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자전거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전국 꼴찌입니다. 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현실과 대안을 권혁태, 이소현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END▶ ◀VCR▶ 3년 전,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버스 자전거 캐리어. 자전거를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해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겠다며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2억 7천만 원이 들어간 이 시설들은 잡초더미 속에 버려져 있습니다. 18개 노선, 공영시내버스 40여 대에 장착했던 운반장치는 모두 제거됐습니다. ◀INT▶(제주시 공영버스담당) "이용객이 전무했고요...이게 무게가 있다보니까 방지턱을 넘으면서 차량을 손상시켜서..." 5억 원이 투입된 무인 공공자전거 시스템도 사정은 마찬가지. 공공자전거 홈페이지를 보면 이 대여소에는 1대의 자전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는 4대가 있습니다. 일부 대여소는 아예 폐쇄됐고 당초 72대가 도입됐지만 지금은 절반만 사용가능합니다. 관리 업무가 제주도에서 제주시로 이전되고 담당 부서도 자꾸 바뀌면서 생긴 결과입니다. ◀INT▶(제주시 공공자전거 담당) "담당 직원이 다 바뀌다보니까 업무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아서..." 올 초에는 서귀포시 표선면에 또다른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제주시의 시스템과 달라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900억 원을 쏟아부은 자전거도로입니다. 진입로가 없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외딴 섬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곳곳에 복병처럼 원형 돌기둥이 막아섭니다. 교차로에 설치된 자전거 신호등은 작동하지도 않습니다. ◀INT▶(서귀포 자전거 연합회) "자전거가 교차해서 지나갈수도 없어요. 인도와 절반으로 설치하다보니까, 그림만 만들려는 전시행정이 이런거죠." (c.g) 제주지역의 자전거 도로는 모두 700km, 인구 1명 당 자전거도로는 우리나라 평균의 6배. 자전거 선진국이라는 일본이나 독일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교통수송분담률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c.g) (s/u) 제주의 자전거 기반시설은 전국 최고수준입니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률은 가장 떨어집니다. 해법은 어디에 있는지 이어서 이소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제주도와 함께 지난 2010년 '10대 자전거 거점 도시'로 선정된 창원시. 3년이 지난 지금, 두 지역의 모습은 대조적입니다. 자전거 교통수송 분담률이 창원은 전국 최고 수준인 7.3%로 제주보다 9배 높습니다.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차도, 인도와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 전용도로 100km를 설치하고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갖췄습니다. (CG) 또, '누비자'로 이름 붙인 공공자전거 4천500대를 구입해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230여 곳에 자전거터미널을 설치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반납이 가능해 이용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INT▶ 박명희 주무관 / 창원시 생태교통과 (전화 녹음) "2008년 개통 이후 만9천7백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통해 171억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 밖에 누비자 운영에 따른 고용창출, 주차난 해소 효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위치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INT▶ 박혜성 / 경상남도 창원시 "어느 정도 탔는지도 나오고요, 그리고 어느 정도 가야하는지도 나오고요." 특히, 창원시는 예산 3억 5천만 원을 들여 모든 주민들을 자전거보험에 가입시켰습니다. (CG) 제주도가 자전거도로에만 900억 원을 쏟아부은 것과 달리, 창원시는 기반시설보다 자전거 이용을 늘리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2년 전, 천400만 원을 들여 제작한 자전거도로 지도조차 제대로 배포하지 않고 있고, 여전히 기반시설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INT▶ 엄상근 책임연구원 /제주발전연구원 "정보센터나 홍보센터, 임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야 하겠고요. 자전거 교육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크게 미흡합니다. ◀INT▶ 이진웅/ 전 산악자전거 국가대표 "간단한 정비 도구나 수리를 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정보, 자가 수리를 할 수 있는 비치 펌프 이런 것들이 갖춰졌으면 (좋겠습니다.)" "(S/U) 자전거 기반 구축 사업에만 수백 억 원을 들인 제주. 그러나 제대로 활용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인데요. 투자된 시설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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