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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뿌려 버린 유해…\"비석이라도 세워줬으면\"

김찬년 기자 입력 2022-03-31 00:00:00 수정 2022-03-31 00:00:00 조회수 0

◀ANC▶

30년 전, 처음 발굴된 다랑쉬굴은

4.3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며

진상 규명의 신호탄이 됐죠.



제74주년 4.3을 앞두고 열린

증언본풀이 마당에서

희생자 유족들은 시신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죄책감에

회한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반세기 넘게 가슴에 묻어뒀던

희생자 유족들의 한 맺힌 사연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END▶

◀VCR▶



◀SYN▶함복순(80)/다랑쉬굴 희생자 동생

\"놀다 들어와 보니 어머니가 막 울고 있어. 왜 우냐고 물어보니 거기(다락방) 숨겨 놓은 오빠가 없어졌다는 거야. 어머니는 그 후에 오빠가 집에 안 들어오니까 찾으러 갔다가 잡혀서 죽었어.



제주에서 물질하고 농사도 짓고 나도 그 때는 애기도 낳았을 때야. 다랑쉬에서 시체들을 찾았다고 하는데 신경도 안 썼어. 신경도 안 섰는데 오빠가 있다고 하니까 내가 정신이 번쩍 든거야. 우리 오빠가 어떻게 거기 숨었지. 그때까지도 자랑할게 못돼. 오빠가 거기 있었다는 걸. 그 때 산에 있었던 사람들은 산폭도라고 해서 산폭도 말만 들으면 가슴이 찢어져. 그렇게 찢어져. 거기 가보니까 사람들이 깔려 있는 거야. 잊어버렸던 생각이 나서 정신이 없어. 아이고 난 몰라도 우리 오빠는 날 알겠지. 오빠가 조금만 더 있어 그 시기(집 나간 시간)지나면 어머니도 안 죽고 우리도 힘들지 않았을 건데 어떻게 나갔어요? 누가 데려 갔나요. 오빠 이제라도 편하게 돌아다니세요.





◀SYN▶고관선(76)/다랑쉬굴 희생자 아들

40년 동안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전혀 그걸 모르고 살았습니다. 90년도에 화장하러 와야된다해서 (갔는데) 비참했습니다. 어느게 제 아버지인지 어느 누가 삼촌인지 알수가 없어요. 흰 보따리마다 싸서 나오니까. 아침에 버스 대서 텐트 쳐서 절하고, 새벽에 6시에 컴컴해요. 제주시에 화장하러 가서 또 바다에 김녕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김녕에 가서 화장하고 왔는데, 도지사 형님이 와가지고 어떻게 안 하니 빨리빨리 (처리)해주자. 빨리빨리 하라고 압력을 넣는거라. 지금 제일 못했다고 후회되는게 우리가 왜 그때는 종달리 7가구가 나왔는데 같이 묘를 못했을고, 또는 종달리 도로변에 같이해서 해야된느데 지금이라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종달리는 아니고 다랑쉬에 (비석) 하나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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