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조선시대 제주목관아에 걸려있던 종이
일본 철도 재벌이 세운
사립 미술관으로 언제 어떻게 가게 됐는지
일본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데요.
우리 선조들은
왜 제주의 종을 일본에 빼앗겼는지
역사에 남겨진 실마리들을
조인호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 리포트 ▶
도쿄시내 한 복판에
우뚝 솟은 높이 630미터의
텔레비전 전파 송신탑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인공구조물로
도쿄의 랜드마크가 된 스카이트리는
도부 철도그룹이 건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민영철도회사인
도부철도가 설립된 것은 1897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산업혁명에
성공한 일본에서
상품과 원료를 빠르게 수송하는
철도는 핵심산업으로 떠올랐습니다.
◀ st-up ▶
도부철도가 1930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전기 기관차입니다. 도부는 일본의 철도시장을 장악하면서 엄청난 부를 쌓았습니다.
도부철도의 창업자인
네즈 가이치로는
일본과 한국, 중국의
고미술품 4천여 점을 수집했습니다.
그가 죽은 다음 해인 1941년
도쿄시내 중심가에 네즈 미술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 st-up ▶
"네즈 미술관 정원에 있는
조선시대 시동상입니다. 미술관 정원을 돌아보면 이렇게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온 문화재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도굴꾼들이 훔쳐간
문화재들을 일본과 미국, 유럽에 팔아넘겼던
고미술상 야마나카 상회에서 사들여
정원을 꾸민 것입니다.
지금은 네즈미술관 지하에 있는
제주목관아종도 과거에는
도굴된 한국 문화재들과 함께
정원에 놓여있었습니다.
◀ INT ▶ 문명대 / 동국대 불교미술학과 명예교수
"옛날에는 종이 다른 탑 같은 그런 것하고 같이 뜰에 놓여있었어요. 잔디에 그게 놓여있어서 방치되다 있다시피 했거든요. 그게 밖에 놓여있으면 안 되는데 밖에 놓여있었어요."
일제 강점기인 1918년
제주 사람이 쓴 최초의
제주역사서인 탐라기년입니다.
한학자이자 향토사학자인
김석익은 일본이 제주목관아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제주도청을 지었던 상황을
기록했습니다.
[ CG ]
1916년 10월 제주목관아의
문루 여러 개가 헐렸고
12월에는 일본인이 종을 철거했다는
것입니다.
◀ INT ▶ 홍기표 / 전 제주역사문화진흥원장
"옛 탐라의 후예, 제주라는 전통문화건축을 없애버리기 시작하는 거죠. 민족성을 말살시키는 작업을 펼칩니다. "
일본 네즈 미술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모든 기록이 불에 타
제주목관아 종을 가져간
경위를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식민통치와 함께
사라진 제주의 종은
일본 재벌의 손에 넘어갔고
지금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mbc 뉴스 조인호입니다.
◀ END ▶
Copyright © Je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취재부
연락처 064-740-2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