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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수) [초대석] " 제주의 신화는 제주인의 뿌리이며 자양분이기 때문에 제주사람이라면 공부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전방위 종합예술인 한진오 작가)

2020년 02월 13일 12시 39분 01초 4년 전 | 조회수 : 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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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20년 2월 12일(수)

■ 대담 : 한진오 작가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오늘은 특별한 손님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제주도의 신화와 굿을 중심에 두고 전방위적인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한진오 작가가 최근에 두 달 간격으로 두 권의 책을 잇달아 냈다고 해서 오늘 자리에 모셔봤는데요. 지금 한진오 작가가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한진오> 예. 반갑습니다.

●윤> 예. 제가 전방위적 예술 활동을 하는 분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종합 예술인이라고 얘기를 해야 되나요?

○한> 좀 민망합니다.

●윤> 알려진 바로는 영등굿 전수자시고 또 다큐멘터리 감독도 하시고, 극작가, 뮤직비디오 래퍼도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한> 그냥 뭐 옆에서 붙여주는 타이틀이구요. 그냥 이것저것 원칙 없이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겁니다. 그게 제 바람이라면 잘하는 게 무엇일까. 제 재능과 어떤 케미가 맞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봅니다.

●윤> 다 잘하시니까 그렇게들 붙여주셨겠죠.

○한> 다 못하는 거죠.

●윤> 영등굿 전수자로 들어가서 굿을 배우셨다고 들었고, 제주 굿의 연구자라고도 얘기들을 합니다. 굿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혹시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한> 저는 80년대 말에 대학을 다녔는데 제가 대학 다닐 만해도 소위 말하는 민주화 운동. 학생운동이라는 게 일종의 대학 문화였죠. 애국심이니 민족애니 이런 걸 떠나서, 그러니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래야 된다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는데요.

●윤> 아니었던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한> 물론 그런데 대다수가 그랬고 저는 그 대학에서 탈춤반 활동을 하다보니까 이제 장구도 치게 되고 춤도 추게 되고 해서 대학 졸업하고도 그게 너무 좋아서 나는 사회 나가서도 이걸 해야겠다고 해가지고 그런 어떤 팀을 꾸렸어요. 그런데 이제 제주에는 전통적으로 탈춤도 농악도 이런 게 존재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걸 배우려면 뭍을 가야 되요. 유명하신 이제 선생님들 만나고 전수를 받고 그러는데, 그렇게 이 경향,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전수받던 와중에 한 두어 군데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죠. “너는 왜 고향을 놔두고 여기 뭍에 와서 이상한 걸 하니? 니네 껄 해라.” 이렇게 말씀하신 선생님이 한 두 분 정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들 얘기를 듣고 돌아와서 내 고향에 뭐가 있지 해서 막 눈여겨보다 보니까 어렸을 때 이제 동네에서 심심찮게 봐왔던 굿이라는 게 새롭게 발견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무턱대고 소위 제주에서는 심방어른이라고 하잖습니까? 이제 무속, 이런 일들을 하시는 분들을 그런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던 차에 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에 가게 된 거죠.

●윤> 예. 그런데 대학 졸업한 아들이 굿 배우겠다고 하면은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거 같긴 하네요.

○한> 예. 뭐 당연히 싫어하기도 했고 동네의 부모님, 이렇게 가까운 분들한테는 무당한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었어요.

●윤> 요즘에야 그 다양성이라든가 문화에 대한 관심들이 많아지고 사회적인 시선이 좀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제가 뭐 여쭤보지 않아도 어떤 반응들이었을지 눈에 좀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제 굿이 좋아서 굿에 미쳐 살았다고 얘기를 하시던데 제주 굿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을 하세요? 이게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이것을 하나의 문화로 본다면.

○한> 네. 저도 무슨 워낙, 개인적으론 다른 신앙이 있는데 이제 문화적으로, 예술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당연히 강하죠. 이런 질문에는 제가 딱히 어떤 대답을 못찾는 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됐을 때 사랑에 이유가 없잖아요. 그냥 좋은 거잖습니까? 근데 굳이 말하자면 제주 사람들이 갖고 있는 어떤 정신적인 요소. 또 어떤 예술적인 요소 그 모든 것들이 용융(녹아서 섞이는 일)된 게 굿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매력이라면 그걸 얘기하고 싶네요.

●윤> 제주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부분이니까.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 있기 때문에.

○한> 그렇죠.

●윤> 이 질문이 사실 그런 거 같아요. 대답이 아마 예전에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했던 대답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한> 예. 맞습니다.

