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32년 만의 폭설로 고립됐던 관광객들이 오늘까지 대부분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제주공항 마비사태는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한 겨울에 종이상자 한장 깔고 노숙했던 여행객들의 불편이 컸는데 이를 녹인 따뜻한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VCR▶ 예상치 못한 공항 노숙, 비닐과 텐트를 쳐도 종이상자 위에서 지새는 한 밤의 추위는 고통스럽습니다. 인천에서 온 58살 최봉호 씨 부부는 더 이상 공항 노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INT▶ 라영옥 / 인천광역시 "기분 좋아요. 이 집에 들어오니까 얼마나 고마운지 말할 수 없어요." 공항에서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김성수 씨가 추위에 떠는 최 씨 부부에게 선뜻 대학생 딸 방을 내준 것입니다. 음식을 놓고 노숙 얘기, 고향 얘기를 나누자 금세 웃음꽃이 핍니다. ◀INT▶ 김성수 / 집 주인 "화목하게 하룻밤이라도 주무시고 가면 그분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마지막이라도 즐겁게 가지 않을까 싶어서." 미담은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이틀치 숙박과 조식을 절반값에 제공받은 리조트 고객들은 답례로 눈을 치워주고, SNS에서는 '사랑의 민박 운동'이 펼쳐졌습니다. ◀INT▶ 윤형준 / 사랑의 민박 운동 제안자 "택시비 10만 원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나오면서 도민 인심이 그게 아닌데 안되겠다, 도민들이 따뜻하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심정에서)" 공항에서는 음식과 생필품을 나눠주는 시민과 봉사단체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따뜻하다는 뜻의 제주어 맨도롱, 맨도롱한 나눔의 정이 폭설과 한파에 지친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습니다. MBC 뉴스 이소현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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