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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주의 한 개 농장의 열악한 사육실태가
한 동물보호단체의 제보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견주가 개 사육을 포기하겠다고 하면서
100마리 넘는 개들이 어이없게도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는 처지가 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mbc 충북 이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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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선 녹슨 철창마다 개들이 가득합니다.
동물 보호 단체 회원이 다가가자 쉴새 없이 짖어댑니다.
배설물이 바닥으로 떨어지도록 만들어진 이른바 '뜬장' 위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습니다.
바닥에는 굳어버린 분뇨와 오물이 뒤섞여 있고
'뜬장' 바로 밑까지 쌓였던 흔적도 보입니다.
◀SYN▶
개 농장 철폐 단체 '와치독' 회원
\"공간이 너무 작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공간이 전부입니다.
배에는 오물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이곳에선 맹견에 속하는 도사견 등
135마리가 사육 중이었습니다.
지난 4일 이 동물보호단체가 사육장 모습을 찍어 공개하면서
열악한 사육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가봤습니다.
빛도 안드는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서
개들이 좁은 철창 속에 묶여 있었습니다.
분뇨 처리도 안 돼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농장주는 35년간 재래식으로 개를 사육하다 보니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SYN▶농장주
\"우리가 동물 학대한다고 하는데 먹고 살기 위해 그러는 거지.
가축은 키워서 잡아먹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고
그 사람들은 (동물단체는) 동물로 보기 때문에 서로 간의 생각 차이는 있겠죠.\"
동물 학대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청주시는
불법 도축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비좁고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이 학대에 해당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요청을 수용해
개들을 주인으로부터 일시 격리 조치했습니다.
◀INT▶정동복/청주시 동물보호팀 수의사
\"문제가 해결된 것이 확인될 경우에는
(농장주에게) 반환을 해 줄 수가 있는데,
사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반환 조치를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태라고 판단됩니다.\"
그러자, 농장주가 사육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개의 운명을 놓고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다른 농장으로 보내겠다는 농장주의 입장에 대해,
◀SYN▶농장주
\"동료 농장주들 중에 축사가 잘 돼 있고 선진화돼 있는 곳으로
입양을 생각해보겠다. 거기서 클 수 있도록 해 주겠다.\"
동물보호단체는 어짜피 식용으로 도살될 거라면
보다 인도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SYN▶
강영교/개 농장 철폐 단체 '와치독' 기획자
\"도살돼서 사람의 식탁에 올라가느니, 차라리 인도적인 안락사를
하는 게 더 낫다는 거죠. (입양) 기회라도 주고 정 안되면
동물보호법 절차에 따라서 안락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보죠.\"
사람 손을 타지 않은 맹견이어서 입양도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는 게 청주시의 판단입니다.
지자체가 소유권을 넘겨받더라도 입양되지 못한 개는
결국 안락사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는 것도 고민입니다.
◀INT▶신용묵/청주시 동물보호팀
\"그 많은 건강한 개체들을 안락사한다는 것 자체가
동물권으로 보면 학대일 수도 있는 거고 오히려,
수의사 입장에서도 스트레스나 감정적으로 (무리가 오는 일이거든요.)\"
가까스로 인간에 의해 구조된 135마리의 개들이
다시 인간의 선택에 의해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됐습니다.
MBC NEWS 이채연입니다.
영상:이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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