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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화) [키워드뉴스] 정규직의 자격(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2020년 07월 06일 13시 52분 09초 4주 전 | 수정시각 : 2020년 07월 06일 14시 28분 36초 | 조회수 :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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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안녕하세요.

윤/자, 그럼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1. 정규직의 자격

조/정규직의 자격,입니다.

윤/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 이야긴가요.

조/네.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2일 간접고용을 하고 있는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자회사를 통해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간접고용이란 노동자가 실제로 근무하는 회사에서 이 사람을 직접 고용한 게 아니라. 그 회사의 협력업체에서 이 사람을 고용하고 지금 일하는 회사로 파견을 보내는 고용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윤/보통 계약직, 그러니까 비정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조/네. 만약 제가 A라는 회사에서 간접고용으로 일한다고 한다면 제가 실제로 고용계약을 맺은 회사는 따로 있는 겁니다. A회사에서 직접고용된 사람들보다 급여나 복리후생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크고요. 회사 입장에선 간접고용 형태가 적은 비용으로 쉽게 사람을 쓸 수 있는 방식입니다. 우선 채용이나 퇴직에 따른 비용도 절감하고 급여 인상에 대한 부담도 없고요. 또 협력업체와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 사람을 계속 고용할 의무도 없고 필요할 땐 언제든 몇 명이 필요하다... 요구하면 되니까요. 이걸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낮은 임금에 대한 부담은 노동자가 전부 떠안는 구조입니다. 이번에 인천공항은 이렇게 일하던 사람을 자회사를 통해 고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겁니다. 어떻게 보면 공항공사 입장에선 간접고용 형태이긴 하지만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라는 의미가 있긴 합니다.

윤/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이 있죠.

조/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취임하고 이틀 뒤인 5월 12일 첫 공식 외부 일정을 가졌는데요. 그 장소가 바로 인천공항이었습니다. 거기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서 애로사항을 얘기 나눴는데요. 이날 문 대통령과 정일영 전 인천공항 사장은 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기도 해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대통령 뒤편에 걸렸던 커다란 현수막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요. 이번의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은 그 약속의 일환입니다.

윤/네. 기억납니다. 인천공항을 비정규직 제로화 1호 사업장으로 삼은 거죠.
그런데 정규직 전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셉니다.

조/네. 인천공항의 발표가 있고 나서 다음 날인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그만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오늘 오후 2시에 확인해 보니 이 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6만5천명을 넘었습니다. 참고로 20만 명이 넘으면 정부와 청와대가 이 청원에 답변을 해야 합니다. 청원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공사에 들어가려면 스펙도 쌓고 필기시험 공부도 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과 그리고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지금 직원들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쉽게 입사하는 계약직들이 시험도 치르지 않고 정규직이 되는 건 역차별이라는 겁니다.

윤/청원 내용에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다소 있다고요.

조/네. 사실 청원 내용에 사실이 아닌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문 대통령이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던 게 2017년 5월 12일이잖습니까. 이날을 기점으로 그 이후에 들어온 분들은 시험을 추가로 치른다거나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요. 아르바이트 채용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정규직 전환이 된다고 설명하는데 이번에 전환 대상이 되는 직원 중 그렇게 입사한 분은 없다고 하네요. 이것 말고도 이분들 급여가 확 늘어난다거나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기존 정규직원들 또는 공사 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거나 하는 주장도 사실과 다릅니다.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요. 오늘은 시간 관계상 다 설명하긴 어렵고, 이런 부분에 대해선 기사로도 많이 나와 있고 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이 불을 지핀 ‘공정성’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윤/공정... 앞서 청원인이 주장하는 건 비정규직 직원들이 정규직과 같은 수준의 급여와 복리 혜택을 받는다는 점이 공정하지 않다는 거잖아요.

조/네. 좀 단순하게 말하자면 비정규직 직원들에겐 정규직원이 될 자격이 없다는 건데요. 최근 중앙 이슈에 대해 부쩍 정치적 발언을 자주 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비판 여론에 합세했습니다. 원 지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번 인국공 사태에 대해 분노의 핵심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 대통령의 약속을 굳게 믿었던 젊은이들이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윤/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대통령 찬스라고 표현했더라고요.

