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30년의 무게
오는 10월 12일이면 부모님께서 결혼하신지 30주년이 되십니다.
30년동안 딸 둘은 어엿하다고 하기 부끄러운 어른이 되었고 백발 지긋하신 아흔 여덟의 할머니는 다시 검은 머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환갑을 넘기셨고, 그 동안 몸 담았던 직장도 작년에 정년을 채우셨습니다.
눈 깜짝할 새였다고 하시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질 정도로 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는 그 어떤 저울로도 잴 수 없습니다.
30년 전 만난 신랑, 신부는 따로 산 세월보다 함께 한 세월이 많아집니다. 지긋지긋하고 벗어나고 싶은 시간이 왜 없지 않으셨겠습니까만 이제는 없으면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되었습니다.
TV에 나오는 노부부의 모습이 갈 수록 친근해지고 모시는 부모와 키우는 자식이 나이드는 만큼 두 분들의 수고도 깊어갑니다.
깊어가는 가을, 30여년 동안 항상 그 자리를 지켜주신 두 분께 많이 감사드립니다.
전부 보답하지 못할 만큼 넘치는 사랑을 받은 딸은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30번째를 맞은 오늘, 많이 축하합니다.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1987년 10월 12일, 분명히 따뜻했을 날을 되새기며.
큰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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