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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사연 · 신청곡

엄마라 부르고 싶은 삼춘

  5년 전에 인연을 맺고 허물없이 드나들며 지내고 있는 삼춘이 계십니다. 올해로 9순이신데 삼춘네 텃밭엔 온갖 야채가 자라고 있죠. 텃밭이라야 서너평이 될까말까 하는데 거기에서 자라는 야채 종류는 만물상이랍니다. 지금은 고추, 가지, 호박, 오이 그리고 상추, 대파, 부추가 보입니다. 며칠 전에 보니 한쪽 구석에 봉숭아도 빨간 꽃을 자랑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조금 있으면 생명을 다한 빈자리에 마늘이며 쪽파가 심어지겠죠. 또가장자리엔 화분에 심어진 화초가 아주 다양합니다. 키가 작은 선인장 종류가 주를 이루지만 야생화도 보입니다. 키우다 버려진 화분이 대다수랍니다. 시들시들 죽어가던 화초도 삼춘 손에서 다시 살아나는 걸 보면서 제가 황금손이라 불러드렸죠. 예쁘게 살아난 화초를 가져다 키우지 않겠냐고 하시지만 전 사양합니다. 우리 집에 오면 죽을 게 뻔하니까요. 제 손은 *손이거든요. 하지만 정성스레 가꾸어 주신 야채는 기꺼이 가져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신 친정엄마가 생각나 전 그 야채를 먹으며 사랑을 느끼니까요. 친정엄마도 그랬습니다. 당신이 드실려고 하시는 게 아니라 자식에게 주기위해 힘들어도 움직이셨다는 걸 아니까요. 처음엔 미안한 마음에 사양했지만 지금은 무조건 받아 옵니다. 시간 날 때마다 들려 말동무가 되어 드리고 몇 가지 음식 가져다 드리는 게 고작이지만 제가 받는 사랑은 무게로 잴 수가 없습니다 살아 계시는 날까지 열심히 찾아 뵐렵니다. 오래오래 이 아름다운 관계 이어가고 싶습니다.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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