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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4월 28일(화) 코로나19 사태에 나타난 정부의 고용안정 대책과 고용 취약계층의 실태, 사회안전망 재설계의 필요성(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연구위원)

■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20년 4월 28일(화)
■ 대담 : 정흥준 연구위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코로나19로 우리 사회 전반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고용시장이 더 그런데요. 고용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용안정 특별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효과를 거두기에 여전히 부족하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에 한국노동연구원에서 관련된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연구위원 연결해서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정흥준> 예. 안녕하세요.

●윤> 예. 이번에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상황에서 고용 충격에 취약한 노동자들에 대한 분석을 내놓으셨던데 일단 어느 정도로 분석됐는지 궁금하네요.

○정> 우리 사회 고용 대책에 굉장히 취약한 고용 형태를 가진 노동자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은 15시간 미만으로 일을 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라고 하는데요. 이런 분들이 계시구요. 또 우리가 매일 매일 일이 있을 때마다 그때 그때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을 일일 단기 노동자라고 하거든요. 이런 분들도 계시구요. 또 우리가 5인 미만의, 1인부터 4인까지의 영세 사업상에 있는 노동자들이 있구요. 또 이거 말고도 파견, 용역, 특수고용, 이런 노동자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은 아까 말씀드렸던 초단시간 같은 경우는 한 93만 명, 또 일일 단기 노동자는 한 75만 명,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는 약 378만 명. 그리고 파견이나 용역 같은 형태의 노동자는 약 165만 명, 그리고 특수고용 노동자는 약 220만 명. 그래서 이런 분들을 다 합치면 한 730만 명 정도가 사실은 고용이 굉장히 취약해서 사용자가 일을 그만둬라라고 한다면 일을 쉽게 좀 그만둘 수 밖에 없는 그런 계층의 노동자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윤> 예. 숫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 이분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바로 또 그 타격을 받기 쉬운 그런 계층이기도 한데, 일단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 건 맞는데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10조 원 규모의 고용 대책을 내놨던데 일단 정부가 고용과 관련해서 내놓은 주요 대책 내용이 어떤 건지 설명을 좀 부탁드릴까요?

○정> 일단 지난 5차 비상 경제 회의에서 고용 안정 대책을 내놨는데요. 일단 뭐 대책은 상당히 환영할만한 그런 일입니다. 왜냐하면 10조원 규모의 고용 대책이었구요. 예전에 우리 IMF 때랑 비교를 해보면은 그때는 사실은 이런 대책은 없고 기업의 구조 조정을 통해서 우리가 각자도생하는 이런 방식을 택했다면 어쨌거나 이번에는 정부가 나서서 고용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는데요. 대략 설명을 해드리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용을 유지하는 정책, 즉 고용 유지를 위한 어떤 어떤 조치들을 취해서, 지원을 통해서 고용을 유지하는 게 한 2조 4천억 정도가 그런 예산이구요. 또 하나는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서, 물론 이게 아주 안정적인 계속되는 일자리는 아니고 한 6개월 정도의 단기 일자리이고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은데요. 이런 일자리를 마련하고 또 하나는 실업 대책, 그러니까 실업 대책이라는 거는 결국에는 실업 급여의 범위를 좀 넓히는, 왜냐하면 실업자가 많아졌잖아요. 그래서 이제 그런 것들이 한 7조원 정도. 그래서 사실은 이 두 가지의 큰 틀의 대책들이 있는 거구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봤을 때는 재직자들, 그러니까 현재 직장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고용유지 대책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보여지구요. 아까 제가 좀 설명드렸던 단기 근로자나 이런 영세사업자나 아니면 초단시간 노동자나 이런 정말 취약한 쪽에 딱 포커싱이 돼서 고용 대책이 나오지는 않은 그런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윤> 일단 정부의 입장에서는 유지 쪽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 파고를 일단은 넘어야 된다는 그런 생각이 강한 거 같구요. 근데 이제 고용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대책은 내놨는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실업 쪽에 7조원의 예산이 포함이 됐단 말이죠. 그러니까 실업지원 쪽에 너무 집중된 거 아니냐라는 또 분석도 있기는 하더라구요. 어떻습니까?

