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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12월16일(금) <뉴스 톺아보기> 1)과이불개 2)언론 통제? 3)제주인구 70만명 4)도내 기름값 인하(고재일 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 톺아보기’,

오늘도 고재일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 안녕하십니까, 고재일입니다.

윤>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나요?

고> 대한민국의 여러 언론 가운데 1년에 단 한번, 이 시기에 반짝이는 매체가 있습니다. 바로 ‘교수신문’이라는 곳인데요. 여기서 교수들이 올 한해 한국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기 때문입니다. 교수신문이 지난 11일 전국 대학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윤> 조금 생소한 사자성어가 아닐까 싶은데요.

고 기자는 ‘과이불개’, 어떤 뜻인지 알고 있었습니까?

고>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저도 몰랐던 사자성어입니다. 논어의 ‘위령공편’에서 처음 등장한 표현이라고 하고요. 이후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일기에도 나왔는데.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산군이 거듭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며 고치지 않는 점을 비판하는 대목이 표현됐다고 하는데요. 올 한해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가 잘못했다’, ‘야당 탄압이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된 언행을 이 말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정식 사자성어는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내로남불’이 좀 더 와 닿는 표현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좀 어려운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고> 지난해에는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의 ‘묘서동처(猫鼠同處)’가 선정됐고요. 2020년에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게 최선일까 솔직히 고민은 좀 되는데요. 이 때문인지 말씀하신 대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받는것 같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찾아보니까 일본에서도 비슷한 걸 하더라고요.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 주관으로 올해의 한자를 선정하는데요.2022년의 한자로 싸움을 의미하는 ‘전(戰)’이 선정됐습니다.

윤>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로 떠오릅니다.

사자성어보다는 좀 더 직관적인 것 같은데요?

고> 9.11 테러가 있었던 2001년에도 ‘전(戰)’이 선정됐다고 하는데요. 지난해는 도쿄올림픽에서 자국 선수들이 금메달 많이 땄다고 쇠 ‘금’(金)을,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 시작된 2020년에는 빽빽할 ‘밀(密)’을 각각 선정한 바 있습니다.

윤> 그렇다면 2022년 제주 사회에 어울릴만한 사자성어, 혹시 생각해 보신 게 있을까요?

고> 지방선거도 있었고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가 있었습니다만, 특히나 4·3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사건들이 많았던 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시작이 됐고 직권재심 심판도 진행이 되고 있거든요. 이런 가운데 최근 2022 개정 교과서 4·3 관련 기술 누락 논란이나 왜곡 발언을 한 인사의 중용 등을 보면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권의 보다 전향적이고 통 큰 접근을 요구하자는 취지로 ‘결자해지(結者解之)’ 를 생각해 봤습니다.

윤>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결자해지.. ‘결자해지’는 고재일 기자가 개인적으로 선정한 올해 제주 사회의 사자성어였습니다. 그럼, 다음 소식 살펴볼까요?

고> 요즘 지역 언론계가 오영훈 도정의 ‘언론 통제’ 이슈로 갑론을박입니다. 이 내용을 좀 얘기해 볼 건데요. 최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제주도가 언론사 취재 활동에 대한 내부 보고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가 지난달 21일자로 본청과 행정시, 읍면동은 물론이고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언론 취재사안에 대한 신속 보고체계를 운영한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각종 사업 인허가 신청이나 주민 관심 사업, 민원 접수 등 갈등이 예상되는 사안들이 사전에 공유가 되지 않아, 언론보도 후에 뒤늦게 인지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자와의 통화나 부서방문, 인터뷰나 자료제공 등 취재사항의 발생 즉시 도 소통담당관실이나 공보관실에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윤> 기자들이 어떤 내용을 취재하게 되면 그 내용이 바로 도청 공보관실이나 도지사에게 보고되는 시스템이라는 건데..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좀 부담이 갈 법도 한데요?

고> 때문에 일부 언론과 기자들은 제주도의 이 같은 조치를 일종의 보도와 취재의 위축을 부르는 ‘언론 통제’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주요 취재원인 공무원이 기자들의 질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외면하면서 도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인 셈입니다.

윤> 그런데 제주도의 공문 내용을 잠깐 설명해 주셨는데…모든 언론 대응을 보고하라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지금 듣고 보니 주로 ‘갈등 사안’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고> 그렇습니다. 우선 제주도는 언론 보도로 불거지는 갈등 현안을 조기에 파악해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언론 통제’라는 표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민선 8기 들어서 갑자기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하고 있는 업무도 아니라는 건데요. 사실 이전 도정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언론사의 주요 취재 내용인 경우 공보관실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이 공유가 되어 왔습니다. 그걸 공문서로 작성 양식까지 만들어서 배포한 것이 이번에 확인된 것 뿐이라는 겁니다.

