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결혼 후 아들이 달라졌어요!
저는 아들만 둘 두었는데 지금은 모두 출가시켜 남편과 단 둘이 살고있는 59세 가정주부입니다. 결혼한지 6년이 되어가는 우리 작은 아들이 결혼 이후 달라진 모습을 자랑 좀 하려고 사연을 올립니다.
딸을 가진 부모들은 딸을 출가 시킬 때 "모든 것이 서툰 내 딸이 살림살이는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일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저는 작은 아들을 결혼 시키면서 비슷한 걱정을 했는대요. 왜냐하면 요즘 젊은 부부들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면서 직장생활로 서로가 바빠서 집안 일은 남자도 여자가 하는 가사를 나누어 맡아서 하고, 육아도 서로가 도와주면서 해야 시대인데 우리 작은 아들은 총각 때 부터 청소기, 세탁기 한번 만져 보지 않고, 심지어 쌀을 다 씻어서 준비된 전기 밥솥에서 밥을 하는 방법조차 모를 정도였고 겨우 라면이나 끓여 먹을 줄 알아서 잔소리도 많이 한 편이랍니다. "앞으로 결혼하면 아내를 도와서 밥도 해야 할 때도 있고 집안 청소, 세탁기도 돌리고 , 간단한 집안 일도 해야 할 때가 있으니까 시간될 때 조금씩 엄마를 도우면서 배우라"고 하면 "알안, 그런데 그 때 되면 다 되매" 하면서 자기 방 조차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리고, 저는 예전부터 남의 귀한 집 딸 데리고 와서 남자가 집안 일을 나 몰라라 해서 여자 한테만 맡겨서 고생 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저 만의 잘못된 생각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딸이 없는 집안에서 여자가 하는 일을 조금씩이라도 할 수 있도록 시켰었는데 큰아들은 그나마 잘 따랐는데 작은 아들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지내다가 결혼하겠다고 하니 한 편으로 그런 걱정이 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결혼 전에는 그렇게도 무관심 했던 아들이 몇 달이 지나니까 달라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언젠가 부터 자기 보다 늦게 퇴근하는 며느리 대신에 밥을 직접 해둔다고 며느리가 알려 주더군요. 그리고 점차 집안 청소도하고 세탁기도 돌리고 하더니 국이며 찌개도 끓일 줄 알고, 왠만한 밑반찬도 며느리 솜씨 못지않게 만든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필요한 재료가 있을 때는 며느리가 저녁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아예 자기가 퇴근하면서 마트에 들러서 필요한 것을 사가기도 하더군요. 그렇다고 며느리가 손을 다 놓고 있는 건 아니구요.
지난 여름 말복 때는 자기 집에서 저녁을 같이 하자면서 우리 부부를 초대해서 가보았더니 아빠가 닭도리탕을 좋아해서 자기가 직접 만들었다고 하면서 함께 먹었는데 정말로 맛있더군요. 제 남편은 제가 요리한 닭도리탕 보다 맛있다고 하면서 "다음에는 내가 닭 한마리 사오커매 또 만들어 먹게"라고 해서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작은 며느리가 아귀찜을 좋아해서 저희 집에 놀러 오면 가끔 아귀찜을 해주곤 하는데 이제는 아귀찜 만드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네요.
다른 젊은 부부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우리 작은 아들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모습이어서 마음 속으로 나마 칭찬도 하고 응원도 하면서 사연을 적어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6살난 큰손녀와 5개월된 작은 손녀와 함께 네 식구가 소소함 속에서 행복을 찾아 알콩 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흐뭇하면서도 안쓰럽기도 하지만 우리 부부에게 조그마 하나마 행복감을 느끼게 하네요.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젊었을 때 어땠었을까 잠깐 생각에 잠기기도 한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환경이 주어지든지 잘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조물주가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방송을 듣고 있는 모든 분들께서도 매일 매일 소소한 즐거움 속에서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