●윤> 그냥 (홍시) 맛이 느껴져서 그 맛이라고 얘길 했는데. 왜냐고 물으시면 그걸... 최근 두 달 간격으로 책 두 권을 발표하셨더라구요? 지난 11월 말에 나온 책이 <모든 것의 처음, 신화>라는 제목인데 이 내용을 보니까 제주의 현실을 보는 신화 이야기라고 돼 있어서, 그런데 글쎄요, 현실과 신화는 왠지 서로 대조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한> 대답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을 거 같긴 한데 최대한 짧게 정리한다면 우리가 모든 종교라는 게 어떤 초월적인 믿음도 있죠. 이제 사후에 천국을 간다거나 뭐 극락을 간다거나 이런 게 있는가 하면 또 현생에서 자신이 소원하고 바라는 바를 이루고 싶어 하는 욕망도 분명히 기도에는, 기원에 반영되잖습니까? 그런데 이 무속이라는 민속 신앙은 철저하게 이제 현세에서 본인이 바라고자하는 소망을 이렇게 이루기 위해서 존재하는 종교의 성격이 강하거든요.

●윤> 기복신앙이다?

○한> 예. 뭐 기복이라고도 볼 수 있고 그런데, 그러다보니까 현실적인 요구가 반영될 수밖에 없죠. 그런데 그것을 풀어내는 문법 자체가 상당히 비유적이고 환상적인 문체를 쓰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초월적인 환상의 이야기로 이해하는 것인데, 사실 그 배후에는 철저한 현실 인식이 도사리고 있다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윤> 현실의 희망이 그리고 현실의 욕망, 이런 것들이 신화를 통해서 투영이 되고, 사실 현실의 희망과 욕망이라는 것은 그 당시 사람들의 삶 아니겠습니까?

○한> 그렇습니다.

●윤> 그런 것들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신화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르게 볼 수가 없는, 그러니까 현실을 통해서 신화를 이야기 한다. 그 말이 이제 이해가 좀 되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신화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도 오래 하신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화가, 왜 조금 민망하십니까?

○한> 네. 민망하죠. 사실 저는 주위에서 연구자라고 하는데 제가 워낙 창작자이고 어떤 장르 예술가인데 제주 굿을 배우다 보니까. 이것에 예를 들어 원리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미학적인 탐색을 해보고 싶어서 연구를 이제 병행한 것일 뿐이지 연구자라고 보기는 어렵죠. 사실.

●윤> 근데요. 뭐 취재는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고요. 그렇죠? 연구는 박사만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연구이기도하고.

○한> 예. 그 말엔 또 달리 할 말이 없네요.

●윤> 그 쪽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셨으면 연구자라고 해도 될 거 같습니다만, 제주 신화가 사실 뭐 요즘에는 많이 관심들을 받게 됐습니다만, 왜 알아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생각하셨는지, 왜 연구까지 하셔야된다고 생각을 하셨는지 그것도 궁금하구요.

○한> 말하자면 어떤 그 이를테면 뭐 소위 봉건사회에서 피지배계층은 문자도 갖지 못하고 어떤 교육의 기회도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경험이라든가 지식이라든가. 모든 정보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서 어떤 정신적인 것, 사상적인 것, 쉽게는 어떤 생활 방식에 관한 정보까지도 다 물려줘야 되고 전수해야 되는 데, 그런 것들을 이렇게 담아내는 교과서에는 신화라고 할지 전설이라고 할지 어떤 민담이라고 할지 이런 구비전승되는, 좀 어려운 말인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오는 이야기를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어떤 제주의 신화를 공부한다는 것은 내가 제주사람인 바에 어떤 제주인의 어떤 뿌리이며 내가 살아가는 어떤 전통적인 세계관을 채워낼 수 있는 자양분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제주사람이라면 공부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윤> 전승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사실 그렇죠. 뭐 요즘 말로 하면 스토리텔링이고, 그것이 이야기를 통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통해 손주에게 또 전달이 됐고 또 그 손주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을 때 다시 또 전승을 해서 그 뒤로 물려줬던 것이 바로 우리 제주의 신화인데,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우리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었던 것이니까. 이 신화를 굳이 전승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그것을 공부하는 것을 통해서 제주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왜 우리의 지금 제주인들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런 의미를 좀 담아 내신 것 같아서.

○한> 네. 그렇기도 하구요. 또 한편으로 그 제주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곳의 신화라는 건 인간과 인간. 그 다음 인간과 사회 또 인간과 자연. 어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이런 가치를 담고 있잖습니까? 사실 그런 점에서라도 우리가 우리 제주라는 섬에서 이렇게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신화를 공부하는 거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봐야죠.

●윤> 제주의 신화가 그런데 워낙 다양하잖아요?

○한> 그렇죠.

●윤> 공부하실 것이 엄청나게 많으셨을 거 같은데요?

