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의 오름을 사랑했던
사진작가 김영갑씨가
세상을 떠난 지도 20년이 지났습니다.
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고인을 잊지 못하는 문화예술인들이
김영갑씨와의 인연과 만남을 추억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조인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제주의 오름이 뽐내는 매력에 빠져
섬 사람이 된 충청도 청년 김영갑.
이름 모를 오름들을 헤매며 찍은
사진들을 모아
조그만 갤러리를 열었지만
온 몸의 근육이 사라지는
루게릭병을 앓게 된 뒤였습니다.
◀ INT ▶ 김영갑 / 사진작가 (2005년 1월)
"내가 찾는 이 고통을 통해서 유토피아를 난 내 온 몸을 던져서 지금 찾고 있어요. 이 투병 자체도…"
작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만 장이 넘는 사진은
그가 사랑했던 섬에 남았습니다.
지독한 가난과 고독을 버티며
오름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순간을 기다렸던
황홀했던 삶의 흔적들입니다.
◀ INT ▶ 양인자 / 작사가
"늘 늦은 가을 같은 사람이었어요. 늦은 가을에낙엽 보면 벌레 먹기도 하고 색깔이 얼룩덜룩하기도 하고 그런 낙엽. 늘 가엾었어요."
사진작가 김영갑씨의 20주기를
맞아 그와 인연을 맺었던
문화예술인 40명이 추모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청년 김영갑이 누볐던
제주의 오름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현재의 작가들이 보여주고
고인을 추억하는
지인과 친구, 후배와 제자들의 사연이 담긴
사진과 기사, 시와 노래로
인연을 풀어갑니다.
◀ INT ▶ 김순이 / 시인
"시 원고료 받았다는 핑계 대가지고 밥 사먹으라고 꼭 이건 밥을 사먹고 지내라고 해도 그거 가지고 필름 사러 달려가고. 추워서 달달 고드름이 맺혀있는 추운 방 안에서도…"
이 곳을 20년 동안 찾았던 관람객들이
남긴 방명록과 함께
전시를 기다리는 사진들을 보관한 수장고도
엿볼 수 있습니다.
◀ INT ▶ 박훈일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관장
"선생님만의 전시공간이었던 이 공간을 앞으로 20년 정도는 다른 작가들도 계속 전시를 이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전시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김영갑 20주기 전시
인연 그리고 만남은 6월 21일까지 열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에는
김영갑씨와의 인연을 듣는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됩니다.
MBC뉴스 조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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