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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수) [오늘의시선] 문학계 불공정 관행 - 1탄(현택훈 시인)

2020년 07월 30일 17시 33분 04초 3년 전 | 수정시각 : 2020년 07월 30일 17시 35분 12초 | 조회수 : 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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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지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으로 찾아옵니다. 오늘은 현택훈 시인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현 : 안녕하세요. 현택훈입니다.

지 : 지난 4주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잘 지내셨나요?

현 : 네. 어느덧 장마도 이제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질 것 같은데요.
지난 봄에 해바라기 씨앗을 심어봤는데 어느새 자라서 작게 꽃도 피고, 사루비아도 같이 심었는데, 싹이 나지 않아서 안타까워하며 지냈습니다.

지 : 그러고 보니 저도 장마철에 수국 핀 모습을 싱그럽게 잘 봤던 것 같아요.
그러면 오늘의 시선 주제는 무엇인가요?


현 : 네. 최근에 문학계에서 관행으로 여기며 그냥 넘어갔던 일들이 젊은 작가들의 문제 제기로 새롭게 환기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문학계 불공정 관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지 : 문학계에도 불공정한 시스템이 있군요. 미술계, 음악계, 영화계 등 예술의 각 분야에서 어떠한 예술 권력에 의한 불공정한 관행들을 가끔 뉴스를 접하게 되던데, 문학계에 대해 들어볼까요.

현 : 네. 일단 등단제도입니다. 현제 문학 신인상의 등단제도는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 문예지의 신인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춘문예의 경우 특정 심사위원이 거의 고정에 가깝게 심사를 해서 새로운 가능성의 작품들을 선정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고요. 더 큰 문제는 이 문예지인데요. 일부 문예지에서 이른바 ‘등단 장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등단을 하고 싶은 문학지망생들을 이용하는 불공정 사례가 많습니다.

지 : 등단 장사라... 문학은 왠지 순수할 것 같은데, 등단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군요.

현 : 네. 어떤 문예지 신인상 공모에 시를 보내면,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요. 본심에 올랐는데 문예지 사정이 어렵다고 하면서 책을 강매하고, 발전기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한 사람들이 문학의 꿈을 뒤늦게 펼치고자 할 때 이러한 안 좋은 문예지에 걸려들어, 그 은퇴한 늦깎이 문학도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돈을 주면서 등단을 하는 경우. 그러면서 등단했다고 신문에 광고도 내고. 신인상이라면 원고료나 상금을 받아야 하는데, 돈으로 등단을 사는 이런 관행 문제입니다.

지 : 그렇군요. 어쩌면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거군요.

현 : 네. 특히 제주에서는 대학에 문예창작학과가 없다보니 도서관이나 대학교 평생교육원 같은 데세 문학 창작 수업이 주로 이루어지는데요. 그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추천하는 곳으로 등단을 연이어 하면서, 제가 들은 바에는 “이번에는 너가 등단할 차례야. 이 문학회에 들어온 순서대로 등단하거든.”이라는 말도 들었는데, 이런 안이한 생각으로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 : 네. 그럼 또 다른 불공정 관행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현 : 이제 등단 이후의 문제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이상한 문예지를 피해서 등단을 했지만 원고료를 받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저도 시를 쓰면서, 문예지에 발표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그 마음을 이용하는 점인데요. 문예지에 시를 발표하게 지면을 허락해줬으니 감지덕지해라, 하는 느낌의 문예지들이 많습니다. 보통 시 1편 당 원고료가 3만 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시 2편 내고, 원고료 대신 정기구독으로 대체하겠다는 곳이 많고요. 이것은 필자교류 차원이니 원고료는 없다고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지 : 필자교류는 어떤 방식인 거죠?

현 : 네. 여러 문예지들이 서로 원고를 주고받으면서 원고를 채워 원고료가 없다는 식인데요. 저도 솔직히 그런 것을 알면서도 시를 발표하고 싶으니까 용인을 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이러한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원고청탁서에 마치 계약서 같은 양식으로 확인하게 하면서 원고료를 지급하려고 하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지 : 뭐 예상은 되었지만, 문학을 하면 순수하게 글만 쓰면 될 줄 알았는데, 문학판에도 상술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네요.

현 : 네. 문학상의 경우에는 학연, 지연에 의해 수상자를 내는 경우가 또 불공정 관행의 사례입니다. 공모형 문학상이 아니라 선정형 문학상의 문제점인데요.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이른바 중앙 문단에서 만들어진 상 대부분이 공모를 하지 않고, 심사위원을 통한 선정입니다. 그래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후보가 됩니다. 그래도 김수영문학상은 몇 년 전부터 공모형으로 바뀌긴 했는데요. 대학교 학연에 의한 상 주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수상들의 면면을 보면 문학 작품이 우수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는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학연, 지연으로 뽑아도 문제가 안 느껴지는 겁니다.

지 : 최근에는 문학동네에서 만든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이 나오면서, 김봉곤 소설가의 작품이 문단에서는 논란이 일었더라고요.

현 : 최근에 주목 받는 소설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김봉곤 소설가의 일인데요.
저는 그의 첫 소설집인 ‘여름, 스피드’를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이 소설가가 지인과의 카카옥톡 내용을 그대로 소설에 써버려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 운운하면서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건에서 짚어볼 부분은 이 김봉곤 소설가도 그렇고, 문제제기한 사람도 유명 출판사의 편집자입니다. 그러니까 이 상업적인 것으로 생각으로만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돈이 될 수 있겠다싶으면, 아이템으로 삼아버리는 문제로 생각해 볼 수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이 김봉곤 소설가가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인데, 이런 점 때문에 혹시 더 공격을 받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지 : 또 얼마 전엔, 이상문학상에서 소설가 몇 명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공정 관행에 대한 이슈가 있었잖아요.

현 : 네. 이상문학상은 문학사상사라는 출판사에서 주최하는 문학상인데요. 여기에 수록이 되면 지금까지 작품의 저작권은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해야 한다는 조항이 문제가 돼서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소설가가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문학계에서는 수상을 담보로 저작권을 뺏는 관행이 많은데요. 저작권을 가져가서 어디에 쓸 것도 아니면서, 문학상을 받을 경우 저작권을 5년간 단체에서 가졌다는 식의 조항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특히 2차 저작권, 그러니까 책에 있는 작품이 노랫말이나 다른 책에 다시 쓰일 때 2차 저작료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요. 이런 2차 저작권을 보호랄 법적 제도가 없다보니 법률적 기반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음악의 경우,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서 노래의 저작권료가 지급되는 시스템인데요. 문학 단체들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행동을 하는 것은 좋지만, 정작 본인들의 예술적 권리에 대해서는 관행이라 생각하고 지나쳐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지 : 그렇군요. 그럼 현택훈 시인도 이런 불공정 관행을 여러 번 겪었을 것 같습니다.

현 : 아까 말씀드린 2차 저작권 문제를 말씀 드리면요. 그 시 모음집이 있는데, 어떤 저자가 추천 시처럼 시를 인용해 그 느낌을 쓴 책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제 시를 인용했는데, 저한테 연락이 없었어요. 물론, 많은 시인들에게 연락하기 어려웠겠지만, 출판사를 통해 그런 사실을 알려주고, 가능하다면 저작 사용료를 지불하는 게 맞는 것인데, 그런 양해도 없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편으로는 소개해주니 고마운 일이지만, 그 저자도 시인인데 우리가 서로의 권리에 대해서 너무 무색하게 여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현택훈 시인과 함께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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