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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새 정부 들어서도 안갯 속입니다.
6월까지 계획을 완성하겠다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말을 바꿨고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총선 전엔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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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청주에서 충청권 시·도지사들을 만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에 대해, "균형발전 위원회와 함께 이미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검토 절차에 들어가 있다"며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SYN▶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지난 1월)
"상반기 내에 (이전) 계획을 완성하고 하반기부터는 임차해서 지금 수도권에 있는 기관들부터 시작해서 신속하게 2차 이전을 진행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비수도권에는 저마다 희망 이전 기관을 정해 근거를 만드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충청북도도 한국공항공사를 비롯해 1차 이전 때보다 3배 정도 많은 32곳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자신 있게 기한을 못 박았던 원 장관은 날짜가 임박하자 말을 바꿨습니다.
국회에 나와 "시간이 필요하다", "납기가 조금 늦어지는 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답변한 겁니다.
"지자체 간 갈등이 첨예하고, 관련 법안들이 상충하는데다 노조도 1차 이전에 대한 평가와 이전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며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SYN▶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지난달 29일)
"갈등 관리 방안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추진해야 될지에 대해서 좀 더 정밀한 계획들이 필요하고 1차적인 의견을 좀, 그래도 범위를 좁혀놓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발표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고 보고요."
지방시대위 출범을 앞두고 충북에 온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총선 정치 일정 때문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대단히 어려울 것 같다"며 총선 전 발표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다만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을 거론하며 "일정 변화가 있을 뿐 대통령 공약은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는데 그 예정이 언제인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습니다.
◀SYN▶ 우동기/국가균형발전위원장(지난 4일)
"총선도 물론 정치 일정 때문에 지역 간의 갈등을 더 증폭시키는 그런 원인도 될 수가 있죠. 그러나 '이 정부가 내년 되면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물 건너가는 거 아니냐' 절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겠습니다."
발표만 기다리던 비수도권 시민사회단체는 "대통령 취임 후 희망고문만 하더니 이제 와 과열경쟁 핑계를 대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총선 전 수도권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며 적극 나서지 않는 야당도 질타했습니다.
◀INT▶ 이두영/균형발전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대표
"결국 수도권에서 이겨야만이 총선 승리가 된다는 얘기죠. 이렇게 서로 계산하고 있다 보니까 여야 모두 수도권이 중요한 거예요. 이렇게 가다 보면 국가 균형발전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전을 포기한 게 아니니 믿어달라는 정부.
비수도권을 향한 희망고문은 정권이 바뀌고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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