조/네. 원 지사는 또 이번 인국공 사태는 젊은 취준생 눈에는 명백한 새치기이고 명백한 특혜라며 자신도 그 분노에 공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치기가 없으려면 대기번호표 같은 법과 제도, 원칙을 만들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 지사가 언급한 대기번호표는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시험이나 채용 절차, 스펙 등을 말하는 거 같은데요. 그 전에 우리가 대기번호표를 뽑기까지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누구나 평등한 상황에서 대기번호표를 뽑을 수 있느냐는 건데요. 만약 어떤 사람은 기계에 손이 닿지 않아 뽑을 수 없는 상황도 생기고,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대기번호표 기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윤/공정성이 복잡하다는 말씀.

조/네. 원 지사처럼 단순히 채용 시험 결과를 가지고 공정과 불공정을 판단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예전에 SNS에서 ‘공정’을 표현한 삽화를 본 적이 있는데요. 야구장 밖에서 경기를 보려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셋 다 티켓을 사지 못해 관람석에 들어가지 못한 걸로 보이는데요. 세 사람 앞엔 담이 있어 경기를 볼 수가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사람들은 티켓을 사지 못했으니 아예 경기를 보지 못하게 하는 걸 공정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이들에게 받침대를 놓아줘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분도 있을 거고. 여기서 더 나아가서 키가 작은 사람에겐 더 높은 받침대를 놓아줘서 모두가 야구 경기를 잘 볼 수 있게 하는 게 공정이라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이 삽화에서 키가 작다는 건 본인이 선택하거나 노력해서 얻는 조건이 아니라는 걸 표현한 거 같은데. 사회적 약자를 뜻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윤/물론 어느 정도의 공정성이 가장 옳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조/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공정성을 추구해야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지 고민은 필요합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과연 인국공 사태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된 건 공사 직원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하는 좋은 직업인데요. 연봉 수준도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높으면서 안정적인 고용도 보장됩니다. 지난해 기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같은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 연봉은 670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민간기업 노동자의 연봉은 절반 수준이고요. 이번에 논란이 된 인천공항의 경우 정규직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좀 전에 말씀드린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연봉보다 두 배에서 많게는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윤/높은 연봉에 정년 보장까지 된다면, 그야말로 꿈의 직장인데요.

조/네. 이를 두고 공기업 직원이 특권층이라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천공항 직원들의 처우가 이렇게 높을 수 있는 이유는 돈을 잘 벌어서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1조2900억 원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돈을 잘 버는 이유는 육지부에서 국제공항 운영을 독점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다른 공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공사는 대부분 사회간접자본 그러니까 공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대규모 기반시설과 관련된 사업을 하도록 만든 회사입니다.

윤/도로공사나 전력공사, 수자원공사 등이 있죠.

조/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게 공사들의 자본은 모두 공공자본이라는 겁니다. 정부가 100% 출자해서 손실이 나면 보전해주고 독점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아까 인천공항이 한 해에 1조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또 정규직 직원 평균 연봉은 9000만원이 넘는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직원 중 정규직 비율은 10%가 조금 넘습니다. 정규직원은 1500명 정도고 비정규직원은 1만명에 가까운데요. 인천공항은 직원 10명 중 단 한 명에게만 좋은 직장인 겁니다. 나머지 1만명은 낮은 급여를 받고 고용 불안정에 시달립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업수익을 높이는 데엔 인건비를 절감하는 부분도 컸을 텐데요. 1500명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나머지 1만 명에겐 나쁜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윤/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 상대적인 의미입니다.

조/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비정규직이란 단어는 IMF 이후 우리 일상이 됐는데요. 당시 경제 위기로 기업들이 도산하고 힘들어지니까 정부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말로 포장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책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나서 주로 어떤 이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지 둘러보면 씁쓸합니다. 주로 위험하고 힘들고 사람들이 꺼리는 일입니다. 거기다가 고용도 불안정하고 급여는 최저 시급에 가까운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일이 힘들거나 고용이 불안정하면 그 대가로 급여가 높다거나. 아니면 일이 쉽고 급여가 높다면 고용이 불안정하다거나. 이게 상식적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IMF 이후에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기업이나 공사의 정규직이 되는 건 마치 특권 의식처럼 여겨지는 지금 상황까지 온 거구요. 우리가 이 구조를 당연하게 여기고 바꿔나가지 않는다면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의 간 격차는 더울 벌어질 겁니다. 정규직의 자격이 누구에게 주어져야 공정한가를 고민할 시점입니다.

윤/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감자인 인국공 사태로 공정의 의미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었던 거 같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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