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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④>그들은 어떻게 차별의 대상이 되었나?

홍수현 기자 입력 2023-06-14 07:20:00 수정 2023-06-14 07:20:00 조회수 0

<소타이틀>

◀ANC▶

◀END▶

제주 출신 자이니치 코리안들이 모여사는

오사카시 이쿠노구의 한 골목.



빽빽한 집들 사이로

한국전통춤 연구소 간판이 걸린

건물이 서 있습니다.



한국 전통무용 도구와 악기가 가득한 방에서는

우리 귀에 익숙한 판소리 가락이 흘러나옵니다.



- 판소리 현장음 -



오사카 한국문화원 등에서

판소리를 가르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자이니치 코리안 최초의 소리꾼인 안성민 씨입니다.



조부모가 일본에 건너와

오사카에서 자이니치 코리안 3세로 태어난 안씨는

고등학교까지 일본 이름으로 일본 공립학교를 다녔습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3 시절,

안씨는 친한 일본인 친구들이

수군거리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INT▶

안성민/자이니치 코리안 최초 소리꾼

"조선사람이래" 그러는거에요. 너무 두근두근거려가지고

참을 수가 없어가지고, 딱 나와서 "나도 그래" 그랬어요.

그 때 제가 어떻게 느꼈냐면 더 이상 제가 할 말이 없는 거에요. 아무 것도 몰라. 집에서는 김치도 먹고 제사도 하고 하는데, 안에 아무 것도 없는 거에요.

제가 한국사람인게 아무 것도 없어요."



대학생이 된 뒤에도,

한반도에 뿌리를 둔 자신이지만

속은 텅 빈 껍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체성 갈등을 심하게 겪던 안씨는

한국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INT▶

안성민/자이니치 코리안 최초 소리꾼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해서 일본에 건너 오셨는지,

우리가 법적으로 어떤, 어떻게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공부를 시작했어요.



안씨의 조부모가 일본에 이주했던 1920년 대

일본 내 조선인은 약 3만 명.



CG 일제의 토지 수탈이 본격화되며

1930년에는 30만 명으로 늘었고,

강제징용까지 이뤄지면서 1945년 해방 직전에는

210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CG 일본 패망 이후

이 가운데 140여만 명이 귀국하지만

65만 명은 생활 기반 등의 이유로

일본에 남게 됩니다.



일제의 식민지배 산물로

자이니치 코리안이 탄생하는 역사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어

조선인들에게 강제로 일본 국적을 부여했던

일본은 1947년 5월, 외국인등록령을 시행해

남은 조선인들을 외국인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다음 날, 주어를 국민으로 바꾼 헌법을 발효합니다.



CG 연합군사령부가 작성한 헌법 초안의 피플(people),

즉 일본국 인민 (我等日本國人民)을

일본국민 (日本國民)으로 바꿔

자국 땅에 남은 조선인들의 기본권을 박탈한 겁니다.



◀INT▶

이범준 / 논픽션 작가,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대일본제국에서의 일본신민이 일본국 헌법에서 일본국민으로

바뀝니다. 일본국민으로 바뀔 때 일본에 이미 거주하고 있었던 조선인들이 일본 국민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이 있었는데요, 일본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조선인들을 외국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씁니다.



하루 아침에 사실상 난민이 되어버린 자이니치 코리안들은

외국인 등록과 지문날인을 강제당하고

참정권과 공무취임권 등을 제한받으며 차별의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1948년 조국은 남북으로 갈라지고,

한국이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는 사이

약 10만 명이 북한행을 선택합니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이 체결된 뒤에야

한국 국적을 선택하는 자이니치 코리안에게

특별영주권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다시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자이니치 코리안들은 일본 사회에서

참정권과 공무취임권 등 기본권을 제한받은 채

살고 있습니다.



(s/u)"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2차 대전 후 일본의 외국인 정책

그리고 한반도 분단 정세 사이에서

자이니치 코리안의 존재는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제대로 인식되지 못한 채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일본 사회 각 분야에서

인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자이니치 코리안들과

의미있는 사건을 살펴봅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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