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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사연 · 신청곡

귀에 이어폰이랑은 잠시 빼사되쿠다.

지난 주 제주시 오일장에 갔을 때 일입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걷는데 음악도 들을 겸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시장 여기저기 구경, 호떡도 사 먹고 

목적인 김치랑 반찬거리 사서 룰루랄라 걸어가는데....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나를 보며 놀라는 거 아니겠어요?!

 '왜지???'

손으로 뭔가를 가리키는데 '헉!'  보니 좀 전 계산하고 나서 가방을 열고 뒤집어 세운 채로 시장을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게 아니겠어요!!

앞 사람, 뒷 사람. 모든 분들이 바닥에 떨어진 제 소지품들을 주워주며 저에게 주시는 데.... 감사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가방에서는 수많은 동전!, 화장품, 주민등록증이 보이는 미니 지갑...등 정말 별스런게 다 나오고...흑흑;;

대충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데 에고 부끄럽고...

그러다 버스 타러 가는데... 뭔가 더 빠뜨린 게 있는 것 같은 느낌...?

가방을 뒤지니 블루투스 이어폰 충전하는 유닛, 그 네모난 집이 없는 거에요!

다시 시장바닥을 샅샅이 살피고 아니, 몇번을 뺑뺑이 돌고...결국! 보이지 않더라구요.

'아 미쳤어? 이어폰은 왜 껴서는 바닥에 떨어지는 감각도 느끼지 못하고, 아 이게 뭐람!'

그 순간 제 머리 위로 뭔가 툭! 떨어지는데 느낌이, 아~~~~~~~~

고갤 들어 위를 보니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고...

오일장 지붕 연결대에 비둘기 한마리, 두 마리도 아닌 딱 한마리가 내 머리 정중앙 위에 있고

위를 보는 순간 그 녀석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난생 처음 비둘기 똥을 맞아 어이도 없고;;; 손으로 머리를 만지니 으윽! 손가락 사이에 딱 걸리는 몽글한 느낌...ㅇ.ㅇ;;;으윽

진짜 운도 이리 없을까...


한편 그리 생각하면 나만 손해이니 주민등록증 잃어버린 게 나을까, 블루투스 유닛 잃어버린 게 나을까?

하다 그래도 덜 번거로운 유닛이 낫고

많은 분들이 가방 열린 거 알려주고 물건 주워주고...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생각하자 하니 기분은 풀리더군요.

그 비둘기 녀석도 뭐, 대박 줄려고 똥 쌌나 부다 해야지 하고 있습니다.


다시 오일장 가려고요.

그 때는 이어폰 끼지 않고 시장에 소리를 온 몸으로 느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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