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없다고 규탄했죠.


조/ 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줄이는 정책이 기본이 돼야 하는데 이게 빠져있다는 건데요. 공장과 화석발전소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되고 있는데 이를 제재하는 방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일자리 숫자와 투입되는 재원 금액은 수차례 강조하면서도 탄소 저감과 관련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친기업 정책이라는 게 여기서 나오는 얘깁니다.


윤/ 정부가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각 지자체에 지역 주도형 뉴딜 과제를 발굴할 것을 주문했고 어제 제주도에서 관련 계획이 나왔습니다.


조/ 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공동으로 제주형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원 지사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한국판 뉴딜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2025년까지 6조1천억원을 들여 일자리 4만4천개를 창출한다고 합니다. 또 정부와 마찬가지로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안전망 강화 등 3개 부문으로 나눠지고요. 그중에서도 그린뉴딜의 경우 제주도가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목표의 70% 이상을 이미 달성했다며 자신을 보였는데요. 기본적으로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정책을 바탕으로 합니다. 카본프리 아일랜드는 2030년까지 제주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전기차를 보급해 탄소 배출을 저감하겠다는 정책입니다. 그런데 이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은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 2030년까지 제주도를 말그대로 탄소 제로 섬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현실성이 떨어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죠.


조/ 네. 게다가 제주도는 전기가 남아도는 지역이거든요. 에너지 소비를 줄여 풍력이 됐든 태양광이 됐든 발전 설비 자체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게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입니다. 그리고 소규모의 발전 설비가 아닌 경우 지역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한동평대와 대정지역에 해상풍력 발전 설비를 설치하겠다고 하니 지역 주민들이 경관 침해와 해양 생태계 악화, 어업권 피해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잖습니까. 그런데 남아도는 전기 문제를 원 지사는 전력거래 자유화로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제주도 내 누구나 전력을 생산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선 한국전력이 전력거래권을 가지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그린뉴딜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특례를 허용받을 수 있게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만약 전략 거래 자유화가 현실이 된다면 감귤밭마다 태양광 발전이 들어서고 해상풍력 발전 설비가 제주도 한바퀴를 둘러싸는 풍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윤/ 2030년부터 내연 차량의 신규 등록을 중단하겠다는 계획도 있죠.


조/ 휘발유나 경유를 넣는 차량을 줄여나가겠다는 건데요. 수소차나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량만 살 수 있게 한다는 건데. 이것 역시 카본프리 아일랜드의 주요 사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차량 대수 자체를 줄이지 않고 전기차만 늘리는데다 전기차를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 배만 불려준다는 지적은 수년 전부터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전기자동차는 절대 친환경 자동차가 아닙니다. 저절로 움직이지 않고 전기로 충전을 해야하는데 그 전기는 화석발전소에서 만들어지거나. 또 신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다고 해도 발전 설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에도 탄소가 배출됩니다. 또 아까 말씀드렸듯이 신재생에너지는 지역 갈등을 야기하구요. 오히려 대중교통 여건을 개선해 개인 차량이 필요하지 않도록 하는 게 탄소 배출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제주도는 대중교통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나서 준공영제 버스 회사 등에 매년 1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대중교통이 편리해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진 않습니다.


윤/ 코로나19 상황으로 관심이 높아진 안전망 강화 분야엔 어떤 사업이 있습니까.


조/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또 새로운 신종 감염병이 나타날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가장 요구되는 게 공공의료 시설입니다. 제주도는 전국에서도 공공보건 의료 기반 시설이 취약한 곳 중 하나이고요. 특히 서귀포는 더욱 열악합니다. 큰 수술이 필요하면 육지부 병원으로 가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습니다. 디지털, 스마트, 정보통신기술, 힐링 이런 단어들로만 채워져 있는데요. 이런 게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디지털 분야에선 스마트 도시와 농수축산물 컨트롤타워, 5G 드론 허브를 구축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겠다는 말뿐이고 진정한 저탄소 도시로 가기 위한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뉴딜도 없고 녹색도 없습니다.


윤/ 제주녹색당에서 오늘 이 계획을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했죠.


조/ 네. 제주녹색당은 제주도의 계획은 녹색에 숨어 성장과 개발의 논리를 강행하는 이명박 녹색성장의 아류라고 강도높게 힐난했습니다.  


또 산업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5.2%가 증가해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전국 연평균 증가율은 2.3%로 6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도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는 대신 기술과 자본으로 화려하게 포장한 정책에 주력한 결과.


또 탄소없는 섬을 외치며 한편에서는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항공 산업 확대를 위한 제2공항 건설 필요성을 역설한다. 제주도가 한정된 면적과 자원을 가진 섬이라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무한정 소비를 늘려가며 기술로 이를 상쇄하겠다는 계획은 절대 현재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대에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본 인프라이다. 에너지와 차량의 수요관리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탈탄소에너지전환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감사합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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