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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①광복 80년 침략 역사 지우는 일본

홍수현 기자 입력 2025-08-11 19:15:30 수정 2025-08-11 19:15:30 조회수 1

◀ 앵 커 ▶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일제가 일으킨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대부분 세상을 떠나면서

관련 유적이나 자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한

원자폭탄 피해국임을 부각시키며

침략 전쟁에 대한 사죄와 관련 유적 보존은

소홀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국의 공습을 피해 만든

일본내 기지 유적도 사라지게 됐습니다.

홍수현 기자가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개인주택들 사이로 길게 뻗은 콘크리트.

길이 1,500미터, 폭 60미터에 이르는 이곳은

일제가 패망하기 불과 두 달 전인

1945년 6월에 완성된

옛 일본군 활주로입니다.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태평양 연안의 주요 기지를 대체하기 위해

3개월 만에 만들어진 항공기지.

패색이 짙은 시기였던만큼

사령부 건물 등은 학교 건물을 활용했고,

주변 산림과 골짜기에

격납고와 지하고 등을 만들어 숨겼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지하고는 8곳.

미처 완성하지 못한 곳과 민간 방공호 등을

포함해 지하 시설물은 100개를 넘습니다.

◀ SYNC ▶다카시마 토시노부/역사기록활동가

"자료에 따르면 폭탄고와 어뢰고가 있는데 지금 이곳은 어뢰를 보관했던 지하창고입니다."

전쟁 막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오키나와로 폭탄을 수송하고

제주의 알뜨르비행장 등과 연계해

본토결전에 대비했던 타이샤기지.

하지만 활주로는 곧 철거됩니다.

일본 정부가 최근

활주로 부지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민간에 매각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기지에 대한 조사나 교육이 없었기에

지역사회의 관심도 부족했고,

그 새 활주로에는 벌써 새로운 집들이

들어섰습니다.

◀ SYNC ▶다카시마 토시노부/역사기록활동가

"이것이 어떤 것이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타이샤기지, 이 활주로를 철거해버리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설 보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뒤에야

해당 지자체는 시설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미 매각한 활주로는

3천 제곱미터 가량만 남겨

평화학습 교육장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 INT ▶미하라 가즈유키/일본 이즈모시 시민문화부 문화재과

"고분 등은 문화재로 등록돼 있어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보존 절차가 진행되지만 이 타이샤기지에 관해서는 그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일본내 전쟁 유적 3만여 곳 가운데

일본 문화청이 관리하고 있는

근대 전쟁 유적은 600여 곳에 불과합니다.

침략 전쟁과 식민 지배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 없는 일본의

침략 역사 유적 지우기는

종전 8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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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홍수현 michael1116@jeju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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