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옛부터 제주에는 마을마다 굵직한 팽나무가 있어 주민들이 마을제를 지내고 쉼터로 쓰는 정신적인 지주로 삼아왔는데요. 마을의 수호신으로 불렸던 이 팽나무들이 무관심 속에 다른 지방으로 반출되고 있습니다. 이소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바람에 날린 듯 흩어지고 기이하게 휘어져 하늘로 뻗은 가지 제주 섬의 거센 바람을 이기고 버텨온 팽나무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이 팽나무가 있던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아흔 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팽나무는 지난해 어디론가 팔렸고 지금은 텅 빈 자리만 남아있습니다. ◀INT▶ 평대리 주민 "(나무주인이 조경업체에) 50만 원에 팔았지. 이 사람(주인)도 나이가 많고 마누라 죽어버렸지, 죽기 전에 팔아 버린거야." 마을에서 사라진 팽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다른 지방에 나무를 판매하는 조경업체입니다. 도내 곳곳에서 사들인 팽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아파트 단지와 호텔 등에 수백만 원에서 최고 천만 원에 조경수로 판매하고 있다는 게 업체측의 이야기입니다. ◀INT▶ 임목우 / 조경업자 "팽나무는 20년 전부터 육지 조경업자들에게 의해 나가게 됐는데 (육지) 큰 느티나무가 수요에 못 미쳐서 제주도 팽나무가 느티나무 대신해 각광받게 됐습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100년이 넘은 팽나무 100여 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보존되고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다 수십년 된 나무는 반출하더라도 처벌규정이 없는 실정입니다. (S/U) 제주 마을의 역사이자 상징인 팽나무가 무관심 속에 사라지면서 보호대책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소현입니다.
Copyright © Je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취재부
연락처 064-740-2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