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형 건물은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1년마다 정밀소방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허술한 제도 때문에 소방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고, 또 원인은 무엇인지 김찬년, 박주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END▶ ◀VCR▶ 연면적 2만 7천 제곱미터의 한 대형매장. 소방법상 바닥면적이 천 제곱미터가 넘으면 불이 났을 때 연기를 빼내는 제연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CG IN) 이 대형매장의 건축도면입니다. 지하층과 지상 1층에는 제연시설이 있지만 나머지 층에는 없습니다. (CG OUT) 제연시설을 면제받기 위해 대형 창문을 설치한 것입니다. 불이 나면 창문을 깨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해야 하지만, 지금은 진열장으로 막아놨습니다. ◀INT▶ 입점상인 "영업을 하다보면 장소가 협소해서 그쪽으로 물건을 쌓는데, 보관이 편하거든요." 쉽게 불에 타고 유독가스를 내뿜는 이불이나 옷가지가 많아 화재가 나면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비상구에도 물건들이 쌓여 있어 방화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연면적 7천 제곱미터의 또 다른 대형건물. 복도에 비치된 소화기는 2층에 3개, 1층에 2개 뿐이어서 기준에 크게 못미칩니다. 방화문은 불이 번지지 않게 항상 닫혀있어야 하지만 모두 열려있습니다. ◀INT▶ 입점 상인 "아무래도 소방시설이 잘 되면 저희들 입주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있겠죠, 화재가 났을 경우." (CG IN) 소방시설관리업체가 지난 1년동안 도내 대형마트와 숙박시설 등 650여 곳을 점검한 결과 90여 곳에서 천300여 건이 적발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을 받았습니다. (CG OUT) ◀INT▶위성곤 도의원/제주도의회 "행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같고, 두번째로 실제 개선을 했다고 하지만 개선하지 않고 보고만 그렇게 한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S/U) "연면적 5천 제곱미터 이상 대형건물은 1년에 한 번 소방 종합정밀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점검이 해마다 이뤄지는데, 왜 이렇게 소방시설이 허술하게 관리 되는 걸까요? 박주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제연시설이 없는데도 창문을 막아 문제가 되고 있는 제주시내 한 대형 상가. 취재진이 소방시설을 함께 점검하자고 소방서에 요청하자, 잠시 뒤 상인들이 바쁘게 물건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SYN▶ 입점 상인 "관리단 직원들이 내려와서 지금 소방점검 나왔으니까 빨리 치워야 된다고 해서." 일부 상인들은 소방당국이 문제를 알면서도 눈을 감았다며 의혹을 제기합니다. ◀INT▶ 입점 상인 "(소방점검이 나오면) 감사의 뜻으로 상품권 2~30만 원씩 전달을 했습니다. 소방에서 차후에 점검이 나오면 사전에 연락을 줘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하지만, 소방서는 강하게 부인합니다. ◀INT▶ 제주소방서 관계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하십니까? 저는 그럼 옷 벗겠습니다. 점검가는데 혹시 관계자분이 아파서 병원 가서 없을 수도 있고 하니까 헛걸음 하면 안되니까 가기 전날 연락을 하는거죠." 허술한 소방시설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CG) 가장 큰 원인은 허술한 소방법 때문. 건물주가 소방시설관리업체를 선정해 비용을 지불한 뒤, 소방점검을 받기 때문에 선정된 관리업체는 건물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CG) 이 대형 상가의 소방시설관리업체가 소방서에 제출한 결과 보고서입니다. 제연시설 관련 내용이나 창문을 막은 사실에 대한 지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INT▶ 소방시설 관리업체 관계자 "(창문에) 장애물이 있어서 치우라고 하는 조치는 취했던 걸로 기억하고요. 점검 나오면 그때 뿐이고 그 이후로는 모르죠. 지속적으로 관리가 안되니까." 국회에서도 소방점검을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현재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G)◀INT▶ 박남춘 국회의원/ 민주당 "건물주와 위탁업체가 갑-을 관계이기 때문에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점검 결과를 건축주가 바꾸도록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CG)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에서도 소방당국이 소방시설관리업체 점검을 소홀히 해 소방 점검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C.G) (S/U) "허술한 제도와 소방점검 때문에 사람의 목숨과 직결되는 중요한 소방시설이 문제점을 가득 안은 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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