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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전쟁 당시, 육군 훈련소가 세워지고
중공군 포로 2만 명이 수용됐던 제주에는
많은 전적지가 남아있는데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곳이 많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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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 인원이 포화되자
제주도로 이송된 중공군 포로는 2만 천 여 명.
이들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지역과
현재의 제주공항 인근 등
4곳에 분산 수용됐습니다.
7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아직까지 당시의 흔적이 남은 곳은 단 1곳.
마늘밭 한 가운데에
수용소 건물로 추정되는 벽 일부만 남았습니다.
전적지임을 알려주는 표지판만 설치됐을 뿐
돌벽은 곳곳이 무너지고
농자재와 폐비닐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S.U) 밭과 밭 사이에 쌓인 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처럼 시멘트가 묻은 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70년 전,
포로수용소 외벽에 쓰였던 돌로 추정됩니다."
◀INT▶ 김웅철 / 향토사학자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증언해 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잊혀져가는 6.25 전쟁 사료 중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전쟁 당시 모슬포에
육군 제1훈련소 창설된 다음해인
1952년 들어선 98육군병원.
1동만 남은 병동 건물은
2017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지만
스러져간 군인들의 혼이 서린 화장터에는
나무만 자라고 있습니다.
당시, 쏟아지는 부상병을 돌보다
장염과 과로 등으로 순직한
군인 3명을 기리는 충혼비는
원래 자리조차 잃었습니다.
인근에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옮겨진 겁니다.
현충일을 앞두고
길게 자란 풀은 정리됐지만,
안내 표지판 조차 없어
주민들조차 어떤 의미가 담긴 곳인지
알 지 못합니다.
◀INT▶ 주민
"(이 지역에) 45년을 살았지만 비석이 있구나 그렇게만 생각하고 가다 오다 멈춰서 보기만 했지 잘 몰랐거든요."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의 전적지,
후세들이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와 관리가 절실합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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