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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사연 · 신청곡

(( 어머니의 보물 창고))

         어느 날 무심코 바라본 어머니 얼굴에는 

골 주름살이 고달픈 삶의 상처로 남아 나를 울리고 있다.

치열한 생존의 터전이던 넓고 깊은 바다에서

보물을 찾아 얼마나 자맥질을 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온다.

호이 호이! 호이 호이!

숨비 소리가 바다위로 퍼지면 어머니의 손놀림도 바빠진다.

그 바다 속에는 모든 걸 해결해 주는 보물이 숨어 어머니를

유혹하는데 힘들다고 찾지 않을까

이제는 힘겨운 삶을 내려놓고 쉬어도 되는데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귤 따다가도 종종걸음으로 바다로 향한다.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 쉴 틈도 없이 고생 하셨는데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그 힘든 물질을 하려간다.

주황색 테왁에 가녀린 몸을 의지하고 힘겹게 자맥질한다.

망사리에 가득 찰 보물을 기대하며

희망을 품고 호이 호이 숨을 쉬고는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슬프고 괴로운 일도 잔잔한 물결위에 몸을 던지면

잠시 잊을 수 있고 속이 시끄러워 답답할 때도

숨비 소리에 안타까움을 실어 멀리 날려 보냈을 것이다.

허리 아프고 관절도 안 좋은데 물질하다 더 나빠질까

그게 제일 걱정된다.

예전처럼 해산물도 많이 잡지 못해도 팔아도 될 것을

집에 갖고 와서는 자식들에게 나누어주신다.

맛있게 먹으면서도 힘들게 물질했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에 목이 메여온다.

추운 날은 불턱에서 언 몸을 녹이며 사는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뜨거운 물로 몸을 씻고 나면 그리 좋을 수가 없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때 보다는 보람도 있고

어머니는 힘이 닿는데 까지 물질할거다

그러니 괜히 사서 걱정하지 말라고 힘주어 말씀하신다.

바다에 가는 것이 위험하니 욕심내지 말고

제발 깊은 바다에는 가지 말라고 뵐 적마다 말씀드렸다

고향 같은 바다로 알고 살아온 세월들을 갑자기

그만 두시라면 어이없는 생각이 들겠지만

어찌하면 좋을까요.

조금이라도 자식마음을 헤아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해류에 너울거리는 오색 빛 산호들의 아름다움도

무리지어 스쳐가는 잔고기 떼도 볼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보물을 찾아 숨 가쁘게 달려온 어머니의 숨비소리가

오늘따라 애처롭게 들린다.

두 분도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는 저의 마음을 이해해주세요!

항상 재미있게 듣고 있어요. 건강한 웃음 주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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