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우리 둥이둥이 막둥이 입학축하해!
안녕하세요 창훈이 삼촌 미선이 이모!
저는 함덕 사는 24살 애청자입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이유는요 축하받고 싶어서에요!
제 동생이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든요!
나이차이 감이 오시나요?
무려 16살 차이입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엔 무슨 독립운동가 마냥 엄청난 반대를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떠냐고요?
라디오에 사연 보내는거 보면 쿵하면 짝 아니겠어요?
반대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동생이 미운 세 살 일 때 저는 고3! 무려 고3!
대한민국 학생들 중에 제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가장 중요한 시기 고3!이라는 이유였구요
또 하나는 동생 데리고 나가면 애기엄마라고 오해받을까봐 뭐 그런 걱정이였던거죠.
그런데 누가 세 살을 미운 세 살이라고 하셨나요?
그 중요한 고3 때 아주 동생을 끼고 살았습니다.
모의고사 끝나면 끝났다고 그 주 주말에 동생 데리고 여기 저기 안 다닌 곳이 없어요.
선흘, 성산, 우도 심지어 서귀포 까지. 부모님 차타고 갔냐고요?
아니요!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낮에 시간이 당연히 안되니 버스를 타고 제주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죠!
그렇게 버스를 타고 놀러가다 보면 “아이고 애기엄마 여기 앉어~” “애기 몇 살이야?” 라고 항상 물어봤어요
네... 제가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 였던거죠.
지금도 데리고 나가면 “혹시... 관계가...” 라든지 “정말 누나 맞으세요? 친누나?” 라는 질문을 종종 받고는 합니다.
제가 취직을 좀 빨리 한편 인데요
고3때도 저 정도니 대충 짐작이 가시죠?
제작년에는 기린이 보고 싶다고 해서 황금 같은 여름휴가때 동생이랑 기린 보러 동물원을 다녀왔구요.
작년에는 학교 가기 전 마지막 생일이니 생일선물 거하게 해주자 해서 연차내고 서울에 있는 놀이공원을 다녀왔답니다.
생일이 방학 이였으면 나중에 같이 가면되는데 학기중 이라 입학하면 이런 선물은 못해줄 테니까요.
이렇다 보니 제 월급 반은 제 동생한테 들어간 셈인거죠.
부모님이 하우스 농사를 지으셔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으세요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주말지낸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여기저기 많이 다닐텐데 항상 동생이 하우스에서 있었던 일만 얘기하는게 신경이 쓰여서 더 데리고 다녔는지도 모르겠네요.
원래 제 계획대로면 입학식날 연차를 내서라도 꼭 가서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제가 그때 마침 일 때문에 서울에 가게 되서 입학식에 가지 못하게 됬어요.
저 대신 삼촌하고 이모가 제 동생 입학 많이 많이 축하해 주세요!
그리고 건아! 날씨가 좀 풀리고 꽃피는 봄이 오면 약속했던 섬마을 여행도 하고 누나랑 여기 저기 많이 놀러 다니자!
항상 누나가 제일 이쁘다고 최고라고 말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누나도 많이 많이 사랑하고 지금처럼 씩씩하고 멋진 어린이가 되길 바라
그리고 초등학교 들어가니까 이제 눈물은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