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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제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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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금 18시 05분 방송
장르
보도·시사 프로그램
등급
All
제작
윤상범
구성
김영나
진행
윤상범

12월 3일(화) [키워드뉴스]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2019년 12월 04일 20시 59분 16초 4년 전 | 수정시각 : 2019년 12월 04일 21시 01분 40초 | 조회수 : 4,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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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키워드 뉴스.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안녕하세요.

윤/네. 그럼 오늘의 키워드를 알아보겠습니다.

1.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

조/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입니다.

윤/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 쉽게 속임수를 당한다는 속담 아닌가요.

조/네. 이 속담은 임진왜란 당시 정전하기로 했던 회담이 결렬되면서 일본군이 정유년에 다시 조선에 침입했던 정유재란에 생겨났다고 알려지고 있는데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일본군이 많은 전투에서 패배했었죠. 그래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조선인 병사를 죽이고 코를 베어 보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윤/네. 저도 그 유래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 많은 일본군이 공로를 부풀리려고 병사뿐만 아니라 민간인의 코도 많이 베어갔다고 하죠.

조/네. 그 일 이후로 잠깐만 방심하면 속임수를 당한다는 뜻으로 이 속담이 쓰이게 됐습니다. 유래 자체는 끔찍하긴 한데. 세상이 각박해져서 남을 속이거나 뒤통수를 칠 때도 자주 쓰는 말이잖아요. 제가 지방 출신인데 서울에 처음 갈 때 주변 사람들이 ‘서울에선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를 많이 듣기도 했습니다.

윤/네. 조 기자님 뒤통수를 맞은 기억이 있으신가 봅니다.

조/아픈 기억이라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 최대한 잊고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윤/네.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속담 이야기를 길게 하시는 걸까요.

조/오늘 제과회사로 유명한 오리온이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서 제주용암수 공장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윤/오리온 제주용암수. 지난주부터 갑자기 화제가 됐죠. 국내에서 판매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사업 관련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조/네. 오리온이 그저께인 지난 1일부터 제주에서 나는 용암해수, 그러니까 염지하수를 이용해 미네랄워터 ‘제주용암수’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염지하수란 염분 등이 포함된 암반 대수층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말하는데요. 미네랄워터는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같은 광물질이 함유된 물을 말합니다. 오리온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 2016년 제주용암해수단지에서 나오는 제주용암수 지분의 60%를 21억2400만원을 주고 샀습니다. 그리고 1천200억원을 들여 2017년부터 공장을 짓기 시작해 오늘 준공식을 연 겁니다. 이 공장은 음료를 연간 최대 21만4천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합니다. 참고로 삼다수 연간 생산량은 84만톤입니다.

윤/삼다수 생산량에 4분의 1 수준인데. 이 정도면 생수 시장 업계에서도 큰 변화가 있겠군요. 그런데 이게 우리가 생수로 알고 있는 먹는 샘물이랑은 또 다르다면서요.

조/네. 아까 제주용암수는 염지하수를 원수로 활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우리나라 먹는 물 관리법에 따르면 먹는 물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자연 상태의 물, 자연 상태의 물을 먹기에 적합하도록 처리한 수돗물, 먹는 샘물, 먹는염지하수, 먹는해양심층수 등인데요. 제주용암수는 이 중에 먹는염지하수에서 소금기를 제거하고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성분을 첨가해 만든 ‘혼합음료’로 분류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생수가 아닌 겁니다. 삼다수의 경우 천연광천수인 지하수가 원수인 먹는 샘물에 속하구요. 잘 알고 계시는 프랑스의 에비앙이 대표적인 미네랄워터입니다.

윤/생수가 아니라 혼합음료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일반 생수와 미네랄워터를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조/네. 사실상 생수 시장에 뛰어든 셈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현재 생수 시장 점유율을 보면 1위부터 4위까지 업체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윤/그래서 생수 시장에서 흔히들 빅4라고 부르죠.

조/네. 4위인 평창수 점유율이 5% 정도이고 3위인 백산수가 8.5% 정도입니다. 오리온은 지난달 26일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빅3 진입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과영업을 통해 이미 네트워크는 마련이 돼 있고 오리온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또 생산 규모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삼다수의 4분의 1 수준이라서 충분하구요.

