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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수) <오늘의 시선> 아직끝나지않은 한국전쟁 (백가윤 제주다크투어 대표)

2020년 10월 15일 19시 35분 16초 1달 전 | 수정시각 : 2020년 10월 26일 11시 56분 09초 | 조회수 :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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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으로 찾아옵니다. 오늘은 제주다크투어 백가윤 대표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백 : 안녕하세요. 백가윤입니다.

윤 : 그동안 추석 연휴도 있었고 또 특집 방송도 있다 보니까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거의 6주 만인가요? 어떻게 잘 지내셨나요?

백 : 네 그렇네요, 오랜만에 뵈니 더 반가운 것 같습니다. 벌써 10월이라니, 오늘의 시선 프로그램을 맡은 지도 벌써 10개월이 지났네요.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윤 : 벌써 그렇게나 됐군요. 그러고 보니 올 한해가 끝나기까지 고작 2달 정도가 남았네요. 돌아보면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백 : 제가 지난 6월 방송 때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제주도 내에 있는 한국전쟁 유적들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오늘은 그 후속편이라고 할까요. 70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전쟁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 주민으로서 왜, 그리고 어떻게 한반도 전쟁을 끝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윤 : 그렇군요. 사실 한국전쟁이 너무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이다 보니까 일상 속에서 우리가 휴전 상태라는 것을 인지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말씀해주신 대로 아직 한반도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소위 정전, 휴전 상태이지요?

백: 네 그렇습니다. 오늘 한국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애초에 왜 전쟁이 발발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해방 이후에 한반도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가 1950년 6월 25일, 갑자기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알고 계신데요. 사실 한국전쟁으로 인해 한반도가 분단된 것이 아니라 일제로부터의 해방 직후, 한반도는 분단되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원래 하나의 나라였던 한반도는 1945년 일제로부터 독립했지만 냉전의 여파로 남북으로 나뉘어져 미국과 소련의 지배를 받았는데요. 그 후 남과 북에는 각각 미국과 소련이 지지하는 단독정부와 군대가 창설되고 한반도 내 좌우 갈등이 심화되면서 전쟁으로 치닫게 된 것이죠.

윤:  1945년, 그러니까 해방 직후에 바로 분단이 되었던거잖아요?

백: 네 맞습니다. 제가 지난번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잠깐 언급했었는데요. 한반도 분단의 배경은 1945년 8월 초,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때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시 태평양 전쟁에의 참전을 미루고 있던 소련이 8월 9일 새벽, 돌연 참전을 선언하고 만주와 한반도로 진격했는데요. 당시 한반도를 다 내어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미국은 적절한 선에서 소련과 타협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두 명의 미국 대령이 북위 38도선으로 미소 점령의 경계선을 긋고 그 선을 소련이 받아들인 것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38도선 이북 지역은 소련군이, 이남 지역은 미군정이 지배하게 되는 분단 체제가 시작된 것입니다. 한국전쟁은 올해가 70년이지만 분단은 75년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윤: 역사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또 화가 나기도 하네요. 우리 제주 4.3과도 이 분단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백: 네 맞습니다. 사실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의 주민들은 해방 이전부터 여러 활동을 통해 해방을 준비해왔고 또 해방 이후에도 건국준비위원회(이후 인민위원회로 재편) 등의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손으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일한 독립 정부를 세우려고 했던 한반도 민중들의 염원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소 대립과 한반도 내 좌우 갈등으로 좌절되었지요.

제주 4.3과 관련해서도 말씀드리면 당시 국가 공권력에 의해 많은 분이 돌아가셨다는 것도 중요한 사실이지만 대체 사람들이 왜 봉기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당시 봉기를 일으켰던 무장대가 외친 문구는 ‘경찰 탄압에 반대한다, 남한만의 단독선거, 단독정부에 반대한다’입니다. 결국, 분단에 반대했던 것이지요. 70년 전의 그 메시지가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윤: 말씀을 듣고 보니 한국전쟁에는 남과 북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이 참가해서 국내전이라고만은 보기 어렵겠는데요. 1950년부터 53년까지 3년 동안 지속된 한국전쟁, 어떤 상처와 아픔을 한반도에 남겼나요?

백: 학자들에 따라 파악하고 있는 희생자 수가 좀 다르긴 한데요. 미국 한국전쟁 연구자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전쟁 희생자가 300만명에서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았습니다. 좀 더 구분해 보자면 북측 민간인 희생은 미군 등의 폭격으로, 남측 민간인 희생은 군대와 경찰 등의 학살로 인한 사례가 주를 이룬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미국이 당시 한반도에 투하한 폭탄은 63만5천 톤으로, 2차대전 때 태평양 구역 전체에 투하한 50만 톤보다 더 많았다고 지적했는데요. 폭탄의 양으로 상상하실 수 있듯이 당연히 전 국토는 초토화되었고 철도, 도로, 교량, 항만 및 산업시설도 크게 파괴되었습니다.

윤: 보통 2차대전이 한국전쟁보다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더 오래 지속된 전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태평양 전체에 투하한 폭탄보다 더 많은 양을 상대적으로 훨씬 작은 한반도에 투하했다니 충격적입니다.

백 : 물리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여기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도 70년 동안 위태롭기 그지없었는데요.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이산가족이 생겨나고 그 후로도 불안과 증오가 한반도 주민의 삶을 지배해왔지요. 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한은 물론 주한미군의 중무장 화력이 서로를 겨누어 왔고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 군비경쟁의 촉발점이 되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휴전상태의 한반도는 세계 핵 군비경쟁도 촉발해 왔는데요. 미국은 1957년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들여와 1993년까지 배치했고 그 이후에도 한반도에 대한 핵우산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006년에 첫 핵실험을 한 이래 핵보유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지요. 이 모든 것들이 끝나지 않은 전쟁의 피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사실 이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정당화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게 제주에서도 자주 이야기되었던 빨갱이 담론 아닙니까?

