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70여 년 만에 유해를 찾은
제주 4.3희생자 유족에게
이번 설은 쇠는 의미가 더욱 특별합니다.
제주공항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최근 신원이 확인된 고 송태우 씨 가족도
그 중 하나인데요,
아버지의 유해를 확인한 뒤 처음 지내는
설 차례를 취재했습니다.
홍수현 기자입니다.
고기와 생선에 갖가지 과일과 떡으로
정성스럽게 차린 차례상.
증조부모와 조부모 옆에
나란히 아버지를 모셨습니다.
4.3당시 정뜨르, 지금의 제주공항에서
총살당한 뒤 유해를 찾지 못했던 아버지는
올초 DNA 검사로 70여 년 만에야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오랜 세월, 제주공항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아버지를 떠올리는 아들,
설날 차례상 앞에서 잔을 올리는 손길이
유독 오래 머뭅니다.
4.3희생자유족회장을 맡으며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앞장서오면서도
찾지 못했던 아버지, 이제야 편히 모실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 INT ▶송승문/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훨훨 날고 싶고 또 축복 받고 싶고 영광이고 정말 이제는 아버지에 대한 한 시름을 좀 놨죠. 왜 시신을 확인했기 때문에."
제를 지낸 뒤에는
손자 손녀에게 증조 할아버지가
어떻게 세상을 떠나게 됐고,
어떻게 유해를 찾게 됐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항상 약자를 먼저 배려하라는 덕담도
잊지 않습니다.
◀ SYNC ▶송승문/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좀 힘이 약한 아이들(친구들) 잘 돌봐주고…"
남편과 함께
자식과 손자손녀의 세배를 받는 배우자도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짧은 침묵 속에 70여 년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 INT ▶임성자/송승문 씨 배우자
"(한 해)제사 명절 9번 하고 있는데 요번에는 갑자기 또 우리집 아빠가 아버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금까지 발굴된 4.3 유해 426구 가운데
신원이 밝혀진 희생자는 154명.
아직도 수백 명의 희생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슴 한 구석에 아픔을 간직한 채
또 새해를 맞이하는 제주4.3희생자유족들은
하루 빨리 실종자 유해를 찾고
화해와 상생의 새 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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