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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광풍에 부모 잃고‥평생 연좌제 피해

박주연 기자 입력 2025-03-28 19:18:52 수정 2025-03-28 19:18:52 조회수 0

◀ 앵 커 ▶

제주를 휘쓴 4.3 광풍 속에서

부모를 모두 다 잃고

평생 연좌제 피해까지 입은

4·3 희생자들이 많은데요.

사상 검증 논란에도

부모의 명예 회복을 꿋꿋이 이뤄낸

80대 희생자들의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박주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4.3당시 폭도로 몰려 산으로 간 이후

행방불명된 임원전의 아들,

임충구 할아버지.

당시 5살에 헤어져

제대로 아버지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폭도 아들, 빨갱이 아들이라고 할까 봐

아버지 이름도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 SYNC ▶ 임충구(81)/4·3희생자 아들

"제 부친 이름이 임 원자 전자인데 원전의 아들이라고 어디 가서 말을 못 했습니다. 누구 아들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를 못했습니다."

'도피자 가족'으로 몰려

어머니마저 2년 뒤 예비검속으로

모슬포 섯알 오름에서 총살됐습니다.

부모를 모두 잃고

할아버지를 평생 괴롭혔던 것은 바로 연좌제.

고학으로 야간 중학교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의 공무원 임용고시인

'보통고시'를 합격했지만 발령이 나지 않았고,

누이의 남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SYNC ▶ 임충구(81)/4·3희생자 아들

"두 직종을 합격해도 발령을 못 받았습니다. 참 그 고통은 말로 표현이 어렵습니다 정말로"

 또 다른 4.3 희생자 강은영 할머니.

1950년 서귀면장을 하던

강성모의 딸입니다.

한국 전쟁 발발 이후 토벌대에게 연행돼

제주항 앞바다에 수장된 아버지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 SYNC ▶ 강은영(83)/4·3희생자 딸

"할 일이 많은데 왜 그분들에게 이것 해오라 저거 해오라 하냐 (군인들에게) 못합니다 했던게 어느 날 그냥 출근 하고 저 산지항으로 끌려가서 바다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시신을 찾을 수 없어

봉분도 없이 추모비로 남은 아버지.

◀ SYNC ▶ 강은영(83)/4·3희생자 딸

"아버지 옷을 지어서 (바다에) 가져가서 혼저 옵서 가게 혼저 옵서 가게 가게 가게 옵서 가게예 해서 그 혼 적삼을 비석 아래 묻고 세웠죠."

아버지의 명예회복 마저도

사상 검증 논란으로 어려웠던 4.3 희생자들.

이제 아버지 나이보다 훨씬 많은

여든 살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주연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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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박주연 jyp@jeju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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