백: 네 그렇습니다. 제주4.3과 관련해서 항상 등장하는 ‘빨갱이 담론’도 분단 시기부터 시작된 담론인데요. 분단된 남과 북에는 상대체제를 적대시하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범죄시하는 준전시상태와 억압적 통제가 일상화되었습니다. 분단으로 시작된 ‘빨갱이 담론'은 제주 4.3과 여순을 지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지요. 한국전쟁 당시에도 수많은 민간인이 ‘빨갱이'라는 이름 아래 학살당했으며 오늘날에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손쉽게 ‘빨갱이’로 불리기도 합니다. 전쟁 당시 북에 협력했다는 명목 아래 이뤄진 대규모의 학살, 군부독재 시절의 조작간첩 사건 등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현대사의 현재 진행형인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윤: 이렇게 여러 상처를 남기고,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남북관계를 좀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어떤 노력들이 있었나요? 정부들 간의 수많은 합의나 선언들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또 최근에는 최초로 북미 정상이 만나기도 했었는데요.

백: 맞습니다. 1972년 박정희 정권 때 남북 정부는 최초로 7.4 남북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통일 대원칙에 합의했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남북 인도지원 사업, 이산가족 상봉 등이 이뤄지고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기도 했지요. 2000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최초로 이뤄져서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냈고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초한 전면적인 교류 협력 사업이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2003년에는 미국, 북한, 남한을 포함하는 6개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모여 6자회담을 시작했고 2005년에는 9.19 공동성명을 통해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기도 하는데요. 미국의 금융제재조치 및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이러한 협력 관계가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후 2007년에 이르러 6자회담, 2.13 합의, 10.4 남북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다시 개선되던 북미, 남북 관계는 선북핵포기를 주장하는 한미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인해 2017년까지 장기정체국면을 맞게 됩니다.

윤: 듣기만 해도 정말 많은 합의들이 만들어지고 또 깨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평창 올림픽 때는 좀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았나요?

백 : 네 다행히 2018년 들어서 남북미 관계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계기를 맞게 되는데요.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리고 북미정상회담도 최초로 개최되었습니다. 당시 남북 정상은 ‘연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국 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구요. 오랜 염원과 노력이 쌓인 만큼 한반도 평화의 길이 성큼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무색하게도 남북 북미 대화는 서로에 대한 불신만 남긴 채 중단되었고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과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윤: 특히 최근에는 남측 국민이 북측 해역에서 피격당한 비극적인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그 사건은 어떻게 보십니까?

백: 일단 비무장한 민간인을 사살한 것은 비인도적인 행위로,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북측이 사과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월북 여부, 총격 정황 등에 대한 남북의 주장이 엇갈리고 유해도 수습하지 못한 상황이라 공동조사 등의 남북 간 협력과 소통이 절실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윤: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속 대화를 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결국, 대화가 이 긴장 국면을 해결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길일까요?

백: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 간의 그리고 북미 간의 다양한 합의들이 있었음에도 이러한 합의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는 서로에 대한 오랜 적대와 불신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역사를 보면 상대를 불신하고 굴복시키려는 적대 정책이 한반도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도리어 악화시켜 왔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남북미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지요. 교과서 같이 들리기도 하지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상호 신뢰 구축이 한반도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합의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겠지요. 한반도 핵 갈등의 역사에서, 대화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적어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중단되었다는 점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윤: 어떻게 보면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그래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너무 희망적이고 이상적으로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대로 이제까지 서로를 불신했기 때문에 생겨난 많은 문제점들을 생각한다면 어디 한 번 새로운 접근, 평화에게 기회를 줘보는 것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시민의 힘으로 전쟁을 끝내고 평화에게 기회를 줘보자고 시작된 캠페인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백 : 네 그렇습니다. 오늘 방송 시작할 때 말씀드린 대로 올해는 한국전쟁 70년이 되는 해인데요. 정부 간의 이해관계와 불신으로 인해 70년 동안 긴장관계 속에서 살면서 사실 고통받는 것은 여기 사는 우리들이죠. 그러다 보니 이제 정부 당국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시민이 직접 나서서 평화를 만들어내자는 목소리를 모아 ‘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 정전 70년이 되는 2023년 7월 27일까지 3년 동안 한국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1억 명의 서명을 받는 캠페인인데요. 현재 국내 7대 종단 대표들과 약 3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 50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이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윤: 1억 명이라니 어마어마한 숫자인데요. 국내에서만 받아서는 부족할 것 같고, 국제사회도 함께하고 있는 캠페인인가요?

백 : 네. 10월 14일 현재 약 50여 개의 국제 파트너 단체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1910년 노벨평화상수상자인 국제평화국(International Peace Bureau, IPB)을 비롯하여 국제여성자유평화연맹(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ILPF), 무장갈등 예방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 for Prevention of Armed Conflict, GPPAC) 동북아시아위원회, 위민 크로스 디엠지(Women Cross DMZ), 미국의 피스 액션(Peace Action), 미주동포전국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NAKA), 몽골의 블루 배너(Blue Banner NGO), 일본의 피스 보트(Peace Boat), 캄보디아의 평화와 갈등연구소(Center for Peace and Conflict Studies, CPCS)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서명 용지도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프랑스어, 독일어로도 번역되어 배포되고 있구요.

윤: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 중에 혹시 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어떻게 동참하면 되나요?

백: 온라인으로 한반도종전평화.net 주소로 들어가시면 서명에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도 내 성당의 경우 입구에 서명용지가 비치되어 있는 곳도 있으니 오며가며 많이 동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 : 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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