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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하다 숨져‥"가장 최악의 노동조건"

박현주 기자 입력 2025-11-12 18:14:47 수정 2025-11-12 19:24:07 조회수 50

◀ 앵 커 ▶

새벽 배송을 하던 33살의 젊은 택배기사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고인의 근무 기록을 분석했더니 
과도한 근무시간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택배노조는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최악에 속하는 노동조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두 아들과 놀아주는 다정한 아버지.

33살의 젊은 택배기사 오 모 씨가 
숨지기 두 달 전에 찍은 모습입니다.

쿠팡 새벽배송을 하던 오 씨는 
지난 10일 새벽 2시쯤 물건을 싣기 위해
집하장으로 향하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숨졌습니다.

◀ INT ▶ 오 씨 어머니
"가정을 위해서 진짜 열심히 뛰었거든요. 노는 날도 없이. (새벽배송) 한 지가 1년 조금 안 돼서 20㎏가 빠졌어요."

오 씨는 아버지의 장례가 끝나고 이틀 뒤 
새벽배송에 나서야 했습니다.

제주MBC가 입수한 
고인의 문자 대화 내역을 보면
업체 측이 발인 다음 날 출근할 거냐고 묻자 
힘들다며 하루만 더 쉬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출근하자마자 사고로 
숨졌습니다.

택배노조가 오 씨의 휴대전화에 기록된 
근무시간을 분석한 결과 
매우 심각한 과로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CG ]
오 씨는 평소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 30분까지 
11시간 30분씩 주 6일을 근무했는데,
야간근무 30% 할증을 적용하면 
일주일에 평균 83.4시간에 이릅니다.//

지난해 5월 쿠팡 로켓배송을 하다 숨져 
과로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택배기사 고 정슬기 씨의 
주당 근무시간 74시간보다 10시간 가량
많습니다.

평소 오 씨와 아내가 나눈 문자 대화 내역에도 
졸음운전을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여러 번 등장합니다.

◀ SYNC ▶ 강민욱 / 전국택배노조 쿠팡택배본부 준비위원장
"이번에 사망하신 고인의 노동 조건은 쿠팡 새벽배송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가장 최악에 속하는 노동조건이다."

택배노조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산재 인정, 
유가족에 대한 쿠팡 측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 SYNC ▶ 송경남 /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장
"쿠팡은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배송시스템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합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밝혀왔습니다.

◀ st-up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벽배송을 하다 택배 기사가
숨지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현주 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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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박현주 zoo@jeju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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