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76주년 제주4.3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리에는 추념식을 알리는 홍보탑이
세워지는 등 준비가 한창인데요.
제주 출신 교민들이 많이 사는
일본 오사카에서
학생들이 4.3을 배우기 위해
제주를 찾았습니다.
홍수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파란 하늘이 드러난 제주4.3평화공원에
한 무리의 학생들이 찾았습니다.
동백꽃이 새겨진 가방을 손에 든
앳된 학생들은
일본 오사카 건국중학교 2학년 22명.
4.3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단 앞에 섰습니다.
헌화는
조부모의 고향이 제주인 학생이
인솔 교사와 대표로 나섰습니다.
두 손 모아 분향을 하고
고개 숙여 희생자 영령을 위로합니다.
난생 처음 들어선 위패봉안실에서는
벽을 가득 채운 희생자 이름 앞에서 듣는
4.3의 역사가 마음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 SYNC ▶김창후 / 전 제주4.3연구소장
"돌아가신 분들이 이것인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이 북촌리에서 단 이틀 동안에 400명이 죽은 거에요."
오사카 건국학교는
제주에서 4.3의 광풍이 시작된
1947년에 세워졌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출신의 고 조규훈 선생이
초대 이사장을 맡은 민족학교로,
현재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민 자녀 뿐 아니라 일본인, 한국 유학생 등
450여 명이 재학하며
한국 사회와 역사를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수업시간 책에서만 보던 역사의 현장을 마주한
학생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 INT ▶김유진 /일본 오사카 건국중학교 2학년
"역사 등을 전하려는 이 홀(위패봉안실)의 뜻을 되새기게 되고, 저희들도 왔으니까 다음 세대에 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여기에 와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한국어 설명에도
이름만 적힌 묘비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과제를 깨닫습니다.
◀ INT ▶손윤세 / 일본 오사카 건국중학교 2학년
"가끔씩 (한국말)단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만 우선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신 사실을 잘 알게 되었고, 이름들이 죽 늘어서 적혀 있는 것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 INT ▶조현정 / 일본 오사카 건국중학교 교사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저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고, 모르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어서 앞으로 더 많은 4.3을 배우면서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등으로 5년 만에
제주로 수학여행을 재개한 오사카 건국학교
학생들은 2박 3일 동안 자신의 뿌리를
체험한 뒤 돌아갈 예정입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