○한> 네. 제가 3년 전에 이미 조사돼 있고 채록돼 있는 문자로 기록된 신화하고, 이렇게 전설 목록들을 막 뽑아 봤는데, 물론 중복되는게 몇 가지가 있긴 하겠지만 신화만 996편이, 조사된 것만 그렇게 채록되어 있더라고요.

●윤> 채록된 것만.

○한> 예.

●윤> 저도 그 채록하시는 분들을 몇 분 만나본적이 있었는데 그분들이 그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다른 지역과 다른 특성이 많이 있으면서도 이게 그 뭐랄까. 끝마무리 같은 것들이 다른 지역의 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황당할 정도로 끝나는 것들도 있고, 굉장히 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것들이 많다, 그런 얘기들을 하시던데 맞습니까?

○한> 네. 뭐 이게 워낙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고 그래서 참 종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헷갈립니다.

●윤> 그런 다양한 신화들을 우리가 잘 정리하고 보존하고 후대에 넘겨주는 것도 예전처럼 이렇게 구전을 할 수 있는 그런 시대는 사실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기 때문에 기록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할 거 같은데.

○한> 그렇죠. 기록의 시대니까.

●윤> 그 중요한 작업을 또 하고 계신 거 같네요. 오늘 제가 종합예술인이랑 얘길 하다 보니까 좀 다양한 얘기를 하게 되는데.

○한> 민망합니다.

●윤> 이게 첫 번째 책이었고, 두 번째 책이 지난 1월 말에 나온 이건 또 희곡집이더라구요? 아, 신화 연구에서 또 희곡으로 넘어왔단 말이죠?

○한> 제가 워낙 창작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제 본업을 드러내는 책이죠. 그 책이.

●윤> 어떤 작품들이 실려 있는 책입니까?

○한> 기존에 제가 이렇게 그 연극을 연출하거나 극작 활동을 하면서 작업했던 작품들 중에 5편을 추려낸 것인데요. 당연히 전부 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인데, 이제 과거의 4.3이라고 할지 아니면 오늘날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그 여러 가지 난개발로 인한 피해 이런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룬 좀 경향성 짙은 어떤 희곡들이 많구요. 거기에는 이제 또 한편으로 제가 신화를 좀 공부하다 보니까 제주도의 전통적인 신화가 갖고 있는 문법을 빌려다가 표현한 약간 좀 뭐라고 해야 되나, 부조리극이라고 해야 되나요. 이런 좀 일반적인 드라마와는 다른 희곡도 있습니다.

●윤> 희곡이라는 것이 물론 그 자체로도 문학이기도 하지만,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사실은 희곡 아니겠습니까? 공연 계획도 있으신가요?

○한> 예. 지금 다섯 편 중에 한 편이 이제 표제작인데 <사라진 것들의 미래>라고 하는 작품인데, 그것은 이제 누군가의 몸을 빌려가지고 살아있는 생물로 탈바꿈했으면 좋을 거 같아요.

●윤> 누군가의 몸을 빌려서 살아있는 생물로 탈바꿈을 한다.

○한> 희곡은 무대에서 펼쳐져야지 만이 그게 생물이 되는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윤> 그런데 지금 문득 이번에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그 수상소감이 생각이 나서. 그 분도 이제 배우들이 자기 작품을 갖다가 잘 구현해 줬기 때문에 내가 이런 상을 받게 됐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작가 입장에서는 내 생각을 얼마나 잘 구현해주는 배우들을 만나는가? 연출가를 만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테니까 말이죠?

○한> 네.

●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이제 모시면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굿과 신화를 이제 해석을 하고 연구를 하시면서 여기에 다시 사회적인 문제도 대입을 시켜서 이야기를 좀 풀어내신다. 그 얘기를 들어서 이거는 이제 작가에게 어떤 의미일까? 어떤 생각을 갖고 그런 또 작업하실까도 좀 궁금하구요?

○한> 네. 저는 말하자면 모든 예술가들은 자기 철학이 있겠죠. 그런데 저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어떤 경구(진리나 삶에 대한 느낌이나 사상을 간결하고 날카롭게 표현한 말) 같은 것을 보다보면 어떤 그 시대와 사회를 노래하지 않는 예술은 예술인 아니다라는 그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저 또한 그렇게 하려고 어설프게나마 노력하고 있구요. 아까 말씀하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영화 또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했고 정곡을 찔렀기 때문에 그 대단한 성과를 올린 거 아닙니까.

●윤> 예술가, 작가로서 그리고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좀 중요한 그리고 반드시 해야 될 의미가 있는 그런 일들이다?

○한> 그렇다고 봅니다.

●윤> 제주에서 사실 우리가, 저는 이 척박한이란 말 별로 쓰는 거 안 좋아하긴 하는데, 제주의 문화, 예술 환경이라는 것이 굉장히 좀 척박하긴 해요.