윤/그런데 국내 생수 시장은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로운 사업자가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요. 이미 수요는 일정하고 공급도 충분히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조/오리온은 일단 국내 시장에 제주용암수 판매를 안착시킨 뒤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에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생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중국의 경우 현재 생수시장 규모가 연간 24조원으로 1조원인 한국보다 24배가 더 큽니다.

윤/24조원이라. 어마어마하네요. 일단 국내에선 지난 1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제주용암수 판매를 시작했죠.

조/네. 오리온은 일반 생수와 차별화를 위해 제주용암수가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일반 생수와 비교해 미네랄이 풍부하고 약알칼리성 음료라고 홍보하며 ‘건강’에 관심이 높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출시를 기념해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530밀리리터 짜리를 60병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윤/그런데 지금 국내 판매 때문에 제주도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거잖아요. ‘제주’라는 브랜드가 붙다보니 제주도가 출자한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삼다수 매출에 타격을 주는 건 불 보듯 뻔한 상황인데.

조/네.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17년 오리온이 용암해수단지 내 입주 계약을 맺을 때였습니다. 제주도 물 정책과에 따르면 당시 오리온은 중국과 동남아에 해외 수출만 한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도 입장에선 물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허가를 해줬고요. 업체 말만 믿고 취수량도 하루 3천톤에서 2만1천톤까지 늘려줬고요. 그런데 도에선 사업자가 공장 준공을 1주일 남겨두고 국내에서도 판매를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합니다.

윤/오리온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하는 입장이구요. 청취자 분들도 뉴스를 통해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게 국내 시판을 하지않겠다는 점이 서면으로 명시하되 않아서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구두로만 협의가 된 거라서.

조/네. 실제로 사업계획서에는 국내 시판이 명시가 돼 있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제주도가 불리한 입장이죠. 제주도는 오리온에 국내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는 ‘권고’ 차원의 공문을 두 차례 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회신은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윤/오늘 준공식에서 오리온 측에선 상반된 이야기를 했다고요.

조/네. 오늘 기자회견에서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지난 2017년 원희룡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출시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허 부회장은 같은 해 2월과 10월 원 지사와 두 차례의 면담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도청 공무원이 국내 판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은 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허 부회장이 국내에서도 팔지 못하는 물을 어떻게 해외에서 팔 수 있겠느냐고 단호하게 말했더니 도 공무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허 부회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오리온도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인데 국내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는 식으로 경쟁을 막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제주도에서 국내 판매를 하지 말아달라고 보낸 공문에 대해서도 얘기가 있었죠.

조/네. 그 공문에 대해선 한 차례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공문 내용이 삼다수와 경쟁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제주도에서 주장하는 국내 판매를 하지 말라는 내용과는 좀 차이가 있죠. 제주도가 지난 3년 가까이 국내 판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게 되니까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좀 부당하는 뉘앙스였습니다.

윤/제주도는 취수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이죠.

조/네.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막을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도 출연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 산하에 있는 용암해수센터를 통해 염지하수 취수량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사업자 측은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법적인 조처까지 하겠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송까지 간다고 해도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제주도가 유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윤/대규모의 취수 허가를 내주면서 그렇게 중요한 사항을 문서로 남겨두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데요. 삼다수가 입게 되는 매출 타격이야 그렇다 치고. 제주용암수 생산에 쓰이는 염지하수 역시 공공재 아닙니까.

조/네. 이번 생수 전쟁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로 민간기업이 공공재인 염지하수를 개발해 판매하게 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실 염지하수인 용암해수는 지하수와 마찬가지로 민간기업이 제조하거나 판매할 수 없는 자원인데요. 그런데 제주도지사가 지정 고시하는 지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주특별법이 개정됐고요. 용암해수단지가 그 예외지역입니다. 지금 단지 내 제이크리에이션 등 기업들이 용암해수로 만든 음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오리온만큼 대규모는 처음이다 보니 이번을 기점으로 민간기업의 염지하수 개발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윤/네. 지난주에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과의 인터뷰에서도 관련 내용의 설명이 있었는데요, 결국 염지하수도 지하수와 마찬가지로 공공재로써 관리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 같군요.

조/네. 김정도 팀장이 언급한 것처럼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물이 그야말로 도민들에게 중요한 자산입니다. 이번 생수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두고 봐야하겠지만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맞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최선이겠지요. 그야말로 이번 사태는 도민들에게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윤/오늘의 키워드가 거기서 나온 거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키워드 뉴스>, 제주투데이의 조수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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