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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레저용 차량 질주에 폐허된 초지

◀ 앵 커 ▶

요즘 제주도 한라산 중산간에서

레저용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달리는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런데 체험장이 아닌 곳에서

제멋대로 주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목장 등 초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홍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형 바퀴를 단 사륜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질주합니다.


물웅덩이와 풀밭을 가리지 않고 달리며

진흙과 흙탕물을 마구 튀기더니 

이내 중심을 잃고 넘어집니다.


SNS를 타고 공유된 이런 영상의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얼마 전에도 사륜 차들이 질주한 듯

입구부터 바큇자국이 선명합니다.


차량 여러 대가 반복해 주행한 것처럼

바큇자국은 몇 줄씩 겹겹이 새겨졌고,


묘가 있던 산담을 반환점으로 삼았는지

주변은 맨 흙이 드러났습니다.


이곳은 사륜 오토바이 체험장이 아닌 공유지.


소나 말에게 먹일 풀을 기르기 위한 초지로

임대된 곳이지만, 이대로라면 풀이 제대로 

자라기 힘든 상태입니다.


◀ st-up ▶

"초지 곳곳에는 바큇자국이 선명한데요,

이렇게 사면에는 풀들이 자라지 못한 채

흙바닥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빼어난 경치를 카메라에 담던 이들도 

훼손 상태에 놀랍니다.


◀ INT ▶ 윤형종

"한 7~8대 정도 와 가지고 여기를 엄청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까 상태가 훨씬 심각한 거 같습니다."


차로 10분 가량 떨어진 

또 다른 초지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마치 주행 코스를 만들어 놓은 것처럼 

나무 사이 바큇자국을 따라 길이 생겼고,


곳곳에는 

타이어에서 빠진 체인이 처박혀 있습니다.


불과 5분도 안 돼 수거한 체인만 8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썩기 힘든 재질입니다.


◀ st-up ▶

"바퀴로 훼손된 곳곳에는 

이렇게 차량 체인들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사유지인 이곳 역시 

50만㎡ 가량이 초지로 등록된 곳이지만,

사료용 풀을 재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INT ▶인근 목장 관계자(음성변조)

"(이렇게 막 차 타고 해버리면 아무것도 (소나 말 먹일 풀)수확을 못하는 거 아니에요?") 

그거 훼손되는 거 맞죠."


주변 목장이나 마을 관계자들은

24시간 지켜설 수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 INT ▶인근 마을 관계자(음성변조)

"우리 그거 다 돈 하고(내서) 씨도 뿌리고, 비료도 뿌리고 다 하고 있을텐데‥"


[ CG ]

[하지만 레저 차량의 주행 행위를 적발하더라도

처벌은 어렵습니다.


관련법에 규정된 제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SYNC ▶제주시 관계자(음성변조)

"레저 인허가를 받아서 시설물을 하는 거면 제한이 걸리지만 개인이 와서 그냥 타버리는 것을 제재할 수 있는 법령 상의 내용은 없는거죠."


관리 규정의 빈틈을 탄

레저용 차량의 무분별한 주행에

제주의 초지가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 END ▶

홍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