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반려동물 수영장을 만들겠다며
용천수가 흐르는 하천 바닥을
콘크리트로 포장해버리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서귀포시는
해수욕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주민과 환경단체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남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수욕장과 맞닿은 하천을 따라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땅속에서 솟아나는 용천수가 1년 내내
흐르면서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독특한 환경 때문에
'기수갈고둥' 같은 희귀한 생물들도
서식합니다.
하지만 최근 풍경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무성하던 갈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천 바닥은 완전히 포장돼
물도 물고기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 st-up ▶
"푸른 갈대밭 사이로 용천수가 흐르던 개울은 어느새 회색 콘크리트로 메워졌습니다."
몇년째 이곳을 찾아 물고기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어온 이찬형 씨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했습니다.
◀ INT ▶ 이찬형 /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4학년
"갈대나 수초 같은 게 없어져 버리니까 물고기들의 생육장이 사라져 버린 거예요…하루 아침에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까 어떤 면에서는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마을 주민들도 속상하기는 마찬가지.
갑자기 시작된 공사로
하천이 옛 모습을 잃어버리자
충격이 큽니다.
◀ INT ▶ 양치웅 / 안덕면 화순리 주민
"자연 그대로 해서 흘러가야 되는데, 시멘트 하면은 물고기 생태계가 파괴돼버려. 옛날엔 장어가 많았거든"
폭 4미터, 길이 70미터의 바닥 포장 공사가
시작된 건 지난 1일부터.
서귀포시가 해수욕장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수영장을 만들겠다며 벌인 일입니다.
◀ INT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관계자
"여기는 법적으로 하천도 아니고 문화재 지역도 아니고 보전 지역도 아니에요. 해수욕장을 활성화해보자는 취지로 여기 반려동물 용천수 풀장을 만드는 거예요."
환경단체는
생태적 감수성이 떨어지는 행정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 INT ▶ 임형묵 / 제주생태관광지원센터장
"생물들의 서식지를 아무런 고려나 사전 검토 없이 시멘트로 발라버리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중심의 행정이
제주의 자연환경에 또다시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MBC뉴스 남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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