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에서 벌어지는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할 대안을 찾는
기획뉴스 다섯 번째 순서입니다.
경관이 뛰어난 곳은 관광객이 늘고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탈리아는 강력한 건축 규제를 도입해
환경도 지키고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안정도
실현하고 있습니다.
송원일, 김현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해안.
50km 길이의 해안 절벽에 들어선
마을과 숲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합니다.
특히 천 년 전부터 산비탈을 깎아서 만든
계단식 레몬 농장이 빚어내는
독특한 풍경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습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경관이 뛰어난 해안을 따라
대규모 개발이 잇따라 추진된 겁니다.
1971년 이탈리아 최초의 '에코 괴물'로 불린
대형 호텔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호텔은 환경 파괴 논란과 소송 끝에
1999년 철거됐습니다.
또다른 대형 호텔도 50년 넘게 공사가
중단됐다가 2014년에 폭파됐습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을 둘러싼 진통을 겪은 뒤
정책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 st-up ▶
"이곳 아말피 해안 지역은 이탈리아 남부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지만
대형 호텔이나 음식점 같은 대규모 관광시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강력한 건축 규제를 비롯해 대규모 개발을
억제하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캄파니아 주정부가 1987년 제정한
광역도시계획법.
아말피 해안의 자연과 역사,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건축 규제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과
경관이 뛰어난 곳, 역사가 오래된 마을은
신규 건축을 제한하고 최소한의 보수 공사만
허용했습니다.
그 결과 대규모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INT ▶수지 페페/아말피해안특구관광협회 마케팅부장
"역사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는 건물이 없어요. 이는 PUT(광역도시계획) 경계선을 넘으면 건축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말피 해안의 전반적인 경관을 보존하는 보호장치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엄격한 건축 규제는
지역경제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10년 전 도자기 가게를 연 카르멜라 씨.
도자기로 유명한 아말피 해안의
지역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게를 주민들이 운영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면서
수익금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대규모 개발을 제한하고
주민들을 보호한 결과입니다.
◀ INT ▶카르멜라/도자기가게 대표
"경쟁하는 가게가 옆에 새로 생기는 것은 더 어려워요. 왜냐하면 (아말피) 해안지역에는 규제가 있기 때문이죠. 가족에서 자녀로 (가게가) 대물림되며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엄격한 건축 규제를 통해 아말피 지역은
공동의 자원인 '경관'을 보존하고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안정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아말피에서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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