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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3년2월22일(수) <오늘의 시선> 퇴역 경주마 복지, 마라도 뿔쇠오리와 고양이의 공존문제 (제주비건 김란영대표)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수요일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새로운 분과 함께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동물권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될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김란영입니다.

윤: 먼저 청취자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네, 저는 비건/ 동물권 활동가 제주비건 대표 김란영입니다.

앞으로 제주지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동물권에 대한 이슈와 궁금증을 풀어가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윤: 오늘 첫 시간인데요,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 주실까요.

김: 동물권 첫 이야기로 요새 이슈가 되고 있는 퇴역 경주마 복지와 마라도 뿔쇠오리와 고양이 공존에 대한 두 가지 주제를 나눠볼까 합니다.

윤: 지난 13일에 국회에서 동물복지국회포럼 제주비건 등이 주관으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죠, 한해 몇 마리의 경주마들이 퇴역되고 있는 건가요.

김: 더러브렛 기준으로 지난 4년 동안 평균 1440마리의 경주마가 퇴역되고 있습니다.

윤: 퇴역한 경주마들은 최종 용도 신청을 하고 있죠. 많은 수의 퇴역 경주마들이 폐사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요. 퇴역한 경주마들의 이후 삶이 궁금한데요.

김: 말씀하신 것처럼 폐사 즉 죽음을 이유로 경마장을 떠나는 경주마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440마리 중 약 647마리가 폐사되고 있고 전체 44.9%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2019년에 비해 2022년 폐사비율이 다소 감소되긴 했지만 반면에 용도미정인 말은 2019년에 1.7%에서 2022년에 14.4%로 늘어나서 죽거나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말이 전체 50%를 훌쩍 넘기는 상황입니다. 폐사률이 감소되었다고 문제는 달라지지 않은 걸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말들은 승마용, 번식용으로 용도 신청을 해 경마장을 떠나고 있긴 하지만 이 말들도 퇴역 1년 2년 3년 실제 살아남아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윤: 한국 마사회가 경주마 이력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전혀 알 수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네요.

김: 마사회에서 운영되는 이력제는 경주마가 입사하는 2살부터 퇴역되는 평균 4살까지는 이력제가 의무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입사하기 전과 입사 후 즉 퇴역 된 이후에는 이력제가 의무사항이 아닙니다. 개인 자율에 맡겨진 상황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굉장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토론회에서 이런 부분이 논의가 되었고요. 앞으로 이력제를 의무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윤: 경주마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전생애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이력제가 운영되어야 좀 더 책임 있게 관리하고 퇴역 이후의 경주마의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거 같은데요. 해외에서는 경주마 이력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 경마 선진국인 영국, 미국, 호주, 홍콩 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이미 이력제는 모두 의무화가 되어 있습니다. 경주마 뿐만 아니라 모든 말에 대한 이력제가 의무화가 정착되어 있고 마방과 말의 세세한 위치 등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말 여권, 마이크로칩이 모두 주어지고 있고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아주 철저하게 이력관리하고 있습니다.

윤: 이력제 의무화 외에도 토론회에서 시민단체들이 퇴역 경주마의 복지개선을 위한 7가지 기본 과제를 제시했는데 나머지도 설명 부탁합니다.

김: 두 번째는 말학대 방지 시스템 구축입니다. 한국마사회가 소속된 국제경마협회의 최소말복지기준이 있는데 마사회의 말복지가이드라인을 그 기준에 맞게 제개정하고 실제 효과를 위해 입법화를 추진하는 것을 제안했고요. 세 번째는 퇴역 경주마 복지실태 전수조사입니다.

윤: 정기적으로 마사회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있지 않나요?

김: 마사회에서 말산업 실태조사를 하고 있긴 한데요. 전수조사는 아니고요. 일부의 관계자만 조사하는 수준이고 올해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 제안하는 복지실태조사는 민간승마장, 관광승마장, 목장 등 다양한 형태의 퇴역 경주마 수용시설의 환경과 복지 수준을 조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부분도 올해 말산업 실태전수조사를 기반으로 하여 내년에 복지실태조사를 하겠다고 정부측 답변을 들었습니다.

