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의 마을공동목장을 비롯한 공유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 관광개발을 위해 대거 매각됐는데요.
제주MBC는
제주도내 공유지가 겪는 비극을 해결하고
공유지의 희극을 만들기 위한 해법을 찾는
연속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수백 년 넘게 공동 목초지를 지키고 있는
이탈리아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송원일, 김현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맥,
해발 2천 미터 고지대에 자리 잡은
'알페 디 시우시'.
면적 5천700만 제곱미터로
유럽 최대의 공동 목초지입니다.
제주도내 마을공동목장을
모두 합친 면적보다 넓습니다.
◀ st-up ▶
"주민들은 협동조합 같은 공동체를 만들고
엄격하게 규칙을 지키며 자신들이 만들어온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동 목초지는 자치단체 소유지만
관리와 운영은 농민 공동체가 맡습니다.
가축을 기르는 지역 농민들은 자동으로
농민 공동체에 가입됩니다.
수백 년 동안 공동 목초지를 지킨 비결은
농민들 스스로 만든 엄격한 규칙 때문입니다.
알페 디 시우시에는 공동 목초지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산장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 식사와 음료도 제공하고
규칙 위반 행위가 있는지 살핍니다.
목초지를 보호하기 위해 방목은
6월 중순부터 9월 하순까지로
엄격히 제한됩니다.
◀ INT ▶
게오르그 야이더/알페 디 시우시 산장지기
"올해는 6월 10일에 방목을 시작했어요. 방목 기간은 날씨와 목초의 상태에 따라 달라져요. (소가) 풀을 얼마나 먹는지, 풀이 얼마나 있는지에 달려 있죠."
이탈리아는 2017년에
'공동체 토지법'을 제정하고
공유지를 지역사회의 생존과 발전의 기반으로 삼도록 명시했습니다.
특히 공동 목초지는 분할하거나
매각할 수 없도록 하고
농사와 방목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강력한 보호 장치도 도입했습니다.
공동 목초지를 이용하면 방목 비용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했습니다.
◀ INT ▶울리히 윌리글/볼차노 자치정부 농업·산림·관광국장
"목초지의 울타리 설치와 무엇보다 진입 도로의 유지 관리도 지원합니다. 이런 것들이 현대에도 고산 목초지를 유지하는 기반입니다."
공동 목초지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규제와 함께 농민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이탈리아는 공유지의 희극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알페 디 시우시에서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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