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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상가에 난 불을
버스를 몰고가던 한 운전기사가 발견해
직접 불을 꺼 큰 불로 번지는 걸 막았습니다.
상가의 건물주는
수소문 끝에 이 기사를 찾아
사례금을 건넸는데,
버스기사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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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제주시의 한 길가 점포에서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바로 앞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운전기사가 직접 소화기를 들고 뛰어내립니다.
소화기를 뿌려도 불길이 잘 잡히지 않자,
이번에는 다른 버스로 달려가서
실려있던 소화기를 빌려온 뒤
다시 불을 끕니다.
이 기사는 올해 30년째
버스를 운전해온 56살 김상남 씨.
운행 도중에 화재를 목격하자,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직접 진화에 나선 겁니다.
◀INT▶ 김상남 / 화재진압 버스기사
"불을 보니까 바람도 세고. 저 불을 빨리
끄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 승객에게 불 끄고
가자고 해서 바로 소화기 갖고 달려갔습니다."
불이 났을 당시, 제주에는 강풍특보가 내려져
시속 72미터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점포 담벼락의 전력량계에서 시작된 불이
자칫 큰불로 번질 뻔 했지만,
김 씨의 발빠른 대처 덕분에
큰 피해 없이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김 씨는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를 수습하는 걸 확인하고 난 뒤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INT▶ 강정훈 / 주민
"바람도 많이 셌고, 만약에 큰불이 났으면
인근에 주유소까지 번졌으면 큰 사고가 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점포 주인은 '큰 불을 막아 고맙다'며
사례금을 전하려 했지만,
김 씨는 '해야할 일이었다'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제주소방서는 김 씨에게
화재 진압의 공을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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