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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수) [오늘의 시선] 코로나19 시대의 영화 이야기(현택훈 시인)

2020년 07월 07일 20시 55분 50초 3년 전 | 수정시각 : 2020년 07월 07일 20시 57분 39초 | 조회수 : 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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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으로 찾아옵니다.

오늘은 현택훈 시인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현 : 안녕하세요. 현택훈입니다.

윤 : 요즘 장마라서 비가 자주 오는데요. 비 내리는 날엔 감상에 젖을 때도 있습니다. 시를 쓰니까 더 그러겠죠?

현 :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기후에 의한 시를 쓰는 건데요. 어제도 비에 관한 시를 쓰려고 앉았다가 시인 여림의 시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가 떠올랐습니다. 그 시에서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너를 보내는 길목마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음의 날씨인 셈입니다. 이 마음이 날씨를 많이 닮아서 우리가 기후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윤 : 그럼 혹시 오늘의 주제는 비에 관한 시 이런 건가요?

현 : 비에 관한 영화, 비에 관한 노래, 비에 관한 시도 생각해봤는데요. 오늘은 꼭 날씨 영향만이 아니라 코로나 19 시대에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도 최근에 거의 3개월 넘게 극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윤: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때라서 그러겠죠. 코로나 시대, 비대면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현 : 네. 맞습니다. 네. 관객들이 극장은 밀폐된 곳이어서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따라 집에서 여가 생활을 하다 보니,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극장도 상영 횟수를 줄이고, 흥행에 대한 기대를 모으는 대작들은 뒤로 미루는 분위기입니다. 처음 몇 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하염없이 이어지는 분위기가 되니까 영화산업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요즘 랜선이라는 말이 많이 쓰입니다.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고,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고, 그야말로 인터넷 세상이 된 듯한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랜선 라이프라는 말도 있던데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요즘, 인터넷 통신망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네요.

윤 : 저도 코로나 19 때문에 영화관에 간 적이 벌써 반 년 이상 지난 것 같아요.

현 : 제가 지난 3월에 영화관엘 갔는데, 관객 수가 5명 즈음 되더라구요. 그때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영화 ‘모리의 정원’을 봤는데요. 마침 그 영화가 거의 평생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어느 화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서 보는 기분이 묘했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시기이니까요. 그때 그런 생각도 했어요. 영화관에 사람이 이렇게 없으니 여기가 더 안전한 곳 아닌가. 그래서 그 영화 보고 며칠 뒤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다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고 하니까 아주 놀라는 겁니다. 마치 위험한 곳에 갔다온 사람 대하듯 하는데, 괜찮다고 하니까, 무증상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윤 : 하하하. 무증상자도 있다고 하니 이거야 원, 불안이 그치질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계는 이 불황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요?

현 : 지난 4월에 윤성현 감독의 영화 ‘사냥의 시간’이 스크린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바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는데요. 윤성현 감독은 그 전에 영화 ‘파수꾼’을 만들어 독립영화 감독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나타냈는데요. 본격적인 상업영화였던 ‘사냥의 시간’에서 코로나를 만나게 된 겁니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인간수업’도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세계 여러 드라마나 영화와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라서 그런지 ‘인간수업’도 선정적인 장면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작품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는 증거가 되는 셈입니다.

윤 : 바깥 활동은 하지 않고, 집에서의 활동이 처음에는 답답하다 이제는 이것도 적응이 되는 걸 생각하면 묘해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말도 있던데, 가령 공연이나 수업을 비대면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요.

현 : 앞으로 점점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으로 야외 활동 시간이 줄어드는 미래가 오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예술도 사실 그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것도 맞는 거지요. 하지만 예술은 곧 삶의 한 모습을 표현하는 것인데, 이렇게 웹으로만 이어지는 세상에서 예술이 어떻게 가치를 증명해 나갈지 걱정입니다. 얼마 전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반기에 60~70% 매출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는데요. 약 1조 3000억원 규모라고 합니다. 이럴 경우 영화산업 관련 중에서 약 2만 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합니다. '트롤:월드투어'는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인데요.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과 VOD 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했습니다. 극장 관객 동원은 당연히 크게 실패했는데, 갈 곳 없는 가족들이 이 영화를 집에서 보는 바람에,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만든 이 영화는 전작에 비해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말하는 뉴모멀로 다시 스크린 종말론이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윤 : 그래도 영화는 왠지 큰 대형화면, 스크린으로 봐야 제 맛인데요.

현 : 그렇죠. 푹신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자세를 유지한 채, 팝콘에 콜라를 먹으며 옆자리의 말소리도 약간 신경 쓰면서, 그 극장 특유의 분위기, 그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영화를 보면서 모르는 사람이어도 여러 사람들이 같은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나 놀란 소리를 함께 들으며 보는 그 극장 특유의 느낌을 느끼면서 본 영화가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집은 너무 편해서 보다가 멈춰버리기도 하고, 집중이 잘 안 됩니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이 핍진성인데요.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 그 작품 속으로 몰입하게 되는 성질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봐야 재미있는 영화잖아요.