윤: 네 번째로 경주마 부상률 감소를 제안했던데요. 부상당한 말들이 병명이 마사회사이트에 공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김: 네, 사이트에 공개되고 있는데요. 현재 수준보다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이를 바탕으로 경주마 부상의 주된 원인을 알고 반복되는 문제점을 진단해서 이를 최소화 하는 현실적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학대받은 말을 응급 구조하고 보호하는 시설과 퇴역 경주마를 위한 은퇴시설 조성도 제안했습니다.

윤: 제주도에서 휴양형 목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 휴양형 목장을 은퇴시설로 볼 수 있을까요?

김: 벌써 소식을 들었다니 놀랍네요. 이번 토론회에 제주도청 말산업 정책팀에서 참석했는데 도청 과장님께서 직접 들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 목장 활용 목적으로 퇴역 경주마 휴양형 목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현재 계획안만 있고 구체적인 부분을 더 논의가 필요한거 같습니다. 어쨌든 반가운 소식입니다.

윤: 2019년에 국제적 동물단체인 PETA(페타)에서 제주도 말도축장 학대 사건을 고발한 적이 있는데요. 퇴역 경주마를 식용하고 펫 사료를 만드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거 같은데 토론회에서 논의가 됐나요.

김: 해외에서는 말은 강아지 고양이 보다 더 반려동물로 인식되어 말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문화가 이미 정착되었습니다. 영국도 경주마 도축이 법으로 금지되고 미국은 2007년에 미국 내 도축장이 모두 폐쇄되었고요. 호주도 그렇고 홍콩은 경주마를 도축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한국마사회는 2025년에 말고기 펫사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주마를 도축 금지 법안을 제안하겠다고 했는데요. 저희 시민단체들은 너무 늦다고 했고요. 지금 로드맵이 나와서 2025년에는 큰 틀의 법체계 구축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앞으로 경주마, 퇴역 경주마를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요?

김: 3월에 경마장 안팍으로 이루어지는 말학대 폭력을 감시하는 시민모니터링단을 발족을 할 예정이고요. 조사된 내용을 올해 말에 보고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정부 마사회와 지속적으로 간담회 토론회를 하여 경주마 퇴역 경주마 뿐만 아니라 제주마 등 모든 말에 대한 법체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입니다.

윤: 그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일명 ‘마라도 뿔쇠오리 보호를 위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최종 마라도 고양이를 일괄 반출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동물단체에서도 참여를 해서 협의를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김: 1월 31일 1차 회의와, 2월 17일 2차 회의에 모두 제가 참석을 했습니다. 2차 회의가 끝나자마자 참석자 모두가 협의를 했다는 보도를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요. 일단 회의가 시기적으로 굉장히 촉박했습니다. 왜냐하면 멸종위기종 2급인 뿔쇠오리가 2월 하순에서 5월 하순까지 마라도에 머물게 되는데 한 달도 남기지 않고 협의체를 구성하게 되면 심도 있는 논의와 협의를 할 수가 없지요. 그리고 2차 회의는 여건상 참여하지 못한 단체가 많아서 협의를 했다기보다는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하는게 맞습니다. 참석자 다수가 뿔쇠오리와 고양이 등 마라도에 서식하는 전체 생명을 존중하기 보다는 특정 대상인 ‘고양이를 살처분하고 박멸해야할 대상이다’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해도 이를 제재하기보다 묵인하고 조롱하는 반쪽짜리 회의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비건과 서울대 수의인문학연구팀의 정예찬 박사는 고양이 일괄 반출에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윤: 공식회의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아닌 거 같네요. 그래도 고양이가 뿔쇠오리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는 있다고 들었는데요. 아무래도 고양이는 사냥하는 본능도 있잖아요.

김: 뿔쇠오리가 주로 서식하는 곳은 마라도 절벽이라 고양이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라도에 거주하는 매 까치 쥐 뱀 낚시 그물 등 피해를 주는 요인은 많은데 유독 고양이만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뿔쇠오리 피해 실태조사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실태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양이에 의한 뿔쇠오리 피해도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서울대 연구팀에서 뿔쇠오리 피해를 조사하면서 일부의 사채가 고양이로 인한 피해라고 보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비하는건 맞지만 준비되지 않은 고양이 일괄 반출은 고양이를 몰살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윤: 2019년 서울대 연구팀에서 마라도 고양이가 130마리 정도 된다고 보고했는데 현재는 몇 마리의 고양이가 있나요.

