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얼마 전 한약재로 쓰려고
껍질을 통째로 벗겨가는 바람에
말라죽을 위기에 처했던 후박나무들이
황토를 바르는
응급치료를 받은 뒤 살아나고 있습니다.
새순이 돋아날 정도로
후박나무들의 건강상태가 좋아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인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후박나무 140여그루의
껍질이 벗겨진 채 발견된
한라산 기슭의 난대림입니다.
황토를 바르는 응급치료를 한 지
한달 만에 나무를 살펴보려고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에
물과 양분이 잘 흐르는지
나무 청진기를 꽂아봤습니다.
수목활력도는 85로 아주 건강한 단계이고
고사 단계인 55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나뭇잎에서 광합성이 잘 되는지 보여주는
엽록소 농도지수도 정상 수준인 40을
웃돌았습니다.
상처를 방치한 후박나무는
한 두달만에 말라죽어
잎이 모두 떨어지지만,
껍질이 벗겨진지 두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잎이 떨어지거나 누렇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회복이 빠른 2,30년 된
젊은 후박나무에서는
붉은 빛이 도는 새 순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 INT ▶ 박치관 / 한국나무의사협회 제주지회장
"나무가 뿌리에서 잎까지 생육하고 물을 올리고 양분을 올리는데 아직까지 단절되거나 고사하거나 그런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돕는 조치를 더 해주면 살아날 확률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나무의사와 함께
후박나무 숲을 살려내기 위한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100년이 넘어
회복력이 떨어지는
후박나무 8그루는
주사를 맞는 집중치료 대상입니다.
◀ st-up ▶
"나무에 주사하는 영양제입니다.
고농도 액상 비료가 들어있는데요. 마치 사람이 링거를 맞듯 이렇게 주사를 맞게 되면 나무가 되살아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나머지 후박나무들에도
수분이 증발하고
병해충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황토를 한달 만에 다시 발라줬습니다.
◀ INT ▶ 부영재 / 서귀포시 산림병해충팀장
"제2차 (황토) 도포 등 후속조치 및 모니터링을 통해 자치경찰단과 합동으로 순찰을 강화하여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겠습니다."
후박나무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껍질이 다른 나무보다 두꺼운데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상처입은 후박나무들이
내년 봄에도 꽃을 다시 피울 수 있을지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하는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mbc 뉴스 조인호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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