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시내 중심가의 비어있는 건물에서
혼자 살았던 50대 남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웃들도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었는지조차 몰랐는데,
숨진 남자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였고
복지혜택도 받지 못했습니다.
조인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제주시내 중심가의 도로변에 있는
옛 호텔 건물입니다.
지난 1987년 지어졌던 호텔은
2006년 폐업했습니다.
이후에는 빌라처럼 간판을 바꾸고
주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월세방으로 빌려주다
3년 전부터 빈 건물로 방치됐습니다.
◀ SYNC ▶ 인근 지역 주민
"<<여기 보니까 무슨 아트빌이라고 되어있던데 호텔 하다가 그 다음에 빌라로 바뀐 거예요?>> 숙박업처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며칠씩 한 달씩 받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 완전히 폐가가 돼서 그 다음부터는 사람이 안 사는 걸로 알고."
그런데, 지난 12일 밤
이 건물 지하에 우연히 들어갔던 청소년들이
한 남성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 달 전쯤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뚜렷한 외상 없이
밀랍인형처럼 굳어있었는데
신분증을 확인해 보니 54살이었습니다.
◀ st-up ▶
"건물 안에는
사망자가 이곳에서 살면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이렇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가방과 장갑, 마스크와 양말 등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남아있고,
시간도 날짜도 맞지 않는
탁상용 전자시계가 눈에 띕니다.
숨진 남성은
장기간 주거지가 불명확하다며
주민등록이 말소됐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혜택 대상에서도 제외됐습니다.
◀ SYNC ▶ 인근 지역 주민
"<누가 여기 사는 사람은 없는 건가요?> 예 사는 사람 없어요 아무도. 비어있는 데 거기. <지하에 누가 살다가 죽은 채 발견이 됐데요.> 예? 여기서요? 처음 듣는 소리인데 <전혀 사람을 보신 적 없어요?> 예예"
제주시에서는 지난해 4월과 8월에도
폐업한 여관에서 혼자 살았던 사람 2명이
오래전에 사망한 백골 상태의 시신으로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제주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겠다며
지난해 9월 폐업한 숙박업소 200여 곳에
사람이 사는지 조사했지만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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