김: 지난 2월 9일부터 12일 4일 동안 문화재청에서 의뢰해서 제주대에서 모니터링한 결과 적게는 50마리 많게는 70마리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윤: 2년 동안 어떻게 그렇게 고양이 수가 감소된 건가요.

김: 2021년에 제주비건을 비롯한 제주도 동물단체들이 76마리 고양이를 중성화(TNR)를 진행했고요. 다음해 동물자유연대에서도 40마리 정도 중성화 사업을 진행하여 현재 95%가 중성화 되어 있는 상태라고 서울대 수의인문학연구팀이 보고했습니다. 중성화 사업으로 새끼 고양이는 관찰되고 있지 않고요. 모두 성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TNR효과로 급감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윤: 문화재청은 일괄 반출하여 입양을 우선 추진하고 입양이 안 된 고양이들은 방사나 보호소에 안전하게 보호한다고 하는데요.

김: 길고양이와 특히 야생고양이 성묘를 입양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사람손을 타는 길고양이는 입양이 가능합니다, 저희 동물단체가 고양이 입양을 많이 하는데요. 성묘인 경우에는 순치가 안 되면 파양되는 사례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길고양이 중성화 후에 다시 제자리로 방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길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은 동물보호법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방사는 유기행위에 해당되고요. 보호소에도 입소하는 것도 동물보호법에 위배됩니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뿔쇠오리 보호를 위해 고양이를 반출할 수는 있어도 고양이가 마라도를 떠나는 순간부터 문화재보호법에 적용되지 않고 동물보호법과 야생동물법에 준하여 관리를 받게 됩니다.

윤: 그러나 문화재보호법으로 뿔쇠오리는 보호가 필요하니 주요 원인은 아니어도 우려되는 고양이를 분리시켜 뿔쇠오리를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 저도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어쨌든 뿔쇠오리에 피해가 되는 여러 원인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문화재청과 제주도에 제안했던 것은 고양이 기피제를 사용하여 뿔쇠오리 서식처 근처에 뿌려 고양이 접근을 막게 하거나 아니면 뿔쇠오리가 2달 동안 마라도에 머무는 시기 동안 마라도 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 등을 고양이 임시보호시설로 이용하는 등을 제안을 한바 있습니다.

윤: 그러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건가요?

김: 이미 1차 회의 때부터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일괄 반출로 결정되었다고 여러 번 말한 바 있고 특히 2차 회의에 이 부분을 다시 제안했지만 다수가 일괄 반출을 찬성하는 분들이었고 고양이에 대한 후속 관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당연히 반출해야 하고 왜 고양이에 대한 논의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있었습니다.

윤: 시기적으로 굉장히 촉박하여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김: 문화재청에 뿔쇠오리에 대한 민원이 2021년에 본격적으로 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소 1년 전 부터 아니면 몇 개월 전 부터라도 논의와 협의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문화재청의 직무유기라고 봅니다.

윤: 제주도의 입장은 어떤가요?

김: 제주도는 문화재청의 요청에 따라 협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제 문화재청에서 말하기로는 최종 결정이 되었기 때문에 나머지는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알아서 할 거라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동물방역과 세계자연유산본부와 간담회에서 문화재청의 입장을 전달했는데 제주도에서는 처음 듣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문화재청이 문제만 제기하고 나머지는 제주도가 책임지는 상황처럼 보였습니다.

윤: 전국 동물 단체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김: 지난 금요일 2차 회의를 마치고 바로 월요일 전국적으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이 결성이 되었습니다. 21일 오전 기준으로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 3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고요. 계속 참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단체 명에서 알 수 있듯이 뿔쇠오리 보호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준비 안 된 고양이 반출은 몰살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국행동과 제주도 특히 마라도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논의 구조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나갈 생각입니다. 시기적으로 빠르게 진행할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윤: 오늘 퇴역 경주마, 마라도 뿔쇠오리와 고양이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앞으로 다른 지역에도 이런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주가 좋은 선례가 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