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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영혼을 달래며…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

박주연 기자 입력 2022-03-31 00:00:00 수정 2022-03-31 00:00:00 조회수 0

◀ANC▶
제주에는 4.3 당시 토벌대의
무차별적인 초토화 작전으로
파괴된 마을이 100곳이 넘는데요,

제74주년 4.3을 맞아
이렇게 잃어버린 마을에서 재배한 조로
전통주를 빚어 위령제에 올리는
뜻 깊은 프로젝트가 추진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박주연 기자입니다.
◀END▶
◀VCR▶
70여 년 전, 4.3 당시 토벌대를 피해
'무등이왓' 마을 사람들이 숨어든 큰넓궤.

4.3을 전국에 알리는데 기여한
영화 '지슬'의 배경이기도 했던 이곳에
당시 11살 나이에 실제 숨어 살았던
홍충호 할머니가 찾았습니다.

당시 함께 숨었던 이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고
유일한 생존자로 남은 할머니는
맑은 술 한 잔을 올리며 4.3 희생자들을 위로합니다.

◀SYN▶ 홍충호(84) 4.3 생존 희생자
\"할아버지네 그동안 지옥에서 고생많았습니다.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와서 좀 편한 생활하십시오.\"

토벌대의 무차별적인 학살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마을에 불을 질러 사라진
고향 마을, 무등이왓.

이곳에 지난해 6월, 마을 주민 등이
직접 씨를 뿌려 키운 조는
넉 달 뒤 수확돼 술로 빚어졌습니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술은 지난 겨울,
4.3당시 주민들이 피난생활을 했던 기간인
50일 동안 큰넓궤로 옮겨져 보관됐고,
이번 74주년 4.3 위령제에 제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제주민예총과 탐라미술인협회는
잃어버린 마을의 비극을 기억하고
희생자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INT▶ 김동현 / 제주민예총 이사장
\"술을 빚어서 그때 당시 희생당한 분들을 위로도 하고
그리고 그분들이 꿈꿨던 세상 그리고 살고 싶었던 세상을 오늘날 의미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
죽음의 공간을 삶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가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4.3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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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박주연 jyp@jejumbc.com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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