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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미술교사로 후배 양성에 힘쓴
한 80대 화가가 첫 개인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쇠약해져가는 신체와 정신에도
연필과 붓을 놓지 않은 화가를
홍수현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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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하늘에 우뚝 솟은 한라산.
고깃배들이 떠 있는 바다와
건물에서는 강한 붓 터치가 느껴집니다.
화가가 살아온 중산간 마을도
캔버스에 담겼습니다.
커다란 나무와 하얗고 노란 집들 사이에서는
깊어가는 가을이 느껴집니다.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제주로 건너와 평생을 중고교 미술교사로
미술인 육성에 힘쓴 전성식 씨의 개인전입니다.
제주를 담은 풍경화에서부터
사랑하는 가족과 평생을 함께 한
지인을 그린 인물화까지.
올해 여든 넷의 나이에
생애 처음 연 전시회에는
작품 21점이 전시됐습니다.
◀INT▶전성식/ 화가
"저 그림을 그리는데도 초점이 잘 맞춰지지
않아서 옛날같이 못 그리고 몇 번씩 가도
거리감이 틀리고 그래가지고 그리는데 애로사항
이 있었죠. 그래서 이거 그리는 것이 마지막이
로구나 하는 생각으로 그렸습니다."
대학 시절 변시지 화백에게서 그림을 배웠던
전 화가는 퇴직 후에도 미국에 건너가
17년 동안 작품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젊은 미술인들과
초상화를 그려주며 그림을 더 배울 수 있었다는
전 화가는 당시의 추억을 잊지 못했습니다.
◀INT▶전성식/ 화가
"거기에서 그려주고 그린 사람(손님)이 이거 보고 (엄지를 치켜들 때) 이 때가 제일 좋습니다.
"잘 그렸다" 이러면서 팁도 주고 할 적에."
귀국한 뒤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오던 전 화가는
올 초부터 신장 장애로 투석을 시작하면서
작품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더 이상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된
노 화가의 모습에 지인과 가족들은 뜻을 모아
작지만 의미있는 첫 개인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INT▶전진아/ 전성식 화가 딸
"한 번 해보자, 가족들끼리 한 번 해드리자
하면서 시작한 게 여기까지 너무 좋은 기회로
이렇게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평생 회화의 길을 걸어온
80대 화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이달 말까지
제주시 아라갤러리에서 펼쳐집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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