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정신차리자~!!
아직까지는 특별한 대소사를 놓쳐본적 없이
총기가 빠릿빠릿 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편이었다.
물론 환갑 지나고서는 이것저것 사람 이름이나 전화번호 기억 못하는 정도는
당연한걸로 알고지내는건 사실이어도
아이의 생일을 까마득히 잊고마는 불상사는 없었다.
퇴근길 아이손에 바리바리 뭔가를 싸들고왔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케익과 와인이었다.
집에서 저녁은 잘 안먹는 아이라서
남편이랑 나는 대충 있는 반찬으로 끼니를 때우고 난 뒤였다.
'저녁은 먹었니?'
'식구들이랑 먹으려고 그냥 왔어요~'
짜증이 확 올랐다.
뭘 좀 준비해뒀을땐 감감무소식이고
하필 적당한 찬도 없을땐 집에서 먹는다며
속엣말로 투털거렸다.
부랴부랴 냉동밥 꺼내 돌리고 대충 차려주는데 내 눈길이 순간 케잌으로 가 닿았고.. 아뿔사~!!
아들녀석의 31번째 생일날 아닌가!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해서
지금도 얼굴이 빨개진다.
아이랑 한솥밥 먹을때는 미역국 정도는
챙겨주는게 엄마로서의 지극히 당연한 도리인것을
그것조차도 놓쳐버리는 엄마가 되어버린 것이다.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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