○한> 네. 그렇죠.

●윤> 아무래도. 하지만 그 문화의 섬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그런 얘기는 또 많이 들으셨었죠?

○한> 네.

●윤> 현역에서 뛰시는 분들, 일 하시는 분들께서는 어떻게 느끼실지 또 궁금하기도 하구요. 제주의 문화, 예술 정책에 대한 생각도 좀 들어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실까요?

○한> 물론 이거 뭐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 이를테면 2000년대 들어서 문화 복지가 상당히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문화예술의 저변이 확대돼 가는 어떤 경향성들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전문적인 예술을 하는 전문 예술인들의 입지들이 상대적으로 또 좁아지고 있어요. 제주 같은 경우에는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까 젊은 예술인들이 성장하기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죠. 그렇다라면 저처럼 이미 이제 기성이 돼 버린, 잘하든 못하든 이제 뭐 10년, 20년 활동해서 이제 기성이 돼 버린 사람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청년 예술가들이 더욱더 성장할 수 있는 어떤 그 지원이나 이런 것들이 훨씬 더 확충되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제주라고 해서 제2의 봉준호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잖습니까? 그런데 어떤 젊고 유능한 예술가들을 청소년 시기부터 길러낼 수 있는 어떤 그런 정책들이 많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윤> 제주의 스토리는 천만 관객을 부르는 영화 소재로도 활용이 되는데, 정작 그것을 구현해 내는 사람들이 제주사람들이 아니다라는 것도 좀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고 그렇죠?

○한> 네. 뭐 어떻게 보면 살짝.

●윤> 청년 예술가들이 더 자라날 수 있는 그런 토대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굉장히 뜻 깊은 말인 거 같습니다. 자, 오늘 시간이 어느덧 거의 다 됐는데, 아니 뭐 또 다큐멘터리를 준비도 하신다면서요? 이 내용은 좀 듣고 마무리를 해야 될 거 같은데요?

○한> 예. 제가 재작년 즈음에 요즘 그 시각 예술하는 사람들이 하는 미디어아트 작업해서 한 50분짜리 비디오를 만들어서 퍼포먼스 하고 뭐 이런 저런 걸 결합된 영상을 하나 만들어서 전시를 했더니 우연찮게 영화하는 분들이 제주까지 와서 여행하다가 그걸 봐가지고 “야, 이거 영화로 하면 좋겠다.” 해가지고 좀 인연을 맺게 해 주셨어요. 그래서 제주의 4.3과 그것을 또 이제 아픔을 풀어내는, 치유하는 방식인 굿이 맞물린 형태의 다큐드라마를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 다큐드라마.

○한> 네.

●윤> 치유를 위한?

○한> 네.

●윤> 이거 제작도 하시고 출연도 하시고 다 하시는 겁니까?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 이제 출연과 연출이죠. 제가 뭐 말하자면 감독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데, 좀 많이 부담이 됩니다. 저는 연극이라든가 음악쪽, 문학쪽, 이쪽 작업만하다가 본격적인 영화작업에 들어간다는 게 상당히 어렵네요.

●윤> 그런데 뭐 워낙에 다양한 활동들을 하셨기 때문에 그런 경험들이 다 녹아나지 않을 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제 많이 또 봐야 되는 숙제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상영을 하실 계획이신지?

○한> 거기까진 아직 고민을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만들어 (보고).

●윤> 제작부터?

○한> 예.

●윤> 알겠습니다. 저희가 책 두 권을 이번에 내시면서 그리고 또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모습들을 좀 보게 되면서 모셔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해서 시간을 마련을 했는데, 오늘 시간은 거의 다 됐구요. 앞으로 뭐 혹시 계획이 있으시다면 짧게 마무리 말씀으로 들려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말고.

○한> 예. 제가 이를테면 뭐 시각예술, 연극, 음악, 이런 다양한 장르 활동을 하는 유수의 예술가들하고 이렇게 같이 협업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데, 지금 그 제주도의 환경문제를 갖고 이야기하는 작업을, 탈장르 작업을 할 건데, 이거는 해양 오염과 해녀의 삶, 이걸 맞물린 작업인데 올해 그걸 좀 제대로 해보고 싶고, 이후에도 뭐 제주도의 문화적인 상징 중의 하나인 해녀문화를 갖고 어떤 제주사람들의 생태적 시선을 이제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환경문제하고도 지금 많이 잇닿아 있죠. 사실.

●윤> 예. 관심 분야가 굉장히 많으신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기대하도록 하구요. 또 좋은 성과들 나올 때마다 한 번씩 모시고 이야기 나눠 봤으면 좋겠습니다. 자, 오늘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한진오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 예. 감사합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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