윤 : 그렇다면 한국영화 상영작들도 흥행은 당연히 저조하죠?

현 : 네. 최근에 개봉한 손원평 감독의 영화 ‘침입자’는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전국 관객 50만 명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1위가 이 정도니 다른 영화들은 뭐 아주 바닥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침입자는 150만 명의 관객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다고 하니 여전히 손해 보는 장사인 셈입니다. 그래도 상영작으로 기준으로 순위에 따른 누적관객수를 보면 점점 그 수가 늘고 있는 점이 쉽게 발견됩니다. 아마도 오랜 이른바 자가격리에 가까운 생활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결과일 겁니다. 이러한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지난 2월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네 개의 주요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윤 : 개봉을 계속 미루고 있는 영화들도 있겠군요.

현 : 네. 디즈니에서 만드는 실사 영화 ‘뮬란’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1998년 애니메이션 뮬란을 다시 만든 영화로, 니키 카로 감독의 영화인데요. 그리고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을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터넷’이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상황입니다. 스포츠 경기도 무관중 경기를 진행 중인 시대에, 주말이면 극장을 찾곤 하던 일상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리운 요즘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이 영화 ‘터넷’이 매우 궁금합니다. 제가 제주도의 한 인터넷 신문에 ‘영화적 인간’이라는 코너를 연재하고 있었는데요. 크리스트퍼 놀란 감독은 이름이 그래서 그런지 늘 관객을 놀라게 만드는 영화를 만듭니다.^^ 그 코너에 글을 쓰기 위해 극장을 찾을 때도 있었는데, 이 터넷이 상영되어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고 그 연재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윤 : 네. 그런데 이러한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생활하면서 삶을 되돌아보게 되더라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바이러스 시대를 살아가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가 있을까요.

현 : 제가 오늘 앞에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영화 ‘모리의 정원’을 언급했는데요.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인 일본의 서양화가 구마가이 모리카즈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때 배경이 1970년대 초반입니다. 일본 역시 산업화로 고도 성장을 이룩하던 때인데요. 그림만 그리던 모리는 계속 높은 건물이 올라가면서 변해버리는 외부 환경과 담을 쌓고 살아갑니다. 그야말로 자가격리의 생활인데요.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아침에 화가 모리가 마루 끝에서 신발을 신자 아내가 오늘은 어딜 가냐고 물으니까 연못에 다녀오겠다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연못이 어디에 있나 봤더니 한 다섯 발자국 걸으니 연못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연못 어느 부근에서 길을 잃어버려요. 마루에 열 걸음 정도 되는 거리인데요. 한참 동안 돌을 들여다보다가 다시 그 돌을 내려놓고 또 한참 바라봅니다. 취재를 온 사진기자가 봤던 돌을 왜 또 들여다보는가 물으니 내 손에 있던 돌과 땅 위에 놓은 돌은 다른 돌이라고 말합니다. 정원이 곧 우주인 거고, 자연주의 철학을 담고 있는 이 영화를 코로나시대를 생각하게 영화로 추천합니다.

윤 : ‘모리의 정원’. 궁금해지네요. 그렇다면 이런 시대의 모습도 언제가는 영화 소재로도 쓰이고 그러겠죠?

현 : 네. 몇 개월 전에 일본의 한 크루즈선이 공포의 유람선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박하지 못한 채 바다 위를 떠돌다 확진자가 계속 늘었던 그 배, 이름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인데, 이 유람선 이야기가 영화 같은 현실이라서 영화화 될 것 같습니다. 재난영화들은 꾸준히 제작되어 왔으니까요. 이미 2011년에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영화 ‘컨테이젼’을 통해 바이러스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바이러스의 무서운 점은 보이지 않는 전염성이잖아요. 이러한 보이지 않는 전염성을 통해 은유를 하기 좋습니다. 제가 이 코너에서 다루었던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처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같은 부조리들이 우리를 계속 괴롭힐 테고, 영화는 계속 문제점을 비판할 겁니다.

윤 : 개봉 예정인 영화 중에 그래도 주목할 만한 영화가 있을까요?

현 :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가 이번 달에 개봉 예정인데요. ‘부산행’처럼 역시 좀비 영화인데요. 아직 안 봐서 모르겠지만 제목만으로도 유추가 가능한 점이 ‘반도’, 즉 우리나라를 말하는 것이니 은유를 넣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고편을 보면, 제한 시간 내에 트럭을 타고 반도를 빠져 나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던 중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들의 습격을 받는 영화인데요.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온 우리 시대의 우울한 반도 탈출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 기다려집니다. 문제는 맘 편히 영화를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요. 지금처럼 마스크를 낀 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윤 : 그러니까요. 어서 이 코로나 시대가 종식되어,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는 날이 오면 어서 오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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