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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이 발생한 지 74년 만에
무고하게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보상금이 지급되기 시작했는데요.
고통 속에서 살아온
유족들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보상금이지만
미래를 위해 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권혁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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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일기념관을 찾은 한하용씨.
그의 할아버지는 1919년 3.1 운동 당시
제주에서 일어난 조천 만세운동의 주역인
한백흥 지사입니다.
그런데, 한 지사는 지난 2천 18년에야
뒤늦게 독립유공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4.3 당시 토벌대가 청년들을
집단 학살하는 것으로 말리다 함께 희생됐고
4.3 희생자로 선정된 뒤에도
독립유공자 심사에서는 번번이 탈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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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에 대한 유공자 지정을 받기 위해서 30대부터 몇 번을 보훈청에 갔는데, 그것이 안돼서 그 이유는 할아버지가 4.3때 돌아가셨다는 것 밖에 없거든요."
해마다 순국선열의 날이면 할아버지를
찾아 이곳에 왔지만 올해는 더 특별합니다.
품에서 꺼낸 낡은 통장에 적힌
보상금이라는 선명한 글자.
74년 만에 국가가 보낸 4.3 희생자
보상금입니다.
이제서야 국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하씨는 자신의 몫으로 받은 보상금 375만원을 모두 4.3유족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INT▶
"미래의 교육을 위한, 4.3의 진실, 그리고 공정과 치유를 통해 우리 사회가 화해와 상생의 장으로 널리 퍼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4.3 유족회는 하씨처럼
보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유족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민간재단을 만들어 기금으로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INT▶(오임종 회장)
"십시일반 유족들의 마음을 모아서 그 돈을 가지고 지역 인재도 육성하고 어려운 유족도 오와드리고 재단을 만들어서 평화와 인권이 살아있는 제주도를 만드는데 그 돈을 쓰도록..."
74년 전 억울한 죽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향하는 유족과 희생자들의 손길이
과거사 해결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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