○정> 예. 오늘도 발표가 났지만요.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게 되면 결국 임시 일용직이 상용직보다 훨씬 더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나거든요. 이런 거를 봤을 때는 실업 대책을 늘리는 건 맞지만 말씀하신대로 이 고용 안정을 결국에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예산이 좀 적다, 이런 평가를 좀 해볼 수가 있을 거 같구요. 실업 예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한 3배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예산이 좀 적은 것도 있구요. 또 하나 더 큰 문제는 결국에는 이 고용유지를 지원을 하는 것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가 일정 정도 지원을 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 안정이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까 제 연구에 따르면 그런 규모도 약 한 459만 명 정도가 되거든요. 이분들은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람들이예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고용유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런 분들이어서 이런 분들에 대한 대책도 좀 추후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윤> 지금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정부의 지원 대책이 미치지 않는 사각 지대들도 우리 사회에 분명히 많이 있거든요. 거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시다고 연구에서 또 이야기를 하셨던데, 아까 그 사각 지대에 해당하는 노동자의 실태,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 좀 설명을 부탁드릴까요?

○정> 규모는 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단 고용보험 미가입된 취약계층만 해도 한 459만 명, 크게 많은 편이구요. 전체 취약계층은 한 30만 명 정도가 되는데요. 이 실태를 좀 잠시만 말씀을 드리면 우선 잘 알려진 대로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아예 고용 보험이 가입돼 있지 않은, 그러니까 사회 안전망에서 배제돼 있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있구요. 또 하나는 초단시간은 아까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분들이라고 설명을 드렸는데 이분들은 2018년도에 고용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는 정비가 됐어요. 그전에는 안됐거든요. 근데 실제 가입률은 한 2, 3%밖에 안돼요. 그러니까 제도는 있지만 실제로는 가입률이 거의 안 돼는 이런 분들도 있다는 거죠. 그런 분들이 초단시간이나 일일 단기 근로자나 이런 분들이구요. 또 하나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사내 하청입니다. 사내 하청도 꽤 많습니다. 사내 하청 노동자들도 한 90만, 100만이 되는데요. 이분들 같은 경우에도 사실은 원청의 물량이 줄어들면 원청의 정규직들은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지만, 사내 하청 같은 경우에는 그냥 사실은 권고사직을 받고 이런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사실은 임금을 굉장히 적게 주는 어떤 노무 도급형의 위탁 운영이다 보니까 사실 이 사업주가 고용유지를 하려고 그러면은 한 10% 정도를 자부담을 해야 되거든요. 그거를 부담하는 게 크지 않지만 부담스러워서 사실은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을 안 하는 거죠. 정부가 90%를 지원함에도 불구하구요. 그런 쪽 구조적인 어려움이 곳곳에 좀 있습니다.

●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제 제도를 꾸준히 바꿔오면서 좋아진 부분들은 물론 있지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들은 많이 존재한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정> 예. 맞습니다.

●윤> 아까 그 초단시간 근로자도 고용보험 가입률이 2, 3%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거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그 고용보험 얘기가 나왔으니까 제주로 좀 이야기를 잠깐 옮겨 보도록 하죠. 사실 제주도가 지금 관광산업도 그렇고 굉장히 고용 충격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고용보험 가입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상황이라고 하는데 제주의 이런 고용 특성과 이로 인한 문제점들은 어떻게 나타날지 좀 이야기를 해볼까요?

○정> 제가 제주에 살지는 않아서 모르지만 이 통계로 봤을 때는 결국에는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다라는 것은 상용직보다는 임시 일용직이 많다라는 겁니다. 또 하나는 비공식 노동이 많다라는 거구요. 그러니까 그 말은 즉 고용 관계를 신고하지 않고 그냥 그때 그때 사람을 쓰고 어느 정도 급여를 주지만은 4대 보험은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라는 얘기거든요. 그 얘기는 뭐냐 그러면, 그만큼 사실은 이 사회적 재난이라든지 특정한 경제 위기 시기에 굉장히 취약하다라는 거고 이 부분은 좀 구조적으로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윤> 예. 제주의 또 특성이기도 합니다만은.