윤> 이에 대한 실제 언론계 내부 생각들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고> 방송 앞두고 현장 기자 몇 명과 얘기를 좀 해봤는데요. 분명 취재와 보도를 위축시키는 언론 통제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일부 언론에서 너무 침소봉대하는 것 아니냐는 상반된 생각이 비등했는데요. 중요 취재 사안인 경우 내부적으로 보고가 이뤄진다는 사실은 보통 기자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안인데요. 오늘 방송에서 특정 기사나 언론을 제가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기사가 생산되는 매커니즘이 생각보다 신중하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특정한 의도를 가지기도 하고요. 때문에 자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내용을 꼬거나 제목을 다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기사가 한번 나버리면 없어도 될 갈등이 발생하거나 뒷수습을 하기 위해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거든요. 오늘 아마 제주도기자협회가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만, 아마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 ‘언론 통제’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전 도정에서도 나름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 제법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고> 전용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도지사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정치적 이익에 이용해온 측면이 있습니다. 지역 언론 대신 서울 언론만 상대한 것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전임 원희룡 도지사 같은 경우, 비서실장이 민간인을 시켜 지역 언론사의 비리를 수집하게 하거나 원 전 지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댓글 작업을 지시했던 사실이 재판에서 밝혀지기도 했고요. 우근민 도정 때는 7대 자연경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한 언론의 창간광고를 배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권력에 의한 언론 통제도 문제지만 사주에 의해서 언론 스스로가 통제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도내 언론사 상당수 사주가 건설이나 전문건설업 등의 경영인이 맡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주의 이해관계나 관심사항에 기자들이 동원되는 일, 제가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윤> 중요한 것은 정론을 보도하겠다는 언론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죠?

다음 소식은 어떤 내용입니까?

고> 얼마 전 제주지역 인구가 7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같은 인구 증가와는 별개로 출생아수보다 사망자수가 많은 자연감소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출생아수는 3천728명, 사망자수는 4천22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은 마이너스 501명으로 처음으로 전체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한 제주 지역 전체 인구수를 견인한 요인이 신생아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윤> 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더 귀해지고 있다는 사실, 아마 많은 도민들께서도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신혼부부도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고> 통계청의 ‘2021년 신혼부부 통계’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혼인신고를 한 지 5년 이내의 도내 거주 신혼부부는 1만5천8백여 쌍으로 1년 전에 비해 6.3%, 1천65쌍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신혼부부 수가 가장 적고, 감소폭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라 하는데요. 2017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신혼부부 추이는 2018년 -0.9%로 감소세로 전환이 됐고, 지난해 -6.3%까지 확대된 것인데요.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수 역시 0.74명으로 전년보다 0.01명 감소해 역대 최저치로 집계됐습니다. 

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라는 표현이 다시 한 번 떠오르네요. 역시나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배경에는 경제적 이유가 크다고 봐야겠죠?

고> 통계청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인구 감소와 경제적 문제,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영향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전국적으로 혼인율이 감소하고 출산율도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 예상하시는 것처럼 신혼부부의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은 주거 문제로 인한 부채가 큰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도내 전체 신혼부부 가운데 금융권의 대출을 받은 경우가 86.2%로, 10쌍 중 9쌍 가까이 빚을 지고 있습니다. 대출 잔액 중앙값도 1억 천5백여 만 원으로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1억 원을 넘어섰는데요. 특히 대출중앙값의 증가율 역시 제주가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상승한 주택가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마지막 소식 한 가지만 더 살펴보도록 할까요?

고> 최근 며칠 사이 주유소 방문한 분들은 체감하시겠습니다만, 도내 유류 판매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죠.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제주 지역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 평균보다 낮은 가격을 기록했는데요. 경유는 리터당 32원 휘발유는 12원 가량 낮게 가격이 형성됐습니다. 특히 도내 주유소의 유류 판매 가격은 지난 10일 이후 전국 평균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경유는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휘발유 역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9번째로 싼 가격을 보였습니다. 

윤> 전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니 도민들 입장에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유가가 내려간 이유 어떻게 파악되고 있습니까? 

고> 우선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한 요인이 커 보입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97.31달러에서 지난 8일 기준으로 79.98달러까지 떨어졌는데요. 경유 역시 같은 기간 배럴당 133.7달러에서 103.19달러로 크게 꺾였습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국내 기름값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전국 평균에 비해 제주 지역의 유가 하락폭이 두드러진 점도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최근 제주도가 공개한 에너지민간감시단의 조사 내용 등이 소비자 가격 하락에 일종의 ‘압박’ 작용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인데요. 조사 내용에 따르면 제주지역 기름값은 소수 대리점에 의해 결정되면서 전국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됐습니다. 특히 대리점 과점 구조와 주유소와의 수직계열화로 인한 가격 상승 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제히 가격을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종의 담합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시사팟캐스터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감사합니다.