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새벽배송을 하던 30대 택배 노동자가
숨지는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마친 이틀 뒤 새벽배송에
나섰다가 숨졌는데요.
택배 노동자를 살리기 위해
새벽배송을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앞 면이 완전히 망가진 트럭,
한쪽 타이어가 빠지고 차체가 기울어 있습니다.
차에 부딪힌 전신주는 완전히 휘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새벽배송을 하던
쿠팡 협력업체 소속 배송기사
30대 오 모 씨가 숨졌습니다.
다시 물건을 싣기 위해 집하장으로 복귀하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에 있던
전신주를 들이받은 겁니다.
◀ st-up ▶
"사고가 발생한 현장입니다.
사고 당시 흔적이 현장에 그대로 남아있는데요.
캠프로 향하던 트럭이 인도로 돌진하면서
나무가 부러졌고 전신주가 완전히 꺾였습니다."
유족들은 숨진 오 씨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다음날
바로 새벽 배송에 복귀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한 달 만에 시어머니와 남편에 이어
젊은 아들까지 잃은 어머니는
마음이 무너져내립니다.
8살과 6살 어린 두 손자를 남기고 떠난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습니다.
◀ INT ▶오 모 씨 어머니
"(쿠팡 배송을) 한 지가 1년 조금 안 돼서 20㎏가 빠졌어요. 그래서 나는 속으로 힘들구나 나한테는 이야기 안 해도… 큰 아이가 많이 아파요. 엄마가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이젠 가장도 저렇게 돼버리니까 이젠 어떡해요."
유족들이 기대하는 건
쿠팡 측의 산재 인정과 근로환경 개선.
그러나 쿠팡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택배노조는 오 씨가 2년째
새벽시간 여러 차례 집하장과 배송지를 오가는
다회전 배송에 시달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INT ▶ 송경남 /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장
"2년동안 새벽배송을 계속 해왔습니다. 일주일에 6일 동안 12시간씩 배송을 해와서 과로로 추정이 됩니다. 초심야시간 배송 규제를 해야 노동자가 살 수 있다"
새벽배송을 하다 숨지는 사고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주 6일 새벽배송을 하던
정슬기 씨가 숨졌고,
두 달 뒤 제주에서도 50대 택배기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새벽 배송을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현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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