○정> 아무래도 관광이라든지 어업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다 보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윤> 예.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해고금지 원칙을 세우고 실업보다 고용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 이렇게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마리 토끼 다 잡아야 되는 상황이기는 한데, 고용을 좀 유지할 수 있는 대책들이 적극적으로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대한 대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 사실은 뭐 해고금지를 아무리 노사정이 합의를 한다고 그래도 그건 선언에 그치는 거구요. 실제로는 해고가 가급적 적게 돼야 되는데 그럴려면 결국에는 정부의 지원만이 아니라 노사 모두의 노력이 좀 필요하구요. 특히 일자리를 나누려는 생각들을 좀 해야 됩니다. 그래서 이런 시기에는 조금 양보를 해서 임금이 좀 줄어들더라도 일자리를 나누고 어쨌거나 다시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일자리를 지키는 것들, 이런 부분들이 1차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정부만 바라볼 게 아니라 노동조합이라든지 또는 사용자들도 책임을 다해야 된다고 보는데, 특히 공공 부분이라든지 대기업 같은 경우는 노사 모두 상당한 자원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 이런 자원을 좀 풀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고 특히 일자리 나누는 거 굉장히 중요하다. 누구가 대상이 되어야 하냐면은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취약계층 노동자들과 함께 좀 일자리를 나누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 예. 사실 나만 살아남는다고 해서 지금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체가 지금 다 연동돼 있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정> 네. 그렇습니다.

●윤> 일단 해고를 좀 줄일 수 있는 고용 안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국내에서도 전주시가 해고 없는 도시를 선언을 했고 또 문재인 대통령도 여기에 대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원한다, 이렇게 밝히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도 좀 좋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까요?

○정> 네. 그렇습니다. 아주 중요하고도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구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얼마나 해고를 줄일 수 있느냐 보다도 그런 노력을 통해서 우리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라는 걸 보여주는 거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뭐 아주 의미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윤> 누구 말마따나 지금 뭐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말씀하신대로 정부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이라든가 사용자들도 같이 좀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좀 많이 내놓아야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고, 그리고 정말 걱정되는 게 아까 말씀하셨던 고용취약 노동자에 대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대한 지원책도 근본적으로 마련돼서 자리를 잡아야 될 거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제언을 하실 수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정> 일단은 이번 사회적 재난을 맞이해서 저희가 사회 안전망이 상당히 취약하고 재설계가 필요하다라는 걸 알게 됐는데요. 특히 이제 고용보험 같은 경우에는 적용받을 수 있는 사람이 45% 정도 밖에 안 된다라는 걸 학인을 했구요. 이러다 보니까 결국에는 지금의 고용 보험 시스템을 조금 더 바꿔서 지금의 정규직들뿐만이 아니라 취약해서 고용보험조차 가입되지 못하는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고용보험 체계로 가져올 것인지, 또 조금 다르게 가져갈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기존 제도하고는. 그렇지만 최소한의 보장을 할 수 있는 그런 고용보험 시스템을 좀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보여지구요. 또 하나는 소상공인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다른 OECD 국가들보다 소상공인의 비율이 좀 높기도 하거든요. 자영업자 비율이요. 이런데 이번 사회적 재난을 맞이해서 보면은 사실은 소상공인들의 고통도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근데 이분들도 세금은 열심히 내고 하지만은 사실은 사회 안전망에서는 굉장히 취약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이참에 좀 재설계를, 아주 구체적으로 좀 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윤> 예. 이번 코로나 19가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아까 잠깐 말씀하셨지만 사실 IMF 때도 엄청난 위기를 겪었지만은 그때는 각자도생이라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근데 지금은 사회가 그렇게는 해결될 수가 없는 상황으로 오고 있는 거 같기 때문에 말씀하신대로 여러 연구도 이뤄질 것이고 또 많은 조사들이 이뤄지겠습니다만 합심을 해서 같이 이 파고를 견뎌나갈 수 있는 그런 대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 예. 감사합니다.

●윤> 한국노동연구원의 정흥준 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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