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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노동자 '다치고 베이는 게 일상'

박주연 기자 입력 2021-04-29 20:10:00 수정 2021-04-29 20:10:00 조회수 1

◀ANC▶

학교 급식 노동자가

음식물 감량기를 청소하다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급식 노동자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음식 조리 외에

방역 위생관리까지 업무가 더 늘어났지만

인력배치 기준 때문에 아파도 휴가를 못내고

일을 해야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박주연 기자입니다.

◀END▶

◀VCR▶

10년 동안 학교 급식소에서

조리실무사 일을 한 A씨.



식자재 세척부터 음식 조리,

배식과 청소까지

매일 꼬박 8시간 넘게 일을 합니다.



장시간 고된 노동에

다리 연골판이 파열돼

이미 세 차례나 수술을 받은 A씨는

어깨와 허리 통증이 심해

매일 밤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해

배식 시간은 갑절이나 늘어났고,

탁자와 칸막이 닦기 등 위생관리까지

업무는 더 늘었습니다.



◀INT▶ A씨 / 10년차 조리실무사

"무거운 것도 들어야되고 칼질도 한쪽 손만

계속 쓰고 밥 젓고 이러다보니까 팔목이나 어깨

허리 이런 데가 아주 아파서 물리치료도 받고

있어요."



제주지역의 초등학교 기준 조리사 1명이

담당하는 급식 인원은 평균 94.5명.



149.1명인 서울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제주지역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는

작지 않습니다.



완전히 조리되거나 반조리된 음식을 받아

공급하는 대도시 지역과 달리,

제주는 김치까지 직접 담그는 등

모든 음식을 100% 조리해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급식 노동자들은

몸이 아파 병가나 연차를 사용하려해도

조리사 수 등 학교 관리자 배치기준에

미달된다며 대체인력을 쓸 수 없어

제대로 휴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INT▶ 김은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장*

"다섯 사람이 투입돼야 할 일의 양을 지금

세 사람이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빨리빨리

해야 하는 작업이 벌어지고요. 그래서 주위에

안전한가 안 안전한가 살필 겨를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다치는 경우도 많고요."



이렇다보니 급식 노동자들은

담당 학생수 기준을 낮춰달라고

10년 째 요구하고 있지만

제주도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렇다 할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INT▶ 제주도교육청 관계자

"급식. 조리 기구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인덕션으로 교체를 많이 하고 있고 (배식 일을 할 수 있도록) 보건증을 지참할 수 있는 방역 인력을 채용하라고 학교에 안내를 했고요."



강원과 충북교육청이

급식 노동자들이 연가와 병가를

제때 쓸 수 있도록 대체인력제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열악한 노동 환경에 내몰린

제주지역 급식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제주도교육청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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