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추억 한 입
저는 요즘아이들 처럼 기호식품을 챙겨먹고
살아왔던 세대가 아니라 그런지
좀처럼 꼭 필요한 먹거리 외엔 길들여 있질 않습니다.
어쩌면 고향떠나 자취생활하던 70년대의
지난했던 삶을 내 몸도 기억하고 있는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멋스런 카페에서 브레드까지 시켜 우아하게 차 한잔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여유는 있기에 쉽게 감행해도 되는데
하다못해 계절간식인 군고구마,붕어빵,호떡 같은 침샘을 자극하는 사소한 먹거리조차도 외면하게 됩니다.
도대체가 몸에 베인 습관은 떨쳐내기가 쉽질 않더라구요.
그런데, 어제는 오랜만에 동시장을 갈 일이 있었네요.
생선장이랑 이것저것 구경하는데 발길이
저절로 동쪽 끝을 향하는거였어요.
여고시절부터 자리잡고 있었던 호떡골목이었답니다.
줄이 너무 길어서 맨 끝으로 갔는데
우리 제주할망들의 정신력을 입증해주는
왜소하고 연로한 어르신이 구부정하게 앉아 호떡을 굽는데
안스럽긴 했어도 얼마나 반갑던지요.
종이컵에 호떡하나 받아들고 설레이는 기분으로 호호불며 추억을 한 입 얼른 베어물었더니
순간~눈물이 핑~돌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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